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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본당

Review
[지옥의 화원] 묵직하게 한 길로 걸어가는 영화 (스포 有) 2

그바르디올
5,424
2022-12-16 01:29:41 수정일 : 2022-12-16 01:32:01 61.♡.29.12

히로세 아리스(호조 란 역), 나가노 메이(나오코 역) 두 배우 진짜 최고다. 제대로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액션씬들도 컨셉에 맞게 잘 나왔고, 중요한 결판일 때는 필요 부분마다 카메라 워킹을 밀도 높게 써서 액션씬들의 긴장감도 조성시켰다.


끝없는 대장 깨기가 곧 재미 요소였다. 끝판왕이 계속 나오는 게 반전이었고, 계속 일어나는 상황들과 캐릭터들의 만화적인 비주얼 그리고 결투에서의 판타지적인 CG까지. 아주 많이 <킹 오브 파이터즈 96~97>가 떠올랐다. 후반부에 호조 란이 수련하면서 곰과 대결하는 부분에서는 <철권>도 떠올랐다. 어릴 적 행복했던 추억들이 피어오르니 재미가 두배!


그 속에서 조연들도 서사가 부여되고 눈에 확 띄는 특징을 보이는 등 입체적으로 그려져서 더욱 좋았다.


영화 시작하고 체감상 30분 동안은 '일본판 돌+I 막장 영화'로 느껴졌는데 그렇게 생각한 것에 반성한다. 그 느낌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 이상의 재미와 기대 이상의 장르적 임팩트에 쾌감을 느꼈다. 더군다나 (아마도)일본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쾌감이라 내내 신선했다.


마치 2021년까지의 S&P500처럼 꾸준히 점점 재미있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님이 B급 쌈마이 감성을 제대로 운전할 줄 아시는 듯!


마지막으로 OST도 적절했다. 특히 오프닝 때의 경쾌하고 활기 찬 사운드트랙은 딱 이 영화의 느낌에 적절했다.



■ '이 만화같은 전개'


포스터와 트레일러는 영화의 가장 중요한 사전정보이다. 이 영화는 더욱 그렇다. 포스터가 뿜는 분위기가 이 영화의 노선이자 오리지널리티이다.


너무 낯익은 조직폭력배 파벌 스토리인데 모든 인물들이 사회초년생의 여성 회사원이다. 이런 설정이 기발하다면 기발하고 식상하다면 식상할 수 있기에 연출이 정말 중요한데, 병맛 컨셉을 대놓고 뻔뻔하게 뚝심 있게 끝날 때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 참 매력적이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지옥의 화원>은 아래 짧게 후술할 '장르가 일본'에 딱 맞는 영화다.


<킬 빌>처럼 여성 주인공이 끊임없이 적들을 격파해나가는데, 특유의 병맛 감성이 가미되어 경쾌하게 전개된다. 특히 '여리여리한' 나가노 메이가 알고 보니 힘순찐 먼치킨으로 가장 센 놈들을 하나 둘 격파해나가는 게 참 언밸런스하지만(액션씬에서도 주먹 휘두르는 게 흐물흐물하다) 영화 컨셉과 맞아 떨어져 '오히려 좋아'.


남성적인 스토리에 성별 교체만 한 게 아니라, 성별 교체를 함으로써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 예를 들면 놈들과 싸울 땐 기존의 조폭영화 캐릭터들처럼 싸우지만 그게 아닐 때는 티타임과 수다를 즐기며 칼로리를 따진다. 드라마 이야기를 나누고 필라테스를 한다. 이 언밸런스 감성으로 병맛 재미를 잘 유지시킨다.


아무리 컨셉이라지만, 말도 안되는 상황이 전개되면 막장이 맞다. 하지만 나오코의 독백 '이 만화 같은 전개'가 필요할 때마다 언급되면서 영화 스스로 막장 요소가 있음을 자백한다. 동시에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용인될 수 있는 마력을 획득한다.



■ 장르가 일본


이런 병맛 쌈마이 영화는 일본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일본의 오리지널리티로 봐야 할까. 장르가 일본이다. 남자 배우가 허술하게 여장하고 남성 목소리를 내면서 대놓고 여자로 나온다. 아무도 이 사람에게 "네가 정말 여자냐?"라고 묻지 않는다. 그리고 싸우러 왔다면서 '코너 속의 예능'을 진행한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들이 끊임없이 계속 벌어지면 그냥 재밌다.



■ 나의 '환상'이 깨진다는 것


세상 속에서 내가 맡고 싶었던 역할. 내가 되고 싶었던 무엇.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도달하지 못한 채 허상에서 깨져 현실로 돌아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내가 행간을 제대로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세키 카즈아키 감독은 '깨진 꿈', '깨진 환상'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 슬픈 상황을 우스꽝스럽고 병맛스럽게 승화시켜서 정말 좋았다. 무겁지 않게 영화를 즐기다 갈 수 있어서다. 다만 너무 가볍지 않나 싶은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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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지옥의 화원>은 1시간 42분으로 러닝타임 짧은 영화도 아닌데 전개가 참 간결하게 느껴졌다. 올해 가장 재밌게 본 영화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외계+인 1부>도 조금만 더 간결했으면 좋았을 텐데.' 


ps2. 결말 결투씬은 괜히 <말죽거리 잔혹사>가 떠올랐다.

그바르디올 님의 게시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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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조각
IP 138.♡.39.72
01-04 2023-01-04 23:03:36
·
방금 시청완료.
감상평 - 너무나도 어이 없음. 재미는 있음.
그바르디올
IP 112.♡.125.37
01-05 2023-01-05 11:33:53
·
@구름조각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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