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에 한국에서 개봉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2014년작 <피닉스>.
페촐트 감독의 역사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작품입니다.
시놉시스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용소에 강제징용 되었던 유대인 넬리는 나치로 인해 얼굴이 일그러지고 무너진다. 그래서 성형수술을 받게 되고 과거의 외모는 사라진다. 또 그녀는 수용소에 수감된 이후에 헤어졌던 남편을 다시 만나게 되는데, 남편은 넬리가 죽었다고 생각하고..죽은 넬리의 재산을 찾아가려고 한다..
정도로 정리될 거 같습니다. (이 이상은 스포니까)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은
(1) 참혹한 시대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잘 그려낸다. 그렇게 잔인한 장면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의 얼굴이 심하게 다쳤다고 하여 그를 조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 전쟁의 참상이 어떤지 강렬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역사의 아픔, 피해자의 문제, 이런 주제의식들을 ‘과잉된 윤리와 감정’을 압박하며 관객에게 주입하지 않습니다.
(2) 그리고 그 참혹한 시대를 배경으로 피어나는 사랑과 상처의 문제. 넬리는 왜 남편을 계속 사랑하는 걸까. 남편은 넬리를 어떻게 인식하는 걸까. 넬리가 생각하는 자신이란 존재와, 남편이 생각하는 넬리의 존재 사이의 간극은? 이런 관계의 문제를 생각하게 합니다.
(3) 음악과 결말의 맛... 영화를 조금 심취해서 보신 분들이라면,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한 참 지나서도.. ㅣspeak low | 를 읊조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