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당 인천방 모나크 원정대에 끼어서 모나크CC에 다녀왔습니다. 인천방 12명이 지난달 번개처럼 티를 잡아서 출발했습니다. 충북 음성에 새로 생긴 골프장이고, 잠깐 열고 그동안 개장 준비로 또 닫았다가 다시 열었다고 합니다. 새벽 시간 기준으로 한시간 반 정도면 가는 듯 하네요.,
골프당에 쓰는 세 번째 글인데, 지난 글도 조 꼴찌로 (너무 당연하게도) 후기에 당첨돼서 썼고, 오늘은 뽑기를 잘! 뽑아서 또 씁니다. 사실 버디 하신 분이 쓰기로 했는데 저희 조에 저 빼고 세 분이 2등, 3등, 4등에 롱기스트인데 일부러 버디를 참으시면서 스코어 관리를 하시는 바람에… 지금 생각해보니 뭔가 당한 느낌이 살짝…
제가 그래도 공 치면서 나름 사진을 열심히 찍는 편인데 오늘은 너무 덥고 힘들어서 사진이 거의 없네요. 사진은 먹짤로 대신합니다. 그늘집 시그니처 메뉴 좋습니다. 막홀 티샷하기 전에 주문해야 제때 나온다고 합니다. 저 애프터눈티처럼 쌓아주는 트레이는 사진 찍고 바로 (뒷팀 테이블로) 치워버리면 쾌적한 테이블이 완성됩니다.
저는 골프당 스크린 외에 필드 나간 건 지난 9월 인천 오픈때였는데, (술 좋아하시는) 존경하는 회장님이 안 계셔서 그런지 운동회 느낌보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더워서 차분해진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시작할 때는 안개가 좀 있었고, 선선하다는 느낌이었는데 후반 들어가면서는 정말 인정머리라고는 1도 없이 볕이 내리쬡니다. 여름 골프 너무 힘듭니다.
카트 세 대가 붙고 11명의 갤러리가 보는 가운데에 첫 티샷이 시작됩니다. 작년에는 너무 떨려서 그립 잡은 손이 벌벌 떨리고, 티샷을 다 굴렸는데 뭔가 뻔뻔한게 좀 생겼는지 앞에 치신 분들 따라서 저도 안 죽고 일단 살아서 나갑니다.
그 뒤는 뭐 여느 라운딩과 비슷하게 쭉쭉 치고 별 탈 없이, 사고 없이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아직 골프장 컨디션이 들쑥날쑥하고 그린이 넘 어려워서 헤매기도 하고, 너무 더워서 정신줄을 내려놓기도 했지만 진짜 즐겁기도 했고, 저 스스로는 또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라운딩이었습니다.
진짜 주말 스크린에서도 그렇지만 필드 나가서도 인천방은 참 배울 게 많습니다. 잘 치시는 분들의 여유와, 잘 안 되는 상황에서도 페이스를 찾아가고 흐름, 리듬 만들어가는 걸 보고 진짜 놀랐습니다. 작년에는 사실 아무 것도 모르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뷔니루님, 곰짱님, 타이단지님 18홀 만들어가는 과정 보고 온 것만으로도 큰 걸 얻고 온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제 스스로도 좋았던 기억들이 많습니다. 이제 공 치기 시작한지 2년이 막 넘었고, 아직도 엉터리로 치고 있는데 그래도 뭔가 인천방은 항상 큰 자극이 됩니다. 지난해 가을 오픈에서 말도 안되는 공을 치고, 122개로 압도적인 꼴찌를 했었는데, 오늘은 전반을 47개로 끝냈습니다. 쳐놓고도 좀 놀랐는데 뭘 잘 했다기보다 말도 안되는 걸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요즘 많은데 그게 잘 된 것 같았습니다.
물론 그 끝은 아스팔트도 뚫고 나온다는 핸디가 후반에 더위를 먹었다는 그럴싸한 핑계로 마무리 됩니다. 진짜 후반에는 공이 원래 치지 않는 구질로 날아가서 뭔가 또 무서워지더라고요. 그래도 100개로 무사히 끝을 냈습니다. 10개월만에 122개에서 100개로 22개 줄였습니다. ㅋㅋ
그리고 놀랍게도 후반에 정신줄을 놓고 친 니어홀에서 어떻게 얻어걸려서 7.3미터 니어를 했습니다. 운으로 맞았지만 처음이기도 하고 뭔가 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서 좋은 기억으로 남겨 두려고 합니다. (혹시나 해서 쫄리는 마음으로 다음 홀 언덕 위에서 3조 치시는 거 보는 맛이 ㅎㅎㅎ)
암튼 즐겁게 잘 다녀왔습니다. 스코어는 늘 뭔가 될 것 같지만 잘 안되고, 오늘 날씨를 이겨내지 못한 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인천방 분들과 가서 백돌이 언저리로 치는 모습 보여드리고 온 거 같아서 또 뻔뻔하게 나름 잘 하고 왔다고 기억하렵니다. 이쯤에서 작년 후기(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golf/17589042)를 보니까 또 맘이 아프네요.
진짜 골프는 멘탈이 중요하고, 요즘 내 흐름 찾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그 훈련은 인천방에서 톡톡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멘탈은 만들어주겠다던 인천방 분들이 계셔서 점점 멘탈이 순두부에서 연두부 정도는 올라온 것 같습니다. 여럿이 함께 치는 경험도 즐겁고, 크고 작은 배려들과 응원들이 있어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골프가 안되면 인천방으로 오세요. 멘탈이 약하면 토요일 아침 인천으로 오세요. 임티도 공짜로 주신대요! 골프당 만세, 인천(골프백 싣는)테슬라방 화이팅!
니어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Vollago
반성슼 이후 떡실신중인데... 할일이 있어 잠도 못자는중
.. ㅡㅡ;
후기 잘 봣습니다
곰짱님의 하얀 모자는 넘 탐나는데...
인천방이 어딘가요?
거기 가면 골프 잘 칠 수 있나요.. ㅜㅜ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