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글 올렸는데요, 트런들러 부숴먹고 어제 골프장 프로샵에서 받아서 바로 사용 후 집에 와서 저녁먹고 12시간 동안 뻗었다가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사용후기 적어봅니다.. 어제 27홀 돌았더니 완전 뻗었었네요...
트런들러(trundler)라는 장비가 우리나라에서는 좀 생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해외 골퍼들에게는 필수장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있는 골프클럽만 해도 골프백 바꾸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트런들러는 골퍼들의 큰 관심사이기도 하고 어떤 매장을 가도 매장 한 켠은 꼭 트런들러 섹션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참고로 나라마다 명칭이 달라 미국은 핸드카트, 영국은 트롤리, 호주는 버기, 뉴질랜드는 트런들러라고 한다고 합니다. (또 참고로 마트에서 장보는 카트를 뉴질랜드에서는 트롤리라고 합니다. 유모차도 트롤리라고 하고요)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아마 트런들러라는게 뭘까 궁금하실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글을 적어 봅니다.
다양한 메이커가 있고 모델들도 다양하고, 10만원 조금 넘는 두발달린 간단한 트런들러부터 카본파이버 바디의 400만원 가까이 하는 전동트런들러나, 무선 기능 내장으로 리모콘으로 조정하거나 또는 골퍼를 알아서 졸졸졸 쫓아 다니는 최첨단(!)의 전동 트런들러도 있습니다.
트런들러는 저희 부부가 골프를 시작하고 승용차에서 SUV로 바꾸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접으면 부피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승용차에는 골프백 x2와 트런들러 x2를 실으려면 트렁크로는 안되니 뒷좌석까지 써야 하는데.. 그럼 혹시나 누구를 태울 수도 없고, 트런들러 바퀴에 들러붙는 흙이나 풀 때문에 많이 좌석이 지저분해지기도 하고요. 엄밀히는 골프때문에 차를 바꾼건 아니지만 차 바꾸러 갔다가 트런들러 공간 때문에 이왕이면 SUV로 바꾸게 됐습니다. ㅋ
한국에서는 골프 라운딩 하면 카트와 캐디가 보통 기본 비용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만, 뉴질랜드만 해도 기본적인 인식은 카트는 추가비용이기 때문에 많이 타지는 않습니다. (제가 있는 클럽도 하루 약 70라운드 정도의 자리가 있지만 클럽이 소유한 카트는 대략 10여대 정도입니다. 그나마 프로샵 직원들 퇴근해야 하니 1:30 이후는 카트도 안 빌려줍니다.) 카트 빌리는 비용은 한국돈 보통 2만원정도밖에 안하는데 말이죠. (2인카트입니다.) 사실 1년 연회비가 한국돈 150만원 정도인데 (1회 라운딩비용이 매일 라운딩한다면 150만 / 365 = 4,110, 일주일 2회면 14,400 ) 2인 카트가 2만원이 넘으면 무척 비싸긴 하죠 ㅋ
암튼.... 골프때문에 이런저런 변화들도 있고, 카트 대신 트런들러 밀고 다니고.. 가끔은 골프세그웨이 있으면 정말 편하겠다!! 라는 생각은 합니다.
이번에도 트런들러 바꾸면서 전동트런들러를 고민은 했었습니다. 주변 다른 친구들은 전동을 쓰고 있고 제게도 너무 편하다고 적극 권장을 하는데 (전동으로 바꾸면 핸디가 5정도는 내려간다고까지 얘기하더군요), 여기 골프클럽에서 86살 할아버지가 트런들러 그냥 끌고 다니는 것 보면서 오기가 생겼다고 할까요. 우선 힘 닿는데까지는 밀고 다녀볼 생각입니다. 더 건강해지는 걸 목표로 하는 점에서는 그렇게 하는게 더 맞는 것 같고요.
그래서!! 바꿨씁니다. Clicgear M4.0 으로!! 일단 사진 몇 장 보시겠습니다.
기존 썬마운틴 패쓰파인더 3 (SunMountain Path Finder 3)
새로 영입한 클릭기어 모델 4.0(Clicgear M 4.0) - 필드 나가서 찍은 사진, 그간 골프백, 우산, 드라이버, 아이언, 퍼터가 바꼈고, 드디어 트런들러도 바꼈네요... 웨지는 안 바꼈는데, 웨지가 하나 추가 됐... 아. 우드도 추가됐군요.
오늘 한 장 더 찍은 사진
카부트에 접어서 실은 사진
한마디로 너무x100 좋습니다..
* 기존 트런들러가 중심이 맞지 않아서 우산만 꽂아도 뒤로 넘어지기가 쉬웠는데 (비탈에 잘못세우면 100% 넘어집니다), 새 아이는 안 넘어집니다. 사진처럼 뒤에 주렁주렁 이것저것 매달았는데도 중심을 잘 잡아주네요. 뒤로도 옆으로도 안 넘어지는 안정성이 제일 맘에 듭니다.
* 기존은 백이 눕는 편이라 콘솔에 가려서 클럽 꺼내기가 어려웠는데, 바꾼 후로는 백이 세워져 있어서 꺼내기도 쉽고요.
* 잔디가 젖으면 바퀴가 쉽게 미끄러졌습다만, 이 모델은 브레이크를 앞바퀴에 배치해서 비탈에 세워놨을때 잘 미끄러지지도 않습니다.
* 바퀴간의 폭이 넓어 트런들러가 거대합니다. 반면 접었을 때는 펼쳤을때의 크기에 비해 엄청 컴팩트해집니다. 사진에서 보듯 접었을 때 동 제조사의 rovic 보다는 큰 크기지만, 기존 제 트런들러보다는 접었을 때 크기가 약간 작습니다. 펼쳤을 때를 고려해본다면 정말 잘 만들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우산을 꽂고 그나마 시야가 확보됩니다! 어제는 오후에 라운딩할 때 비가 왔는데요, 기존 트런들러는 우산을 꽂으면 무게중심이 맞지 않아 트런들러 손잡이 부분을 더 세우고, 우산은 더 눈 앞쪽을 가리기 때문이기도 하고, 제 키가 큰 편이라 더 안보였는데요, 이 트런들러는 손잡이 부분을 많이 눕혀도 뒤로 넘어지지가 않아 제가 어느 정도 시야를 확보하면서 갈 수 있었습니다.
* 우산을 비치할 자리가 있습니다. 이게 뭐 대수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골프장을 나오면 우산을 접었다 펴는 것도 일입니다. 앞으로 진행은 해야 하고 남의 시간을 뺏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골프백에 있는 우산자리에 꽂겠다고 시간 이리 저리 쓰는 것도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거든요.
* 심지어 티를 보관하는 위치도 신경 쓴 부분이 보입니다. 예전엔 손잡이 부근 보관함 아래쪽에 있었는데 여기에 티들을 꽂아 놓으면 공간이 좁아 클럽을 꺼낼 때 손에 걸리기도 하고 번거로웠는데, 이 제품은 박스 위쪽에 티꽂이들이 있습니다.
* 유일한 단점은 다른 트런들러에 비해 방향전환이 살짝 힘듭니다. 앞바퀴가 크고 중심이 앞쪽으로 쏠려 있기 때문인데, 장점들 때문에 이런 단점 하나는 귀엽기만 합니다.
거짓말 않고 단점 하나 빼고는 모든 점이 기존과 비교되면서 행복했습니다.
총평: 트런들러 살 때 다들 클릭기어 사라고 했던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캐디와 카트없이 트런들러를 밀면서 라운딩하는 것은 4시간 가까이 8km 이상을 실질적으로 걸어야 하니 체력과 지구력이 요구되고, 코스에 대한 파악, 클럽 선택, 공찾기, 라이 파악이나 라인 읽기 등을 모두 본인이 해야 하기에 공에만 집중하기에도 힘들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런들러 넘어지고 트런들러에 꽂아 놓은 티때문에 손가락 긁혀서 짜증나고, 트런들러 넘어질까봐 경사있는 곳에 세울때마다 트런들러 이리저리 돌려보거나 공간이 좁아 채 꺼낼 때 조심조심하는 것이 큰 불리함이었다는 것을 이 트런들러로 바꾸고 깨닫게 됐습니다 . 트런들러 바꾸길 잘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 기존 트런들러.... 워런티가 있었네요.. 무상수리 된다고 연락받았습니다. ㅋ -_-;;;;;;;;
장비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네요. 상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카트타고 다니면서 치는 스코어에 +5 하면 푸쉬카트 끌고다니면서 치는 스코어가 되겠군요!
핸디는...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핸디관리가 안되고.. ^^;; 뉴질랜드에서는 중간에 그늘집에서 쉬지도 않고 18홀을 내리치니 체력이나 집중력 소모가 더 심할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ㅎ 실례로 한국에서 보기치신다는 분 오셔서 트런들러 미시다가 4홀지나니까 얼굴이 하얘지시긴 하더라고요 ^^;;
멀리 가실것 없이 지산cc 9홀 퍼블릭 가시면 체험 가능하십니다.
수동 트런들러 끌고 산에 조성된 9홀 2바퀴 돌면 체중이 2키로가 빠져 있습니다 ㅋㅋㅋㅋ
저는 지산 퍼블릭 가면 동반자들에게 운동이 아니라 유격으로 카톡 공지띄워요...ㅎㅎ
그래도 봄 가을에 시원할땐 나름 괜찮습니다.
그냥 들처매고 다니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혼자 상상해 봤습니다. 오르락 핀 높이 25m 파 5 전장 570m 낑낑 밀고 올라가는 ㅠㅠ)
아무튼, 은퇴후 트롤리 구입시 꼭 기억하겠습니다.
트롤리는 클릭기어구나!! ㅎㅎㅎ
골프 뽐뿌의 끝은.. 나라뽐뿌.. -_-;;; (그것만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