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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다방

커피와 차, 음료를 즐기는 곳 입니다

오늘의첫잔
케냐

doklip coffee
1,147
2025-10-13 19:28:09 수정일 : 2025-10-13 20:13:42 121.♡.70.15

1. 커피향미 / coffee flavor


“세계 최고의 커피”, “세계 5대 커피”와 같은 찬사는 케냐커피에 늘 따라다니는 표현입니다.

물론 이러한 표현은 세속적이며 상업적인 이유로 비난 받기도 합니다.

“상대적 경험에 따른 향미의 주관성”이라는 측면으로 볼 때도 적절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케냐커피에 대한 이러한 찬사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찬사는 축적된 ‘빅데이터’에 기반한 것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그림 1참조

1997년 설립된 ‘커피리뷰’는 커피전문가들의 블라인드 평가로 유명한 곳입니다.

‘커피리뷰’는 설립 이후 30년 가까이 케냐 커피를 평가했으며 그만큼의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빅데이터’에 따르면 파나마, 에티오피아, 케냐에서 생산된 커피는 언제나 상위권의 점수를 받아왔습니다.

다음 순위인 하와이, 콜롬비아, 인도네시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점수를 받아왔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빅데이터에 따르면 케냐 커피는 세계 최고의 커피 중 하나가 분명합니다.


한편, 미국 ‘커피광’들의 성지이자 지식창고인 ‘스윗마리아 커피라이브러리’에는, 케냐 커피의 향미가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좋은 케냐 커피의 향미는 복합적이고 산뜻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입안을 환하게 밝혀줍니다. 또한 케냐 커피의 산미는 감귤과 같은 기분 좋은 새콤함입니다.

케냐 커피는 이러한 산미와 달콤한 풍미, 그리고 때로는 와인처럼 느껴지는 과일 향이 조화를 이룹니다.”


2. 아프리카 커피 / Africa coffee


전세계 커피생산의 99%를 차지하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이 두 개 커피의 고향은 모두 아프리카입니다.

1900년초반, 로부스타 커피는 아프리카를 떠나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라비카 커피는 1600년대 중반,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야생의 숲은 떠나 예멘에서 농작물로 순화되어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예멘에서 육종, 번식된 아라비카 커피는 1600년대 후반부터 크게 두 개의 경로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개의 경로에서 두 개의 돌연변이 품종이 등장하는데, 이 두 개는 세계 아라비카 커피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티피카’와 ‘버번’ 품종입니다.


첫 번째 경로와 돌연변이; 1600년대 후반, 예멘에서 밀반출된 커피 씨앗은 인도를 경유해서 당시 네덜란드 식민지 인도네시아에 정착합니다.

이 경로에서 ‘티피카’라는 돌연변이가 생기며, 이후 이 품종은 지속적으로 개량되면서 중남미 등 전세계로 확산됩니다.


두 번째 경로와 돌연변이; 1600년대 후반, 예멘에서 출발한 커피 묘목은 대서양 프랑스 식민지 브루봉 섬에 어렵게 정착합니다.

이 섬에서 살아남은 커피나무들은 새로운 돌연변이 품종으로 밝혀졌고, 이 품종을 ‘브르봉’, 영어로는 ‘버번’이라고 명명했습니다.


1890년대후반, 프랑스 선교사들은 브르봉 섬에서 ‘버번’ 몇 그루를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로 옮깁니다.

아프리카 야생 숲을 떠난 지 300년, 아프리카 야생의 토종커피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돌연변이’로 아프리카에 다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3. 품종 / variety


케냐 커피산업은 영국에 의해 시작됩니다.

1884년부터 1963년까지 70년동안, 케냐는 영국의 식민지였습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영국은 케냐에 커피 플랜테이션을 기획합니다.

대규모 상업농장인 커피 플랜테이션은 식민지 시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서 구축되었습니다.

커피 플랜테이션은 보통 유럽 열강들의 기술과 자본이 투여되며 원주민의 값싼 노동력으로 운영됩니다.

사실 커피는 설탕과 함께 식민지 착취의 대표적인 농작물입니다.


1920년, 영국은 식민지 케냐에 ‘스콧농업연구소’를 설립하며 이곳에서 케냐의 생태환경에 가장 적합한 커피 품종을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1934년, 연구소는 두 개의 품종을 최종 선별하는데 스콧농업연구소의 이니셜을 활용한 SL28과 SL34입니다.


이 두 개 품종은 1897년, 프랑스 선교사들이 브르봉 섬에서 옮겨온 ‘버번’ 품종, 이웃 탄자니아에서 재배되던 티피카 품종, 그리고 티피카의 하위 돌연변이인 인도의 켄트 품종과의 ‘인공교배’에 의해 최종 선택된 것들입니다.

사실 버번과 티피카 품종의 인공적인 교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례도 많지 않습니다.


스콧농업연구소의 SL28과 SL34는 당시 케냐 커피의 ‘떼루아’, 곧 케냐 커피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밝고 강렬한 산미, 과일 향, 복합적인 풍미, 그리고 와인 같은 깊은 맛이라는 케냐 커피의 정체성은 이때 형성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신사의 커피’, ‘왕실의 커피’라는 찬사는 이때 만들어진 것입니다.


4. 역사 / history


케냐의 커피역사는 1937년에 출간된 소설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자세히 그려져 있습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작가 ‘카렌 블릭센’의 실제 경험을 기록한 소설입니다.

소설은 1985년 영화로 제작되어 수많은 아카데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소설은 ‘카렌 블릭센’이 1914년부터 1931년까지 케냐 수도 나이로비 인근에서 커피 플랜테이션을 구축하고 운영했던 17년간의 기록입니다.

작가 ‘카렌 블릭센’은 케냐에서 최초로 커피를 재배한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소설에 그려지는 커피 플랜테이션은 식민지 수탈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국은 ‘주민세’를 모든 케냐인들에게 물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케냐의 주민세는 수입이 있든 없든 세금을 내야 하는 악법이었습니다.

세금을 못 내면 대신 노동을 해야 했습니다.

또한 모든 케냐 성인들은 ‘키판데’라는 신분증을 목에 걸고 다녀야 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노예제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물론 영국에 대한 케냐인들의 저항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1920년대, ‘청년 키쿠유’라는 무장조직은 노예적 노동, 그리고 커피농사 불허와 같은 차별에 저항했습니다.

1952년부터 1960년까지 지속된 ‘마우마우 봉기’ 이후, 일부 케냐인들은 커피 재배를 허락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재배 가능한 커피나무의 숫자에 대한 엄격한 통제가 있었고, 또한 커피원두를 직접 음료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었습니다.


1963년, 결국 케냐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합니다.

그리고 1964년, 케냐는 ‘공화국’으로 선포되었습니다.

사실상 케냐 사람들에 의한 커피산업은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5. 커피생산 / coffee production


1963년 독립 이후, 커피는 가난한 농부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환금작물이 되었습니다.

또한 커피는 케냐 국가경제발전의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1960년에서 1990년 사이, 커피수출은 무려 400% 증가했습니다.

세계 커피시장에서 케냐 커피는 언제나 환영 받았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매년 10만 톤이 넘어서는 커피를 수출하며 독립 이후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1989년, 최소한의 국제커피가격을 보장하던 국제커피협정이 해체됩니다.

이는 케냐는 물론 전 세계 가난한 커피생산국에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주었습니다.

국제커피가격은 70% 하락했고,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커피가격으로 인해 많은 농부들이 농사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케냐의 고질적인 정치적 혼란과 부패한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방치했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창궐하는 ‘커피녹병’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2020년,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케냐는 5만톤의 커피를 생산했습니다.

이때 케냐의 1인당 커피생산량은 0.87kg에 불과했습니다.

기계농업과 같은 농업관행, 농업자본, 정부지원의 맥락에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당시 세계 1위 커피생산국인 브라질의 1인당 커피생산량은 무려 14.36kg입니다.

케냐와 비교하면, 무려 15배 많습니다.

또한 브라질은 1헥타르에서 무려 1,665kg의 커피를 생산할 때, 케냐는 1헥타르에서 고작 383kg의 커피를 생산합니다.


1980년대, 케냐는 13만 톤의 커피를 생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를 정점으로 케냐의 커피생산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회복의 기미는 없어 보입니다. ***그림 2참조 


6. 지속가능커피 / sustainable coffee


커피전문가들은 케냐 커피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합니다.

주지하듯이 커피의 지속가능성이란 다음 세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커피 생육을 위한 생태환경. 공정한 커피 가치사슬과 농부들을 위한 경제정의.

그리고 사회적 평등.

그러나 현재, 케냐의 지속가능커피를 위한 이러한 세가지 조건은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위협들을 타계 하려는 시도는 있었습니다. 


2023년, 케냐 커피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반적인 구조개혁이 시작되었습니다.

개혁의 주체는 케냐 정부였습니다.

이들은 당시 5만톤의 커피생산을 5년후 20만톤으로 증대하겠다고 공약합니다.

이들이 선언했던 구조개혁의 내용은 오래된 케냐의 커피 카르텔 해체, 불합리하고 관료주의적인 커피행정 시스템 조정, 케냐 커피 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처럼 혁신적인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케냐의 고질적인 정치적 혼란에 의해 이러한 혁신을 수행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이 개혁을 주도했던 케냐의 부통령은 2024년, 정치적 탄핵으로 제거되어 버렸습니다.


2024년, 케냐의 커피 생산량은 4만5천톤입니다.

2023년에 비해 6.3%줄어든 것입니다.

구조개혁은 실패하고 케냐의 커피 생산은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커피전문가들이 케냐 커피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듯이 커피애호가들은 세계 커피시장에서 줄어드는 케냐 커피를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곳 농부들은 한 알, 한 알씩, 잘 익은 커피체리를 손으로 수확합니다.

케냐 특유의 습식가공, 즉 커피체리 과육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세척하여 햇빛에 잘 건조합니다.

벌래 먹거나 곰팡이 핀 ‘결점두’들을 하나, 하나 골라냅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브라질, 베트남과 같은 커피선진국의 생산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사실 기후위기처럼 케냐에서 자라고 있는 커피가 생태환경적 이유 때문에 멸종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곳 농부들도 쉽게 농사를 포기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케냐 농부들이 처한 사회경제적 이유 때문에 이곳의 커피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사실 케냐 커피의 지속가능성은 생태환경적 측면보다 사회경제적 문제들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끝>


***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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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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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doklip_coffee


kenya_cove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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