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말에 단이가 건식사료를 잘 먹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반찬 투정인가? 습식사료 먹고 싶어서 그러나? 하는 생각도 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안을 보니 고춧가루 정도의 핏자국이 양쪽 어금니 안쪽에 보여서 급히 병원을 갔습니다.
선생님께서 보시더니 ‘치아 흡수성 병변’이라는 치과 질환인데,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면역력, 잇몸 사이 플라그, 바이러스성 등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다른 치료 방법은 없고, 증상이 보이는 이빨을 발치하는 게 유일한 치료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대로 두면 이가 계속 아프다고 하네요. (양치를 열심히 해도 재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빠르게 발치 일정이 잡혔습니다. 오늘 점심, 병원에 방문하여 수면 마취 전 몇 가지 검사와 발치까지 마치고 건강하게 돌아왔습니다. 단이는 위쪽 어금니 2개를 발치하였고, 추가로 진행한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에서도 건강하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1-2주 정도는 습식 사료를 먹고, 항생제도 5일 동안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다음주 까지 재택근무라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새해에 모든 고양이가 건강하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자마자 단이가 아파서 많이 속상하기도 하고, 수술 잘 마치고 와서 기특하기도 하네요.
다시 한번 모든 고양이가 건강하기를 빌어봅니다. 같이 걱정해주신 주변 분들도 많이 감사합니다 : )
*단이는 바르는 치약 사용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물리적인 양치를 하면 좋다고 합니다. 고양이 양치 훈련이 쉽지 않지만 단이는 성격이 좋아서 포기하지 말고 훈련하면 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 )
처음에 송곳칫솔로 살살 해주다 좀 큰 칫솔로 해주는 게 효과가 좋더라구요. 송곳 칫솔은 칫솔모가 힘이 없어서 별 효과가 없어서 매일 1분 이상 양치하는 고양이인데도 스케일링을 두 번이나 시켰거든요.
성격만 좋으면 훈련 기간이 짧아질 거예요. 저희 둘째는 첫째가 양치 받는 걸 부러워하길래 며칠 훈련하다 그냥 바로 칫솔질 해줘버렸어요. ㅋㅋ 매일 도망다니다 붙잡혀서 양치 받지만 물거나 할퀴거나 하는 일은 없고 싫은 내색만 좀 하고 말아요. 단이도 양치 훈련 잘 되길 바라요.
다른 곳은 다 건강하다니 다행이구요.
저희집 애들도 5마리는 송곳니 빼고 다 발치했어요. 심지어 1살이 안된 아이도 구내염으로 밥을 못먹을 정도라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해줬네요.
어서 동물 의학이 좀 더 발전해서 치아흡수병변 예방과 치료법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발치 수술 큰수술인데 잘 버텨줘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