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한참 늦게, 시대에 뒤떨어진 림브레이크용 휠을 구입했습니다.
파스포츠 페더(FEDER). 림 높이 앞뒤 모두 50, 림 내폭 19mm, 외폭 26mm, DT 240EXP 허브,
샤핌 Scx-ray 스포크 Front 20H, Rear 24H,
튜블리스/클린쳐 겸용. 클린쳐로 사용시 림테이프 불필요.
저는 저울이 없어 재보지 못했지만, 안젤라가 보낸 무게 측정 사진에 따르면 앞 뒤 합쳐 1433그램입니다.
파스포츠의 자사 휠 구분에 따르면 페더는 카제(KAZE)와 함께 4세대 모델입니다.
로드용 5세대 모델로는 레보(REVO), 카제 뉴 웨이브가 있고, 6세대 제품이 요즘 한참 관심을 끌고 있는 하이퍼(HYPER) 입니다.
림브 프레임인 콜나고 C60에 쓸 휠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 없이 구구형(^^)인 페더를 사게 되었습니다.
림브 디브 문제뿐 아니라 구형 프레임인 C60의 경우엔 휠 클리어런스 문제 때문에도 최근 휠은 더 뚱림이라 장착이 불가능합니다.
같은 스펙인 외폭 260 카제 휠에 비토리아 코르사 G2 25C 클린쳐 타이어를 끼워 사용중인데
그야말로 클리어런스가 아슬아슬합니다. 체인 스테이와 타이어 사이의 간격이 제일 좁은 곳은 겨우 2mm 남짓입니다 -_-
보수적인 미케닉에게 보여주면 미쳤냐고 경을 치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배송받은 페더 휠은 같은 외폭이고, 같은 타이어를 쓸 예정이지만 만에 하나 장착하다가 더 간격이 좁아지거나
아예 안들어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도 듭니다. (지금 바로 휠을 장착할 수 없고 일주일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예전엔 페더는 림 높이 45mm까지만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50mm는 물론, 55mm도 주문 가능합니다.
구입 계기는, 자전거당 회원님인 예거님이 써보라 빌려주신 파스포츠 카제 휠을 사용하며 너무 마음에 들어서-입니다.
오래전 입문 초기에 ZIPP 404를 구입했다가 다운힐 브레이킹의 공포와 측풍시의 아찔함 때문에 금방 처분해버린 트라우마를
빌린 카제 휠을 쓰며 극복할 수 있어서 좋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파스포츠 휠이 예전 쓰던 ZIPP 404보다 좋다거나 하는 이유가 아닐 것이고, 그저 그 사이 제가 그나마 왕초보는 겨우 조금 벗어났기 때문이겠지요. 오랜만에 듣는 카본 휠의 슈휘잉 슈휘잉- 하는 브레이킹 소리도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랫동안 쓰고 있는 마빅 R-SYS 휠의 날카로운 브레이킹 소리에 익숙해진 귀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우습게도, 이성적인 이유보다 이 이유가 구매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카제 휠을 빌려서 북악 다운힐을 처음 한 번 테스트 해보고 바로 구매를 결정했고, 마침 광군절 세일이 끝난 다음날이라
조금 더 기다렸다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을 적용받아 구매했습니다.
사실, 중국제 브랜드라는 이유로 중고 가치가 매우 떨어지는 게 사실이고, 그래서 중고장터에서 카제나 페더를 신품의
절반 가격 이하, 심지어 1/3 가격 이하로도 구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어쩐지 로드 자전거 취미의 거의 마지막 지름이 아닐까 싶어서 그냥 신품을 사기로 했습니다.
카제와 페더의 차이가 뭐냐에 대해서 검색해 보면 의견이 분분한데, 정확한 답은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스펙에 드러나는 차이는 약 30~40그램 정도 페더가 더 가벼운 것 뿐이거든요. 사용한 카본 원사가 다르다고도 하고, 같은 제품인데 검수 시 무게에 따라 가벼운 걸 페더로 분류해 파는 것 뿐이라는 의견도 있고, 심지어 그냥 장사속 말장난일 뿐 같은 휠이다 라는 의견도 봤습니다.
휠은 그럭저럭 잘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완충재가 빈약했지만 큰 문제는 없어보였고, 실제로 육안으로 확인했을 때 제가 받은 제품의 경우 흠집이나 외관상의 문제는 없습니다. 림 내부도 손가락으로 만져보니 큰 문제 없이 매끈합니다. 휠 백은 없고 부직포 주머니에 하나씩 들어있네요.
파스포츠는 구매 시기에 따라, 행사 여부에 따라 그때그때 구성품이나 서비스로 넣어주는 게 다른 것 같은데, 제가 받은 건 전용 경량 QR과 브레이크 패드 1세트입니다.
림 데칼은 안 붙어있습니다. 주문시 안젤라에게 붙이지 말고 보내달라고 했더니 22년경부터 일체의 데칼 없이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따로 보내줄 수도 없답니다. 제가 알기론 데칼을 따로 넣어달라면 넣어주고, 붙여서 받은 분들도 많은 것 같은데, 흐음... 재차 확인해도 분명히 그렇다고 하니 거짓말인지 정말인지 아리송하네요.
허브는 고심 끝에 디티 스위스의 DT240 EXP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신형 DT350으로 하려고 했는데, 위에 쓴 대로 자전거 취미 생활의 거의 마지막 휠일 것 같아서 그냥 240으로 생각을 바꿔 주문했습니다. 할인/쿠폰 등을 적용하면 350으로 할 때보다 15만원 정도 차이로 240 주문이 가능했습니다. EXP 허브의 불량 이슈는 요즘은 별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해결된 것으로 믿기로 했습니다.
휠 배송을 기다리는 동안 준비해놓은 새 타이어와, 튜브, 브레이크 패드, QR입니다.패드는 스위스 스탑 블랙 프린스 EVO로 사두었습니다. 빌린 카제 휠과 함께 빌려 쓰고 있는 패드는 아시마의 옐로우 패드인데 이것도 만족감이 높았기 때문에 굳이 블랙 프린스를 사야 하나 망설였지만 역시 또 같은 이유- '마지막일 것 같으니 기왕이면' 논리회로가 작동했습니다.
파스포츠는 주문제작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림 마감도 그 선택 사항 중 하나입니다. 보통은 UD 매트 피니쉬나, 70% 매트 피니쉬를 많이들 쓰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휠 빌려주신 예거님의 조언 대로 UD Silk 글로시 피니쉬로 주문하려고 하였는데, 그 옵션은 이제 더이상 주문받지 않고, UD Paintless Glossy 마감이 새로 나왔다고 합니다. 안젤라가 은근히 그걸 써보지 않겠냐고 부추기는 느낌이기도 하고, 어쨌든 유광이니 애초 생각과도 크게 다르지도 않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 몇 년 지난 구형 휠의 구입기를 굳이 자전거당에 올리는 이유도, 제가 구매결정 과정에서 아무리 검색해봐도 이 피니쉬의 림 사진을 제대로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당에라도 이 마감의 실물 림 정보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신형 하이퍼 휠의 주문 옵션에 이 마감이 있으니까요.
'Paintless'면 도색을 하지 않았다는 뜻일까요? 파스포츠 제품 설명 페이지를 보면 울트라 스무스 기술이라고 해서 금형에서 림을 꺼냈을 때 유/무광 도색을 하지 않더라도 림 표면이 매끈하게 마감된다고 소개하고 있던데, 혹시 그렇게 해서 림 카본 표면의 퀄리티가 도색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된 시점에서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도색 과정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면 결과적으로 비슷한 유광 마감이 되면서도 메이커에게 이득이라서-가 아닐까 무식하게 추측해 봅니다. (아, 물론 이건 아니겠지요 설마^^)
조금 더 가까이에서 림을 보면, 완전 매끈한 표면이 아니고 굉장히 고운 원사의 직조감이 보입니다. 그 느낌이 잘 드러나는 각도에서 촬영해 보았습니다. 물론 실제로 보는 림의 인상은 이 사진 속 글로시하게 보이는 부분과 가깝습니다.
브레이크 트랙은 우중 브레이킹 성능 향상을 위한 사선 가공이 되어 있습니다. 파스포츠에서 ATA (Anti To Aqua) 라고 부르는 기술입니다. 지금 빌려 쓰고 있는 카제 휠도 같은 ATA가 적용되어 있는 모델이고 카제 휠 + 아시마 옐로우 패드 조합으로 북악 다운힐을 내려올 때 초 겁장이인 제 기준 안정적인 제동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빨리 장착해 사용해보고 싶습니다....라고 해봐야 사실 지금 빌려서 쓰고 있는 카제 휠과 뭐 다를 게 있을까 싶습니다. 무게 30그램쯤 가볍고, 허브가 360에서 240EXP로 바뀐 것 뿐이니까요. 아, 무게도 허브 차이만큼 쵸~오큼 더 가볍겠네요 ㅎㅎ
클래식한 외관을 고집하며 로우림을 써왔는데, 정말 오랜만에 하이림을 다시 써보게 되었습니다. 측풍 부는 잠수교가 벌써부터 두려워집니다. 이번엔 바로 팔아치우지 말아야지요.
(비토리아 코르사와 실측이 같거나 더 좁은 25C 타이어 추천도 부탁드려요. 나중에 혹시 모르니... )
몇번 뵈면서 기분 좋게 쓰시는것 보니 오래 쓰실것 같습니다. 무도장 마감 이란것도 있군요. 도장과 본체가 물성이 비숫하다보니 가능한가봅니다. 표면느낌이 산뜻하고 좋습니다.
날 좀 풀려서 카페라이드 가실때 연락주세요. ㅎㅎ 아시다시피 전 겨울은 보통 백수니까욥~^^
그리고 라쳇 소리가 영 심심하다 싶으면 EXP용 스타라쳇 54T 가지고 있으니 연락 좀 주시....싸게는 못 드려도 비싸게는 안팔겠습니다 ㅋ
림 표면이 반짝반짝거리면서 아주 예쁜 것이 유광으로 선택하기를 잘하신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ㅎㅎㅎ
새로운 휠과 또 새로운 추억 많이 만드세용~!
저도 파스포츠 휠 쓰고 있지만 참 좋은 휠인것 같아요
지름 축하드립니다~
휠 마감 예쁘네요. 저도 같은 옵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새 휠로 즐겁고 안전한 라이드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아 그리고 나중에 튜브리스로 오실 의향 있으시면
컨티넨탈 GP 5000S TR 25c나 미쉐린 파워컵 23c 정도 쓰시면 실측 25mm 나올것 같네요.
그리고 튜블리스는 아직 생각이 없긴 한데, 오천성은 실측 넓게 나오는 타이어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아닌가 보네요.
코르사가 실측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 타이어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