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 번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서울200 후기에 댓글이 달려서 각잡고 써봅니다.
이 비전은 한국 랜도너스의 온갖 마일스톤을 격파하더니 급기야 KR2030을 탈인간급 기록으로 끝낸 괴인 브랜든 둘리님에게 간접 전수받은 것입니다. (저는 둘리님을 알지만 그 분은 저를 모릅니......)
일단 둘리님이 어떤 사람, 아니 어떤 굇수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요...
200km를 13시간에 달리고 며칠 앓아 눕는 사람들도 있는데 먹고자고싸고씻는 시간까지 합쳐서 2030km를 112시간만에 완주한 건 정말이지... (말잇못)
후기에 '로켓 연료'가 수 차례 언급되는데, 외국쪽 운동 커뮤니티에서 '사제 스포츠 음료'로 알려진 것을 자기식으로 조제한 것입니다.

버전은 여러가지 있는데, 제가 일자전수 받은 레시피는 물 1리터 기준으로 설탕 40g, 말토덱스트린 20g, 소금 0.2g.
파워젤처럼 당을 몰아넣는 게 아니라 목마를 때 스포츠 음료 마시듯 섭취하면 갈증과 봉크가 동시에 사라지는 게 이 보급식의 핵심입니다. 파워젤이나 양갱을 뜯느라 신경쓸 필요도, 보급 타이밍을 잴 필요도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물 한통 비우면 보급이 끝납니다. 말토덱스트린이 즉각적으로 연소되고 설탕이 시간차를 두고 연소되고, 소금이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그런 원리입니다. 당연히 물만 계속 마셨을 때 생기는 메스꺼움이나 어지럼증도 없습니다. 그래도 밥은 먹어줘야....
마약 신고는 국번 없이 12....... 아니, 단물이라고요 단물!
너무 솔직한 단맛에 거부감이 든다면 아이스티나 커피 또는 취향에 맞는 착향료를 소량 넣어도 됩니다. 1회분에 아이스티 6g 정도라고 듣긴 했는데, KR1200때 커피를 그만큼 넣어서 아침마다 마셨더니 밤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아 고생했습니다. 아이스티 향도 너무 진했고요. 착향은 옵션이니 너무 과하지 않은 게 좋을 듯.
달달하니 손이 계속 가는 커피맛, 레몬맛, 복숭아맛. 하지만 커피맛은 불면지옥의 맛
제게 레시피를 전해준, 문익점 가민 CIQ BRM앱 개발자 쩡가님의 정보에 따르면 750ml 물병엔 그냥 넣어도 되지만 그 이상 농도가 되면 오히려 흡수에 방해가 된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농도가 높아지면 목이 말라 오히려 물을 더 마시게 되더군요. 결국은 고농도=삽질인 셈입니다.
또 한가지 문제는 문구용 풀의 재료로도 쓰이는 말토덱스트린은 물에 금방 녹지 않는다는 것, KR1200때 막판에 보니 말토덱스트린이 물병 바닥에 엉겨붙어서 말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가진 물병은 650ml 또는 500ml...
해서 이번 서울200서 때는 500~650ml(750ml도 커버될 듯) 기준으로 설탕 30g-말토덱스트린 15g-소금 0.2g으로 사이즈를 줄이고(=3회분을 4포로 소분), 편의점에서 컵라면용 뜨거운 물을 약간 섞어 가루를 완전히 녹인 뒤 찬물과 얼음으로 희석시키는 방법을 써봤더니 딱 좋더군요. 그리고, 집에서 타서 간 첫 물통에는 깔라만시 착즙액을 살짝 넣은 뒤 반 냉동상태로 출발했는데 시판음료 못잖은 맛이 났습니다.
이번 서울200은 물론이고 상반기 KR1200때도 파워젤이나 에너지바 등 이동 중 먹을 보급식은 따로 챙기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되더라고요. 설탕은 설탕이고 말토덱스트린도 비싼 물건이 아니라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꽤 만족하고 있고 착향료와 당 조성을 조정해서 제게 맞는 레시피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당 관련 질환이나 비만 등의 이유로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분들께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핑계가 궁색합니다)
사버렸습니다. 말토덱스트린 ㄷ ㄷ
소개와 경험담 감사합니다~~
평소 보급을 게을리 하는 편이라 큰 도움 될 것 같습니다!
코로 들이마시면 되는거죠? ^^
이걸로 비록 비루한 체력이지만 한강 한바퀴 평속 25로 팔당-행주 무정차를 했었어요. 다만 설탕이 다 녹지 않이서 실제로는 한 100g 으로 달린셈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갠적인 팁으론… 물통에 물 절반정도만 먼저 넣고 까루를 탄 뒤에 이상태로 쉐킷쉐킷 하면 훨 잘 녹습니다. 물 꽉찬 상태에서 흔드는거보다 잘 녹을 수 있지요. 녹은거 확인 후 물 마저 채우기. 나중에 설탕타서 나갈때엔 이 방법으로 섞으니 잔여설탕이 없었네요. 물론 위의 일리터물통에 160그람이 과한걸수도 있지만;; 그래도 위에 언급된 비율과도 비슷은 한 셈입니다. 장거리 라이딩에서 시간당 20-40g정도의 설탕이 권고인걸로 기억하고 제가 한바퀴를 4시간 조금 넘게 걸렸으니 곱하기 4한 80-160그람 사이의 양이니까요.
말토덱스트린은 정말 잘 안 녹습니다. 저도 물통 절반만 채우고 충분히 흔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면 하얗게 가라앉아있고 그렇더라고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리고 혈당 엄청 빨리 올라갑니다...
단물은 어디까지나 파워젤의 역할이고 식사는 따로 해야죠. 포만감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은 물론이고 고기라던지 육류라던지 단백질이 주는 만족감, 섬유질을 외면했을 때 발생하는 배변 문제도 엔듀런스 라이딩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변수입니다.
여담이지만 포장하신게 어디 으슥한 곳에서 주고 받으면 바로 경찰아저씨 소환할 거 처럼 생겼네요 ㄷ ㄷ
에 광부광 가신단 얘기 들었는데 괜찮으시면 현장에서 두세포 정도 얻을수 있을까요? ㅎㅎ
잘 맞으면 저도 전문 제조사의 길로 가렵니다.
넵. 우선 자기 몸 상태를 잘 알고 그다음 상황에 따라 적당한 것을 선택해야 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일단 내가 직접 만드는 파워젤이라서 첨가물이나 보존료 걱정은 없어서 좋네요ㅎㅎ
덕분에 좋은 정보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몇개월전에 편안한 듀믈랭을 위해서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을 한봉지 샀었는데, 금단의 포뮬라에서 멀리 떨어지진 않았었네요....물론 기본 말토덱스트린을 다시 사야겠지만 ㅎㅎ
트루레몬이랑 섞어서 몇봉 들고 댕겨봐야겠습니다. 파워젤과 크램픽스는 부적같은 존재라 아직은 끼고 다닐꺼 같구요.
소분용 비닐봉지 사러 다이소 가봐야겠어요~ 정보 감사합니다.
정말 몇 년 만에 했는데, 위의 레시피로 에너지젤 하나도 안먹고 완주 했습니다.
레시피 공유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