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 요약
- 2형 당뇨인 개발자가 식사 사진 분석 앱 GlucoFresh 출시 (올해 3월). 출시 후 organic 유입 거의 없음.
- ASA/Android/Reddit 광고 ROI 안 나오고, 비슷한 시점에 카카오 Pasta + Pillyze + 미국 PlateLens 등 경쟁자 다수 발견.
- 1인 개발자가 대기업 마케팅 못 이김. 시간 + 돈 더 안 쓰기로 결정. 앱은 유지, Upwork/크몽으로 본업 찾는 중.
글을 남기는 이유
AI 개발이 점점 쉬워지고, 1인 개발에 대한 성공 스토리와 hype이 많아지는데, 실패담은 성공담보다 별로 안 보입니다. 다른 개발자분들께 경험을 공유하여, 같은 실수를 피하는 데 타산지석으로 삼을 자료를 남깁니다.
앱 기획 의도
많은 1인 개발 앱들이 그러하듯, 본인의 페인포인트에서 기획이 시작됐습니다.
2형 당뇨 진단을 받은 지 10여 년, 경구약부터 시작해서 지속성 펜형 인슐린을 맞다가 공복혈당은 낮고 식후 혈당을 잡기 위해 속효성 인슐린 처방이 나왔는데, 영양사에게 교육을 받아도 음식 섭취 후 혈당 증가를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병원에서는 디스클레이머로 저혈당 쇼크를 경고하니 오히려 보수적으로 인슐린을 맞게 됩니다. 3개월에서 6개월에 한 번 가는 병원에서의 보정은 너무 기간이 깁니다. CGM도 사용했으나, 이미 올라간 혈당보다 비교적 정확한 음식 분석과 인슐린 투여량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인구의 10%가 당뇨인이고, 특히 쌀과 국수가 많은 아시아권은 탄수화물 섭취가 많고 당뇨에 취약하여 다른 분들에게도 니즈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담. 이전 직장에서 서비스 기획자로서 음식 사진 분석을 기획했었으나, 당시는 스마트폰의 사진조차 자사의 서버에 올리는 결정을 클라우드 비용 때문에 못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Google은 공짜로 포장한 사진을 축적하여 오랜 기간 잘 분석을 했는데, 서비스를 모르는 임원의 반려로 묵살됐습니다. 다르게 보면 제가 설득을 잘 못한 거를 또 남 탓으로 돌리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 등 지금 와서 보면 아쉬운 것들이 많은데, 당시 TFT라는 건 각 조직들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오기 힘들었고, 마지막 주엔 여럿이 모여 밤샘 PPT 작업 워딩 고치기에만 바빴습니다. 외국 회사에서 개발을 하던 저에게는 그런 경직된 문화가 적응이 안 돼서 몇 년 만에 나왔습니다. 또 남 탓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최근에는 AI로 인해 비교적 쉽게 음식 사진 분석이 가능해서 이를 기회로 봤습니다.
왜 1인 개발인가
원래는 1인 개발을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대학교에서 전산과 전공, C++ 개발자로 서버 개발로 시작, Windows MFC 앱 개발, 이후 이직하여 클라우드와 스마트폰 앱 기획을 했기에 나름 풀스택을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디자인 툴은 제대로 다룰 줄 모릅니다. 일단 프로토타입과 MVP를 내고 시장 반응을 보고 디자이너를 영입하려 했습니다. 그 이후 기능 추가는 개발자를 모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Claude가 의외로 개발 시간을 줄여줘서 1인 개발이 됐습니다.
사담. 개발하다 리더나 기획자가 된 사람의 트랙은 있는데, 지금 새로 전산과, 컴공과 출신들은 참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걱정스럽습니다. AI가 사다리를 치워버렸으니 개발 경험 없는 기획자만 남으려나 싶습니다.
기술 스택 및 어려웠던 점
처음에 GitHub을 파고 Kotlin으로 시작을 했었으나, iOS도 지원해야 하니까 Flutter로 변경했습니다. MVP로는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어려움.
Flutter는 새 버전이 나오면 Xcode와의 호환성이 떨어져 빌드가 안 될 때가 많습니다. 버전 간 호환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코딩보다는 빌드 간 버전 호환 trial and error에 시간이 더 많이 들어갔습니다.
또한 Flutter는 Figma와 연동이 안 됩니다. 그래서 디자인을 한 목업으로 Flutter로 다시 만들어야 했습니다.
개발 툴.
VSCode와 Xcode를 썼습니다. Flutter로 개발하기엔 Android Studio는 거의 필요 없었습니다. iOS 빌드 및 배포는 Xcode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초창기에 Cursor를 써봤습니다. 안 좋습니다. 어차피 VSCode 변형에서 여러 AI 붙이고 비용은 비용대로 받으나 스스로 산으로 가는 코드만 만들어내서 다루기 어렵습니다. VSCode에서 Claude를 사용해서 직접 구조를 하나하나 만들고 커밋하는 게 산으로 안 가게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미지 분석 AI 선택
직접 만들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학습 데이터와 시간과 돈만 있으면 어렵지 않은데, 더 큰 그림과 흐름이 더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AI라고 주장하는 것들 보면 학습 데이터가 너무 적습니다. OpenAI, Gemini 비교해보고, 로컬로 Hugging Face와 Ollama로 가져와서도 비교해봤습니다. 그런데 LLM들은 언어 모델이라 이미지 분석 멀티모달에 약하고 비용도 제가 필요하지 않은 비용까지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파인튜닝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확인해 본 것으로는 멀티모달로 OpenAI의 GPT-4o 정도가 제일 나았습니다. Gemini가 더 낫다는 분석들도 있었는데 음식은 인식률이 낮았습니다. 메이저들이 발표하는 AI 성능 지표들 못 믿겠습니다. 요즘은 숫자 올리기 위해 문제지 정답만을 강화시킨 듯합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바꿀 수 있게 디자인하고 OpenAI를 쓰면서 GI는 따로 DB를 구축하고 RAG로 정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갔습니다.
스토어 심사 (개발 완료 후)
뭔가 만들어지는 도파민에 빠져있다가, 버전 1 만들어지고 회사에서는 남들이 할 일이 1인개발자에겐 큰 산으로 다가왔습니다.
먼저, Google Play에서는 헬스/의료 카테고리 앱은 사업자(법인) 등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작게 법인을 만들어서 올려야 했습니다. Apple은 아예 ICR, ISF, 인슐린 추천량을 의료기기로 간주해 통과가 안 됐습니다. 여기서 첫 번째 멘붕. 나름 환자로서 의사와의 컨설팅, 논문 찾기 등을 했기에 Apple과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으나, 그들의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저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iOS에서는 그 기능을 뺐습니다. 인슐린량, 인슐린 저항성 개인화를 빼고 대충 이 정도 혈당이 올라갈 테니 이런 음식은 빼고 먹어라 정도로 기능 축소된 거로 출시부터 했습니다. 그게 올해 3월입니다. Google은 Apple처럼 사람이 직접 리뷰 안 하고 대신 2주간의 일정 기간 베타 테스터들이 참여한 것을 요구했습니다. 뭐 나름 자기네들의 룰이니 따르기로 했습니다. 대신 기능은 많이 안 빼도 됐습니다. 그래서 2주 후에 3월 말에 Android를 출시했습니다.
출시 후 — 자연 유입 없음
출시하면 저 같은 사람이 잘 쓸 줄 알았습니다. 출시빨로 몇백 명이 다운 받아서 고무됐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그 이후 자연 유입이 없습니다. 4월 한 달은 버그 픽스, UX/UI 개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큰 효과는 없어 보였습니다.
ASO부터 손을 봤습니다. 별 효과 없습니다.
마케팅 시도 — 다 실패
Apple App Store에서 키워드 광고를 소규모로 테스트해 봤습니다. 제 앱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 사람을 페르소나 만들 때 타겟으로 삼았기에, 미국, 한국, 일본, 베트남어로 출시했었습니다. 베트남 키워드 단가가 싸서 그런지 베트남은 바로 효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유료 구매까지 가지 않습니다. 건강 관련 앱이 베트남어로 없고, 초기 무료 3번에 매일 무료 한 번이 나오니까 무료로 잘만 씁니다. 역시 소프트웨어 불법 카피가 70% 이상인 나라에서 판매가 일어날 리가 없습니다. 베트남만 가격을 내릴까 무료를 없애 버릴까 생각했으나, 어포더빌리티 대비 크레딧카드 보급률도 낮은데 Google/Apple은 크레딧카드만 받으니, 가격을 낮춰도 안 살 거고 필요한 분들은 계속 무료로 쓰게 두기로 했습니다. 저 같은 당뇨인일 테니까요.
Android 키워드 광고는 건강, 당뇨 분야가 너무 비쌉니다. 이미 건강 앱과 혈당기 관련 앱들로 넘쳐나서 1인 개발자가 감당할 수준이 안 됩니다.
그래서 미국 타겟으로 Reddit 당뇨방에 글을 올렸습니다. 바로 짤렸습니다. 앱 광고 금지입니다. 그래서 Reddit 광고를 써봤습니다. 당뇨 관련 서브레딧은 광고 타겟으로 고를 수 없습니다. 그래서 Keto, 다이어트 등을 대상으로 1주간 시안 바꿔가며 A/B 테스트 해봤습니다. 노출 대비 클릭률은 0.6%까지 나오니 클릭률은 좋은데 설치율은 그를 못 따라갔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중단했습니다.
한국은 네이버 카페를 찾아봤으나, 대부분 그들이 식단 교육을 하면서 수익을 만들기에 밥그릇 지키기로 포스팅도 어렵습니다.
YouTube Shorts도 만들어봤습니다. 알고리즘이 올린 나라 위주로 배포되고 미국까지 가려면 VPN 깔고 미국 아이디로 해야 됩니다. 노출이 안 됩니다. 국내도 3천 뷰에서 멈춥니다.
경쟁사 발견 — 너무 늦음
그러던 중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앱들이 비슷한 시점에 나온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한국에서는 Pasta, Pillyze, 미국에서는 PlateLens, 그 외 해외 앱들이 Instagram 등에 광고가 나옵니다. 기획할 때는 없던 앱인데 말입니다. 일단 외국 것들 설치해봤습니다. 첫 페이지에 무료라고 크레딧카드 필요 없다 나옵니다. 설치 후 20분간 제 개인정보를 다 물어보더니, 실제로는 한 번도 사진 못 찍어보고 결제하라고 나옵니다. 무료 뻥입니다. 정확도도 검증 안됩니다. 그리고 AI 코치라면서 계속 알람 옵니다. 개인정보들 입력 안 하고 바로 설치하면 필요한 확인만 할 수 있는 제 앱과는 확실히 비교됩니다. 분명 니치는 있습니다. 다만 노출이 안 될 뿐입니다.
한국에는 Pasta, Pillyze. 하나는 카카오에서 만든 거 주로 연속혈당기를 판매하고 전반적인 헬스를 타겟으로 합니다. 개인정보 역시 10분 이상 넣어야 됩니다. 무겁습니다. GI를 찾아주진 못합니다. 하지만 대기업이 들어오는 시장이고 언젠가는 GI, GL 넣겠죠. 지금은 정확도도 낮아 보이는데, 그건 시간 문제입니다. 돈으로 들어오니까요. Pillyze는 운동 관련 통합 앱으로 시작해서 이제 식단 분석도 넣겠다는데 비타민 팔고 이런 데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 같습니다. 시안을 보니 카카오와 같은 분석 엔진이 붙는 것 같습니다. 차별점은 충분히 존재하나 제가 대기업을 이길 순 없습니다. 시간과 돈을 제가 이길 수 없습니다.
결론 — 시간 + 돈 더 안 쓰기로
여기서 제가 유저를 늘리려고 광고에 돈을 더 태우는 건 의미 없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이미 구매한 분들도 계시기에 서비스를 굳이 시간 들여서 접을 필요 또한 없습니다. 저도 계속 써야 되니까요. 지금으로서는 충분히 가치는 있으나, 더 시간과 돈을 투자할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지금 규모에서 획기적으로 늘지 않으면 API 비용도 무시할 만합니다.
이제 Upwork이나 크몽에서 일감 찾아보고 있습니다. 앱 개발 출시는 실패라고 정의하는 Postmortem을 하면서, 밥벌이는 해야 하니까요.
배운 점
- 본인 페인 = 시장 페인 가정 위험. 인터뷰부터 했어야 함.
- 기획 시점에 경쟁사 분석 부족. 1인 개발 중 대기업이 같은 시장 진입 가능.
- 유료 광고 ROI 안 됨 (LTV < CAC). 1인 개발자가 ASA/Android/Reddit 광고 태우는 건 거의 자살.
- Apple 의료기기 분류 = 최악의 경우 가정해서 기획 필요. 의료/헬스 앱은 출시 자체가 산.
- 베트남 같은 저ARPU 시장 = 노출은 쉬워도 결제 안 됨. 페르소나 매칭 ≠ 결제 매칭.
- AI 시대에 1인 개발 진입장벽은 낮아졌지만, 차별화 + 마케팅은 여전히 어려움.
- "본인 페인 풀려고 만들었다"는 동기는 좋은 출발이지만, 비즈니스로 가려면 추가 검증 필수.
링크
혹시나 앱 한 번 써보고 비판해주실 분 있다면 GlucoFresh로 찾아봐도 되고, 찾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스토어 링크는 남깁니다.
iOS: https://apps.apple.com/app/glucofresh-ai-food-scanner/id6745016522
Android: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nklee.glucofresh
마케팅 연락 종종 옵니다, 특히 인도에서. 어차피 직접 광고비 부담하는 거 이상으로 부를테고, 아니면 봇으로 클릭수 올리는 정도일 텐데 굳이 할 필요 없겠더라고요. 그렇게 잘하는 마케팅이면 저한테까지 영업할까 싶었습니다. 같이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법인내고, 애플 리젝 대응하실때 엄청 괴로우셨을텐데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