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클리앙 비밀번호 초기화가 된 후로 본인인증 문제로 한동안 못들어왔어서 근황을 전할길이 없었습니다.
물론 네이버 모 카페에 계신 분들이라면 보셨을 수도 있겠지만요.
원래는 11월 초중순쯤 캐나다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딸아이 친구 가족과 함께 두가족이서 차량으로 미국/캐나다 국경을 넘어서
나이아가라에서 1박, 토론토에서 1박을 하기로 계획을 세우고호텔까지 전부 예약을 해 두었죠.
그런데 여행을 앞두고 갑자기 한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당장 한국에 가야하는 정말 안좋은 소식이었어요. (결과적으로는 제가 한국에 다녀오고 다행히 이후에 일이 잘 해결이 되어서 지금은
헤프닝정도로 넘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11월 5일 토요일 저녁이었고 부랴부랴 한국행 항공권을 검색해봅니다. 하지만 당연히 직항 티켓은 없었고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찾은 1스탑 티켓이 바로 다음날인 11월 6일 오전에 출발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아쉬운대로 결제를 했고 항공기 티켓을 그것도 경유 포함 거의 20시간이나 되는 티켓을 출발하기 불과 몇시간전에 구입을 했습니다.
제가 구입한 티켓은 왕편 JFK-ATL-ICN, 복편 ICN-ATL-JFK 였습니다. 왕복편 모두 ATL을 경유해야 하는 티켓이었습니다.
뉴욕에서 바로 서울로가도 먼데 굳이 비행기를 타고 대한항공의 가장 최 장거리 취항지인 ATL까지 가서 한국을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갑작스레 다음날 새벽 공항으로 출발해야하는 상황이라 급하게 짐을 챙기고 그날 밤 수면을 포기했습니다. 하필 그날이 섬머타임이 끝나는
날이라 밤이 한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평소같으면 1시간 더 잘수 있다고 좋아했겠지만 그날은 참 힘들더라구요.
어찌어찌 밤을 새고 우버를 타고 JFK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캐리어 하나 있던걸 부치고 탑승구로 가니 DELTA B767-300ER이 기다리고 있네요.
그것도 무려 31살된 B767이었습니다.
B767기종은 한번도 탑승해본적이 없어서 안좋은 일로 한국에 가는 것임에도 살짝은 신이 나더라구요. 항덕은 어쩔수가 없는가봅니다.
그렇게 두시간이 채 안되는 비행으로 ATL에 도착을 했습니다.
ATL은 처음이었고 환승시간이 촉박했기에 공항직원한테 물어물어 대한항공 환승하는 곳 까지 달려갔습니다. (달려다가 계단에서 넘어질 뻔한건 비밀입니다.)
다행히(?) 그날 출발 하는 대한항공 KE036편은 약 1시간정도 지연이 되어서 여유있게 게이트에서 비행기 구경도 하면서 탑승 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탑승했던 대한항공 B747-8i HL7642 입니다. 코로나 이후로 JFK노선에서 빠져 섭섭했는데 여기서 다시 타게 되네요.
맞은편 게이트에는 ICN-ATL 구간에 탑승하게 될 델타항공의 A350-900이 서있더라구요. 신형이라 콧수염 면도를 깔끔하게 했더라구요.
JFK-ICN 은 전좌석 매진이 무색할 정도로 KE036편은 빈자리가 꽤 많았습니다. 일행을 제외하고 거의 한자리씩 건너서 좌석배치가 되었더라구요. 덕분에 편하게 왔습니다.
인천에 도착하니 옆에 A380이 서있네요. 3년전 ICN-JFK 탔던 녀석인데 이렇게 또 만나는군요. ㅎㅎ
그렇게 한국에 도착을 했고 다음날 얼떨결에 부산까지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부산에서 묶었던 호텔입니다. 부산은 처음 가봤는데 당시엔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던지라 부산에 왔다는 감상에 젖어있을 겨를이 없었네요.
이제와서 편한 마음으로 돌이켜보니 다음에 다시 제대로 여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다음에 온가족 모두 한국에 가면 제주도도 가야되고 일정을 충분히 길게잡고 가야겠습니다.
아무튼 5일간의 정말 짧은 일정을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ICN-ATL에 탑승한 항공기는 델타항공의 A350-900입니다. 그날 비가 상당히 많이 왔었는데 일본 영토를 통과할때까지 기체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A350-900도 처음 타봤는데 일단 창문이 커서 너무 좋았고 델타항공만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해드레스트가 상하로 조절이 가능해서 이코노미임에도 상당히 편하게 왔습니다. 다만 카본동체라서 기내 압력이나 습도가 다른 기종에 비해 더 높아 쾌적하다고 하는데 전 잘 모르겠더라구요.
대한항공 HL7461네임택도 꺼내서 창밖을 구경시켜줍니다. 한국과 미국을 수없이 오고갔을 녀석인데 이렇게 또 태평양을 건너네요.
그리고 ATL에 도착해서 환승을 해야하는데 인천에서 타고온 항공기가 지연되어서 결국 환승편을 놓쳤습니다.
그런데 지연이 아니었더라도 1시간 30분 환승은 애초에 불가능해보이더라구요.
수하물을 찾아서 바로 델타 카운터로 가서 다음편으로 다시 발권하고 수하물태그도 교체해서 부쳤습니다.
이번 여정에서 마지막으로 탑승했던 델타 B737-800입니다.
한자리만 빼고 만석이었는데 그 빈자리가 바로 제 옆자리였더라구요. ㅎㅎㅎ
이륙하면서 한가지 재미있는 일을 겪었는데 항공기가 활주로에 진입해서 엔진 출력을 올리고 잠깐 가속하다가 급제동을 해서 활주로를 빠져
나간다음에 유도로로 다시 활주로 끝가지 가서 활주로 재 진입후에 이륙을 했습니다.
순간 게이트로 돌아가는 줄 알고 엄청 긴장했었네요. 사실 한국 가기전날 밤을 새운 이후로 일주일동안 제대로 잠을 잔 적이 없었거든요.
빨리 집에가서 쉬고싶은 마음이었는데 다행히 다시 활주로로 들어가서 이륙을 했습니다.
이상 저의 한국 방문기 및 탑승기였습니다. 지금까지 항상 직항만 이용하고 환승은 해본적이 없었는데 환승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참 캐나다 여행은 와이프와 딸한테 제가 없더라도 다녀오라고 했는데 (어짜피 같이 가는 가족이 있어서) 딸아이가 다음에 아빠랑 다같이 가겠다고 해서 취소했다네요. 결국 호텔비는 고대로 날렸습니다. ㅠㅠ
그나저나 한국 또 가고 싶네요. ㅎㅎㅎ
고생 많으셨습니다.
A350을 보면서 이젠 A350과 B787이 하늘길을 주도하는 시대가 되려나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저도 오래전에 JAL 타고 인천에서 오사카로 출발하려다가 활주로에서 갑자기 제동해 빠지더니 다시 활주로로 나와서 이륙을 했던 게 생각났네요.
* 다시 생각해보니... B787보다는 B777X가 주도하겠군요.
촉박했지만 비행기를 4번이나 타서 즐거웠습니다. 처음 타본 기종도 2개나 되구요. 777, 787도 얼른 타보고 싶네요.
근데, 19년도 미니애폴리스에서 환승할 때는 다른 여행사에서 2시간인데 발권 해주더라구요...
환승 비행기가 마지막이라 환승 못 하면, 자야 되고... 일정이 꼬이기 때문에...
비행기 평균 딜레이 시간, 동시간대 국제선 도착 일정, 게이트 혼잡도 등을 고려해서
발권했는데, 비행기가 더 일찍 도착해서... 시골이라 널널해서... 문제가 없었더랬죠.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코로나 격리나 증명서가 없어졌을 때라서...
제가 영주권자라 입국심사할때 시민권 라인에 섰음에도 입국심사만 한시간 가까이 걸리는걸 보고 지연이고뭐고 애초에 불가능한것임을 깨닳았습니다.
묵었던 -> stay
눈에 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