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메탈카드 너무 가지고 싶었는데, 오랜 기간 동안 눈치만 보다가 이번에 발급받아보니, 오랜기간 동안 기다려와서 그런지 이 단단함이 참 마음에 듭니다. 손에 들었을 때, 플라스틱 카드와는 확연히 다른 그 무게감이 좋습니다. 펜도 조금 무게가 있어야 그 고급감이 느겨지는 것처럼요.

카드 디자인이 예쁜데, 그러니까 더 사람들한테 보여주게 됩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카드를 친구나 주위 사람들한테 "나 카드 발급 받았다 이쁘지?" 라고 하면서 보여주기에는 무엇인가 좀 민망합니다. 

카드는 어디선가 돈을 "쓸 때" 샥 꺼내서 결제하면서 보여져야 "올바른 보여짐"인데, 이게 어찌되었든 간에 돈을 더 쓰게 만듭니다. 괜히 친구들이랑 밥 먹을 때 한번 보여주려고 밥 한번 사게 되고(비이성적 행태 1), 괜히 오프라인 매장 가서 한번 더 결제하려고 하고(비이성적 행태 2), 보통 카드사들이 주는 혜택 채우려면 "실적"을 채워야 하는데, 나의 소비는 실상 나의 돈을 "깎아 먹는 행위"임에도, 이 "나의 자산을 깎아 먹는 행위"를 "실적"을 채우는 행위로 기가막히게 치환(비이성적 행태 3)을 시켜버립니다. 지금 이벤트도 3개월 동안 누적 100만원 써야 10만원 준다는데, 원래 내가 소비하려던 것으로 3개월 동안 천천히 백만원을 채워도 됨에도 불구하고,실제로는 발급 받은지 2주?도 안되서 벌써 백만원을 써버렸습니다. 요즘 이런 프리미엄 카드들의 혜택이 줄어서 이걸 발급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감성적인 면을 중요시하고 좋아하는 T가 아닌 F일 가능성이 큽니다(본인 극 F) 

지금 이벤트 기간 동안에는 그래도 혜택이 조금은 있어서 발급이 괜찮아 보이지만, 저와 같은 과소비 테크를 타지 않으셨으면 해서 사족을 좀 길게 달았습니다. 

다시 카드 디자인으로 돌아와서,

카드 배송원 분이 말씀하십니다. 

"아 이것만 너무 무거웠어~"

그럴만도 한게, 보통 우편봉투에 들어있는 카드가 아니라, 그냥 이렇게 무슨 소포가 하나 옵니다. 

다른 카드를 받으시는 분들 사이에서 이 카드가 우선 부피와 무게 그리고 색깔로 존재감을 뿜뿜 내비칩니다.. 

열어보니, 이런 책이 들어있습니다. 

Welcome to the Red

(많이 많이 써줘~)

이런 그냥 예쁜 책입니다. 굳이 읽어보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레드의 철학을 담은 책일텐데, 이 철학을 알게 되면 나는 더 과소비

메탈카드를 신청하면, 일반 플라스틱 카드와 메탈 카드 2개를 보내줍니다. 두개의 카드번호는 다르더라구요. 아래는 플라스틱 카드입니다. 

책 속에 요렇게 들어가 있습니다. 

메탈카드는 요렇게 들어가 있구요. 

항상 이런 제품은 처음 집었을 때 느낌이 가장 좋습니다. 

뒷면은 이렇게 블랙이고 플라스틱 재질입니다. 

며칠 써보니, 교통카드가 아주 잘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뻐서 꿋꿋이 이걸로 버스탈 때 태그합니다.

위에 적은 것처럼, 합리적인 소비를 막는 괴물 같은 녀석이고, 1년 쓰면 질리지 않을까 싶어 1년 쓰고 해지예정입니다. 내년에도 30만원 연회비를 내고 20만원 어치 바우처를 받을 순 없죠(T로 변신)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탈카드가 궁금하셨던 분은 이번에 한번 발급받으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