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간 부산 여행 하면서 음식점들 정리 해 봤습니다.
사진 위주로 번호는 방문순서입니다.
1. 자갈치역 백화양곱창
유명 외식업 대표가 방송을 통해 소개를 한 탓에 더 유명해진 집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방문했을 때 친절하게 잘 해 주시기도 했고
무엇보다 서울에서 먹는 양곱창이랑은 다른 느낌으로 맛있어서 올해도 또 방문했어요.
이 곳의 특징이라면 신림동 순대타운처럼 한 가게인줄 알고 들어가 보면
1호점, 2호점... 이렇게 번호가 달려서 따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메뉴랑 가격은 다 똑같습니다.
예전에는 손님이 들어가면 각 사장님들이 서로 자기 쪽으로 오라고 그래서 좀 겁나기도 했었는데
올해는 호객이 없어지고 "안내"라는 완장을 찬 분이 손님이 들어가면 순번대로 안내를 해 주십니다.
근데 저 처럼 가는 곳이 있으면 거기로 가면 됩니다.
소금, 양념 순으로 먹고 마지막에는 꼭 우동면을 볶아줘야 합니다.
단, 주말에는 1인 손님은 안 받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2. 영도 포장마차촌
부산에는 유명한 포장마차촌이 몇 개가 있습니다.
그 중에 한 곳이 영도 부둣가에 위치한 포장마차촌입니다.
특징은 주문을 하면 과일이 기본안주로 나옵니다.
가격도 딱히 저렴하지도 않고 이래저래 안 좋은 이야기들이 더 많고
관광객들 상대로 장사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기웃거리다가 한 자리 차지했는데
목요일 저녁 부산 사람들이 더 많았고
부산 아저씨들 특유의 서글서글함으로
특이한 행색을 하고 혼자 소주를 때려 마시고 있는 저에게 말도 걸어주시고
닭꼬치도 나눠 주시고 나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바닷가 가까이에서 가볍게 소주 한 잔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곳도 바쁜시간에는 1인 손님은 받지 않습니다.
3. 부산역 신발원
이미 군만두로 유명한 집이에요.
이렇게 유명한 집들은 대기가 너무 많은데 그러면 저는 또 안 가거든요.
여기는 부산역 근처라 더 여행객이 몰리기도 하죠.
근데 최근 부산 식당들이 웨이팅앱을 도입을 많이 해서 대기가 수월하더라고요.
도착즈음 앱으로 대기를 걸고 한 10분 기다려서 들어갔는데
문제는 음식이 나오기 까지 2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만두 보다는 콩국을 먹어 보고 싶어서 갔고요.
저는 차가운 건 줄 알았는데 따듯한 콩국에 달지 않은 꽈배기를 찍어 먹는 맛입니다.
일부러 찾아가서 오래 기다렸으면 느낌이 달랐을 수도 있는데
만두도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만두는 포장도 많이 하는데
1시간 내에 먹을 경우에는 따뜻한 걸로 그 이후에는 식은 걸 주는데
이게 또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기다려야 합니다.
4.가온밀면 해운대점
저는 경상도 출신이라 냉면 보다는 밀면을 좋아하는데요.
요새는 게다가 평양냉면이 유행이라
좀 더 진한맛이 나는 밀면은 진짜 서울에서 먹기 힘든 음식이 되어 버렸죠.
그래서 부산에 오면 밀면은 왕창 먹고 간답니다.
부산에 오면 관성적으로 가는 밀면가게가 있지만
이번에는 가는 길에 가온밀면이 있어서 들어갔어요.
물밀면과 비빔밀면 중간인 "촉촉한비빔면"이 궁금해져서요.
보통은 물밀면을 시키고 비빔이 특별히 맛있다고 하는 곳만 비빔을 시키는데
이 촉촉한비빔면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 곳이 좋은 점이 여행자 만두라고 만두를 반판도 팔고
여행자용 밀면이라고해서 밀면에 비빔면 작은 거 / 비빔면에 밀면 작은 거 이런 식으로도 팔더라고요.
다음 날은 밀면에 비빔면 작은 걸 시켰는데 양이 엄청 많더라고요.
물밀면을 배부르게 먹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역시 비빔면은 좀 별로였습니다.
5. 퍼지네이블 광안리점/해운대점
부산 해운대 가면 제가 꼭 들리는 펍인데요.
이 곳이 자기네들 말로는 해운대에 거의 처음으로 생긴 펍이래요.
바닷가에 가까에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많이 와서
혼자 가기 편한 곳이에요.
멕시칸 컨셉의 펍으로 타코를 비롯한 멕시칸 요리들이 있고요.
코로나리타나, 모히토 등등 여름에 어울리는 칵테일이 많습니다.
저는 보통 데낄라를 많이 마시고요.
요새는 위스키에도 취미가 붙어서 위스키도 마십니다.
해운대만 다니다가 광안리에 갔더니 같은 가게가 있더라고요.
광안리는 해운대와 다르게 바다를 보면서 한 잔할 수 있어서
해운대와는 차별점이 있더라고요.
주말 밤에는 클럽처럼 춤도 추고 다트도 하고 칵테일 쇼도 해서
시끌벅적할 수도 있습니다.
6. 해운대 파복스
최근에 위스키에 취미가 생겨서 여행가면 괜찮은 위스키 파는 곳이 있다고 하면 가 보거든요.
파라다이스호텔 로비에서 위스키 한 잔 시켰다가
풀무원 얼음에 탄산수도 타 마시라고 따로 주는 거 보고 실망해 검색을 통해 찾은 집입니다.
바닷가쪽 건물에 가게가 위치 했음에도
출입문도 숨겨 놓은 비밀스러운 컨셉으로 만들어 놓았는데요.
바다는 보이지 않지만 벽 한 쪽을 가득채우고 있는 분위기가 멋져요.
혼자 방문하기에 좋은 바 자리가 넓게 있어서도 좋고요.
소파 좌석도 넓게 있습니다.
위스키 보다는 보통은 커플들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칵테일 마시면서 이야기하려고 많이 오시는 것 같고요.
그런 만큼 과일안주부터 식사메뉴와 초콜릿 같은 디저트 메뉴도 있습니다.
부산에서 제일 다양한 위스키를 보유하고 있다던데
요새 위스키 수급이 쉽지 않아 여기도 먹던게 없긴 하더라고요.
7. 해운대 일식당 사까에
부산에 왔으니 맛있는 회도 맘껏 먹고 싶어서
흰 종이 깔리는 초장집에 가고 싶지만 혼자는 그럴 수가 없어서
큰 맘 먹고 호텔 스시 오마카세를 먹습니다.
작년에 방문 했을 때 음식도 좋고 무엇보다 서비스가 좋았거든요.
그래서 올해도 제 방문을 했습니다.
가격이 좀 올랐지만 식전주도 제공되고 구성이 훨씬 좋아졌더라고요.
다만, 여기에 기분 낸다고 술이라도 한 병 시키면 방값 보다 식사비가 더 나오는....
특별한 이벤트로 여행 오셨을 때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8. 해운대원조할매국밥
경상도식 소고기국밥이에요.
경상도출신인 저는 흔하게 먹는 음식인데
타 지방 사람들에게는 설명하기가 좀 애매하죠.
보기에는 비슷하지만 육개장이랑은 전혀 다른 음식이고요.
일단 기름지지 않고 시원하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아침식사 먹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해장에도 좋죠.
이 집은 버스터미널에 위치하고 있어서인지 주문한지 1분도 안돼서 국밥이 나오더라고요.
국밥 한 그릇 뚝딱하고 요구르트 하나 따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모든 국밥메뉴는 기본적으로 밥이 말아져 있고 싫으시면 따로국밥 시키셔야 합니다.
9. 해운대옛날팥빙수단팥죽
부산 어디 시장에는 팥빙수 골목이 있을 정도로 부산은 부산스타일의 팥빙수가 있는데요.
해운대에도 팥빙수랑 단팥죽으로 이름난 곳이 있어서 디저트 먹으려고 들렀어요.
주문을 하면 그릇에 우유를 조금 붓고 일반얼음을 갈아서 수북히 쌓아 올립니다.
거기에 팥을 국자로 듬뿍 올리고 아마도 복숭아통조림을 잘게 썬 것으로 마무리 하는데요.
요새 대세인 우유얼음이 아닌데도 과하지 않은 단맛이 좋더라고요.
최근 불가피하게 가격인상을 했다는 안내문이 붙었음에도 단돈 4천원에 혼자 먹기 딱 적당한 팥빙수라
빙수는 원래 혼자 먹는 음식이었는데... 싶은 사람에게는 너무 좋은 곳이었어요.
10. 해운대 황금 조개구이 횟집 해물탕 곰장어
여기는 혼자 간 곳은 아니고요. 저 보러 온 친구가 조개구이 먹으러 가자고 해서 갔습니다.
해운대나 광안리를 오면 바닷가가 보이는 곳에서 조개구이를 비롯 회랑 탕, 꼼장이까지 하는 곳이 많은데요.
여기는 그리 유명한 집도 아니고 들어갔을 때는 주문도 안 받고 그래서 빈정이 상할 뻔 했지만
조개구이가 너무 신선하고 맛있더라고요.
서해에서 먹었던 조개구이들은 무제한리필이라고 하면서 줘도 약간 비린 끝맛에 빨리 질리는데, 여기는 가리비 단일구성으로 비린맛 없이 좋았습니다.
키조개는 처음 손질해 주시는데 같이 나오는 치즈, 초장, 옥수수를 얹혀서 마지막게 먹습니다.
해물라면 역시도 비리지 않고 얼큰하니 맛있었습니다.
11. 해운대 거대갈비
이 곳도 친구가 점심으로 사준 곳인데요.
해운대에는 최근 유명 연예인 친척이 하는 곳으로 알려져 더 유명해진 암소갈비집이 있지요.
거기는 식당이라기 보다는 관광지 느낌이라면 이 곳은 거기 사람 많을 때 오거나 하는 현지인들이 찾는 곳이라고 하네요.
일단 그 집 보다 좋았던 것은
생고기/양념갈비 1인분과 평양냉면/된장찌개로 구성된 점심메뉴가 있다는 점이었고요.
그 집은 가게가 넓은데 손님들도 왔다갔다 일하시는 분들도 왔다갔다 하느라 정신 없는데 여기는 테이블마다 전담 직원분이 고기를 구워주십니다.
그래서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저희는 생갈비 점심세트에다가 친구가 온 김에 다 먹어봐으ㅑ 한다고 고기만 양념을 추가 했고요.
저는 생고기가 훨씬 더 맛있었는데 친구는 양념이 맛있데요.
평양냉면도 무던한 수준이었는데 이 곳은 곰탕도 맛있다고 하네요.
이렇게 올해 부산 여행 호텔 부터 식당까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5박 6일이 꿈처럼 지나간 것 같았는데
이렇게 정리 해 보니 할 이야기가 많네요.
혹자들은 저더러
"참~~~혼자서도 잘 다닌다."라고 하며
막연히 일상을 잠시 떠난 여행을 상상으로만 그칩니다.
근데 제가요.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혼자라고 망설이기에는 세상에는 좋은게 너무 많고 그렇게 놓쳐 버리는 일들에 대해 아쉬움이 더 크게 남아서 용기를 좀 더 낼 뿐입니다.
그리고 혼자서 어디 좋은데를 가면 저 역시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 여기는 누가 좋아할 것 같아.... 하고 다음에는 누구와~라는 미래의 추억을 저금해 놓는 거라고나 할까요.
혼자서도 좋고 그 다음에 같이면 더 좋은 것이 여행인 것 같아요.
이상 일상도 여행처럼 살고픈 쉭한도시남자의 5박 6일간의 여행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겨서 감사합니다.
사진이랑 글 정리는 끝나고 다음은 영상편집인데 혹시 완성하면 보여드릴게요.
막판의 팥빙수와 갈비가 더 맛나 보이내요 ㅎㅎ
잘 보았습니다.
실은 저도 원래 금요일 출발이었는데
주말에는 혼자 손님은 안 받는다는 말이 걸려서
목요일 일정 취소 되자 30분 만에 짐 싸서 나왔어요.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요.
밀면은 서울에 진짜 맛집이 없습니다. 하는 곳도 거의 없고, 한다 해도 국밥집에서 곁다리로 파는 정도이고요. 그나마 괜찮아보이는 곳들 찾아가봤지만 실망스러웠습니다. 유사냉면이에요. 수도권으로 범주를 넓혀보자면 안양의 "가야밀면"이 맛있습니다. 밀면은 당연히 물밀면이죠. 비빔 잘 하는 집은 잘 없기도 하거니와 대체제가 너무 많네요. 가야밀면의 물밀면은 정말 눈물나게 맛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음식으로 고생할 적에 가야밀면 사진 보면서 눈물을 뚝.. 뚝... ㅜㅜ 서울 토박이이지만 가야밀면은 정말 맛있습니다.
신발원은 최근에 옆에 지나가면서 놀랬네요. 유명은 했지만 차이나타운 원래 유명했던 집들에 비하면 정말 소소한 맛집이였는데 확장해서 엄청 커져서 정말 제가 안간지 오래됨을 체감했었네요. 예전엔 테이블 2-3개라서 주로 만두포장하고 공갈이나 계란빵? 빵구입했던 기억이 아직 나는데 지금은 어쩜 지금 차이나타운에서 제일 부산외 지역에서 유명한 집이 아닐까라며..
사진도 좋고 글도 잘 읽었습니다. 영상도 기대할게요!
이번 4월에 서면에 똑같은 시스템의 문화양곱창 갔는데 진짜 최악이어서 화났습니다.. 둘이갔었는데 앉으니까 기본 3인분이라더니 양은 부산막창보다 훨씬적은 2인분도안되보이고, 가격은 비싸기만하고 맛도 그냥 그렇고.. 빨리먹고 나가줘야한다는식이고.... 문화양곱창은 때려죽어도 가지말라고 하고싶은 곳이더라고요..
분위기가 맘에들어서 다른 양곱창도 가보고싶은데 서면처럼 사기칠 것 같아서 가기가 무섭네요 ㅠ...
2. 거대갈비는 런치세트가 가성비 좋아서 저도 해운대 숙박시 매번 갑니다! 맛도 좋아요!
저기는 어차피 소금/양념 모둠으로 나와서인지
아니면 혼자라서 그런지 얼만큼 시켜야 한다는 말은 없었고요.
여럿이 오더라도 소금-양념순으로 먹더라고요.
여기도 양곱창 골목인데
본인들 말로는 여기는 국내산만 쓴다고 하더라고요.
감사합니다!!!
별명이 뽀로롭니다 (노는게 젤 좋아서 혼자서 참 많이 싸돌아댕겼습니다)
좋은 글 사진 잘 봤습니다.
사진 잘 보았습니다.
아차차, 저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