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사업용 승용전기차는 내연기관차든 전기차든 신규등록 후 4년, 이후 2년마다 정기검사 대상입니다. 그동안 내연기관차는 여러 번 검사를 받아봤는데, 최근에 교통안전공단에서 볼트EV도 처음으로 검사 받으라고 문자가 날아오더군요. 벌써 4년 씩이나 되었구나 하는 생각과, 전기차는 검사를 어떻게 할까 하는 궁금함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평소에 가던 검사소는 예약이 빨리 차서, 조금 떨어진 목포자동차검사소에 예약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25분 걸릴 게 50분 걸렸는데, 도착하고 보니 점심시간이라고 셔터가 내려와 있었습니다. 정기검사 줄로 가서 서라고 해서 차를 세웠는데, 앞에 다른 차가 없어서 처음으로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차 끌고 종합검사만 받아본 저는 도대체 정기검사와 종합검사는 뭐가 다른가 했습니다. 알고 보니 종합검사는 정기검사에 배기가스 정밀검사가 추가된 것이더군요. 전기차는 배기가스가 안 나오니 그냥 정기검사였던 건데, 덕분에 수수료가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5만4천 원 낼 걸 2만3천 원만 내다니.
차를 입고시키고 지켜보니까 관능검사부터 하던데, 처음에는 일반 차량과 별반 차이 없게 진행되더군요. 외관 둘러보고, 안에도 들여다 보고, 후드 열어서 액체류 상태 점검하는 등등. 나중에 검사 결과 받아보니 역시나 엔진 오일 부분은 "해당 없음"으로 찍혀 나왔습니다. 감속기는 그래도 확인하나 했는데 변속기 오일 항목에 "해당 없음"으로 되어 있어서 따로 확인을 안 한 듯 합니다.
여기서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나 했는데 충전구를 열고 장비로 뭔가 찍어보더군요. 절연저항 측정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누설전류나 단자 상태 같은 걸 확인하던 절차였죠. 재작년에 개정된 법령에 따르면 충전구 말고도 모터와 배터리도 같은 검사를 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건 했는지 명확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OBD-II 포트를 썼나 하고 검사 결과를 살펴봤더니 자가진단센서는 진단 불가로 나오더군요. 배터리 정보가 분명 여기로 출력되는데, 표준화가 안 되어 있어서 검사를 못한 것이 아닌가 추정되었습니다. 전기차 전용 검사는 아직까지 비교적 형식적인 게 아닌가 의심이 됩니다.
이후에 진행된 검사는 기계적인 측정이라 익숙한 모습이었습니다. 다이나모미터로 바퀴 굴리면서 확인하는 것을 먼저 했는데, 조향 성능과 제동 성능 모두 매우 좋은 상태로 나왔습니다. 현재 10만km 넘게 탔고, 타이어를 8만에 갈기는 했지만 따로 휠 얼라인먼트를 손보지 않았는데 멀쩡한 걸 보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참, 브레이크 패드는 예상 대로 별로 마모가 안 된 걸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내연기관차는 4~6만 킬로 정도에 교체하는 편이라는데, 제 차에 달린 건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폐차 때까지 그대로 써도 이상하지 않아 보입니다. 회생제동으로 제동의 99%를 해결한 결과죠.
마지막으로 전조등 검사를 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검사 장비가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밝기와 정렬상태를 측정합니다. 오른쪽 전조등이 약간 높은 방향으로 비추고 있다고 해서 현장에서 조치되더군요. 9만km에 무상 교환을 받았는데 그 때 설치가 덜 꼼꼼했나 봅니다.
이렇게 모든 검사를 마치고 나니 20분이 약간 안 걸렸습니다. 딱히 내연기관차와 걸리는 시간이 큰 차이는 없었네요. 검사 결과는 무난하게 "적합"으로 나왔고 2년 후 다시 검사하는 걸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뭔가 좀 다르면서도 생각보다 다르지 않아서 약간 실망스러운 정기검사 체험이었습니다.
진행 과정을 영상으로 감상하고 싶으신 분은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참고로 앞바퀴 미끄러짐량은 다이나모에서 측정하는 게 아니라 다이나모 전에 네모난 철판 있는곳에서 측정합니다.
아무래도 배출가스가 없다보니 간소하군요.
14만까지 타는데 절반도 안되게 닳았던 차를 사고로 폐차했지요..
전기차 라면 폐차때까지 교환 안하는게 가능 할 듯합니다
회생제동 세기를 얼마나 세게 했냐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그 사이 타이어는 세번 째 갈 시점이 왔네요
V면 가족용으로 큰 프리우스잖아요. 그런데 타이어 세 번 갈 동안, 브레이크 패드는 겨우 20% 이하로 썼다구요?
대단하네요.. 이정도면, 브레이크 패드 + 로터 둘다 평생 가겠는데요? 부럽습니다. 저는 2년마다 브레이크 패드 가느라 돈이 나가는데요..
그런데, 회생제동과 타이어의 관계는 어떤가요?
일반 순수 휘발유차 비교해서, 어차피 브레이크 패드가 하는 일을 회생제동이 하는거니 타이어 마모는 비슷할까요? 아니면 뭔가 타이어도 절약이 될까요?
회생제동 쓰는만큼 패드와 로터는 물리적으로 아낄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브레이크 패드는 타이어와 직접 연결된 휠에 있고,
회생제동은 엔진 쪽에 있으니 뭔가 차이점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제가 더 생각하기에는 기계적 지식이 짧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따로 없나요?
전기차라서가 아니라 그냥 정기검사 수수료인듯합니다.
배기가스검사는 정기검사에도있구요 종합검사에는 부하검사로 하죠.
제가 잘못이해를 했는지 웨슬리님차가 4년차인걸로 생각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