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생일이어서 셀프 선물로 뭘 사볼까 고민하다가 요즘 음감에 다시 푹 빠져서 DAP를 사보기로 했습니다.
편의성과 음질을 적절히 타협한다면 이미 쓰고 있는 Fiio BTR5 정도면 충분하긴 한데요, 가끔 듣다보면 이녀석으로 제 이어폰의 해상력이나 음색을 제대로 못 뽑아내 주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너무 고가 DAP는 좀 그렇고 적당히 쓸만한 녀석이 있나 찾아봤는데, 마침 작년 말에 코원에서 플레뉴 신형이 나왔더군요.
게다가 마침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중고로 신품급 매물이 올라왔길래 퇴근길에 냉큼 집어왔습니다.
플레뉴 R2의 간단한 스펙은 아래와 같습니다.
DAC : 시러스로직 CS43131 듀얼
화면 : 3.7인치 AMOLED (800*480)
네이티브 32bit DSD 출력
블루투스 3.0 지원 : APTX 코덱 지원
USB-C 포트, USB DAC 지원 (24bit 96Khz), PC와 스마트기기 DAC 출력 가능
마이크로 SD 슬롯 지원
2.5 밸런스 출력 지원
무게 154g
플레뉴 라인업은 이번이 세 번째 구매인데요, 패키지는 기존 제품들과 큰 차이 없이 깔끔합니다.
좌측에 은색 띠를 두른 박스가 플레뉴 R2 본체, 우측은 사은품으로 제공된 가죽 케이스 박스 입니다.
구성품은 어차피 본체와 USB 케이블, 퀵 가이드 정도라 패스하겠습니다.
(실은 찍는 걸 깜박했....ㅠ)
플레뉴 R 시리즈는 이번 제품이 2세대 인데요, 1세대의 경우 본체가 은색이었습니다.
2세대인 R2의 경우 본체가 검은색으로 바뀌었다는 점 외에는 디자인적으로 큰 변화는 없습니다.
대신 색상 변경만으로도 기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달라보이네요.
출력단자와 USB 단자는 모두 하단에 모여 있습니다.
전면 기준 좌측은 마이크로 SD 슬롯, 하단에는 좌측부터 3.5 이어폰 단자, 2.5 밸런스 단자, USB-C 포트가 있습니다.
R2의 경우 플레뉴 라인업 중 최초로 USB-C 포트를 지원합니다.
덕분에 전송 속도도 살짝이나마 빨라진 편이네요. 제가 현재 보유한 휴대기기는 저의 대부분 C포트라 별도로 추가 케이블을 챙기지 않아도 되서 편했습니다.
기기 우측면에는 볼륨조절, 재생 및 정지 버튼, 앞, 뒤로 감기 버튼이 있습니다.
버튼은 다른 플레뉴 제품군과 거의 동일하네요.
상단에는 전원버튼이 있고, 전원버튼 주변으로 라인이 파여있는데, R2와 R1의 거의 유일한 외관적 차이점 입니다.
1세대는 그냥 평평했는데, R2는 디자인적 요소가 추가됐네요.
후면부는 무광 우레탄 느낌의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습니다.
R시리즈는 플레뉴 전 제품군 중 유일하게 블루투스를 지원해서 뒷면이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습니다.
케이스를 씌우면 대충 이런 모습 입니다.
-아래의 감상은 모두 BTR5의 유선 DAC 모드 상태를 기준으로 합니다.
대략 1주일 정도 써봤는데요, 일단 당연한 얘기지만 BTR5에 비해 출력, 해상력 모두 우수합니다.
BTR5 를 쓰면서 메이슨 V3의 저음 출력이 조금 아쉽다라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R2에서는 저음 출력이 상당히 올라갑니다.
보통 코원 DAP를 쓰시는 분들은 아무 EQ설정이 없는 Normal음장 상태를 별로 선호하진 않고 저음부나 다른 음역대를 강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저의 경우는 오히려 노멀 상태가 제일 좋았습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어느 기기를 쓰던 EQ 설정을 하지 않는데요, 특정 음역대를 강조하면 다른 음역대가 낮아지는 경우들이 많아서 해상력이 조금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보통 EQ는 없이 씁니다.
그런 면에서 R2의 경우 확실히 BTR5에 비해 한 체급 위라는 느낌이 들었네요. 노멀 상태로 저음의 울림이 BTR5 보다 확실히 명확하면서도 깔끔합니다.
-사실 가격대를 생각하면 차이가 안나는게 문제겠죠.... BTR5가 10만원 초반대이고, R2가 중고로 40만원 초반대 이니...ㅠㅠ
아무튼 R2 덕분에 메이슨 V3를 구매한 이후 처음으로 100% 만족스러운 상태로 듣고 있습니다. 메이슨 V3의 경우 고음형 튜닝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저음이 조금 아쉽긴 했는데요, R2에 물려보니 저음이 강화되며 전체적인 밸런스가 균형감 있으면서도 기존의 청량한 고음을 잃지 않고 깔끔하게 들려줍니다.
더 고가의 DAP로 간다면 메이슨의 해상력을 더욱 살려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제가 가진 예산 안에서는 R2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주네요.ㅎㅎ
보통은 이렇게 DAP를 샀다가 몇 달 지나면 기기를 여러개 들고 다니는게 불편해서 처분하곤 했는데요, 왠만하면 이녀석은 인도어 용으로라도 쓰게 갖고 있어야 될 듯 합니다.
그런 고가 리시버도 DAP으로 보완이 필요하군요.
뭔가 이어폰은 더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 폰에서 안받쳐줘서 소리가 덜 나온달까요...ㅠ
DAP도 어느정도는 받쳐 주는게 좋더군요.ㅎㅎ
거치형 DAC에 연결해서 헤드폰이나 스피커로 출력하기에도 좋습니다.^^
듣기로는 ak sa700보다 더 좋다는 얘기가 있더라구요.
가성비 좋은 제품인거 같습니다~
R2는 발열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들고 다닐때 편했습니다.ㅎㅎ
일단 측정치는 R2가 어지간한 최상위 DAP도 다 압도할 정도긴 한데.... 측정치도 중요하지만 막상 들어보면 상위 DAP는 또 소리가 달라지긴 하더군요.
그래도 중급형에서 이 가격에 이정도면 최상급의 소리를 들려주긴 합니다. 가성비는 정말 좋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