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교과서 사이의 좁은 공간에 아슬아슬하게 필기를 해야할 경우가 많았고 이 때 두각을 나타낸 볼펜이 바로 빠이롯트의 하이텍c 0.3mm였죠. 물론 어른들은 모나미 153 0.7mm 유성 볼펜 하나로 모든 걸 해결했지만요. 하이테크라고도 했던 이 볼펜은 번들거리는 종이에 컬러로 인쇄된 교과서에서 특히 발군의 성능을 보여주었죠. 비록 근본에 수성잉크 볼펜이라 필기후 손으로 쓸어 내리면 아름답게 번지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당시에는 나름 속건성. 이름 답게 내구성은 똥망이라 반에 한명씩 하이테크 장인이 있기도 했죠. 야매 자가 수리법도 만연했었고요. ㅋㅋ 저는 촉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순간접착제 한 방울 떨어트리기 신공이 아직도 생각나네요. 이 외에 손톱깍이로 살짝 집기 등이 기억납니다.
대학시절에는 노트 필기할 게 많아져서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써지는 볼펜인 유성 볼펜, 그중에서도 제트스트림으로 자연스럽게 이행을 했죠. 그 때 당시에는 이미 국산 볼펜의 상징이었던 모나미 153은 임용고시용 빽빽이용 팬으로 특수목적화되어 있었고 다쓴 모나미 153의 잉크 탱크 짤이 싸이 월드에 올라오면 그 위엄을 칭찬하기 바빴죠. 물론 볼펜 똥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았죠. 아무튼 적어도 펜덕후의 일상생활에서는 볼 일이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이기도..ㅎㅎ
그러다 아이폰 나오면서부터는 모든 펜과는 안녕~ 문서는 메모까지도 모두 전자화! ㅋㅋ 그와중에 펜 구입할 일 있으면 과거의 관성에 이끌려 미츠비시 유니, 빠이롯트, 펜텔, 제브라 펜들을 쟁여놓기 바빴고 국산품은 전투력 측정기 정도로 대충 몇 번 쓰고 남 주는 용도로 사용했죠.
그러다가 대학원 전공 때문에 현대문학, 현대사에 대해 깊이 공부할 기회가 생겼는데, 정말 충격이었죠. 일본 제국주의 파시즘이 인간성을 얼마나 망가트렸는가?, 그 잔재가 진정 청산되었닥고 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더군요. 그러면서 주위를 둘러보게 됐습니다. 내 주변의 일제는 얼마나 있는가?하는.. 덕분에 좀 일찍 클량에 요즘 자주 올라오는 이것도 일제였어?!하는 충격을 연일 겪었죠. ㅋㅋ
일단 매일 공부할 때 쓰는 필기구부터 바꿔보자해서 열심히 국산화 해봤지만 결과는 이게 과거 문방사우의 나라, 선비의 나라 맞나?하는 비애감만 남았죠. ㅎㅎ 당시 가장 첨단을 달리던 볼펜이 FX SPEED라는 FX ZETA의 전단계 모델이 이었는데, 제트스트림은 고사하고 조상인 153과고 많이 비교되는.... 적어도 153은 볼펜똥은 나올지언정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잘 써지기는 했거든요. 그런데 이 제품은 그렇지 않더군요. 디자인 빼고는 총체적 난국.
후속작인 제타에 와서 희망을 보긴 했으나 대체로 2%부족하다는 평이 많았죠. 저도 그런 느낌을 받았고요. 이러는 와중에 생업에 뛰어들므로 해서 펜덕질하고는 완전히 결별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펜은 무적권 볼펜! 그것도 판촉용으로 받은 걸로! ㅋㅋ
이렇게 까마득히 담을 쌓고 살다가 클량에서 모나미 신제품에 대해 알게 됐고 어쩌다 보니 제 손에 오늘 들려있네요. ㄷㄷ 좀 써보니 이제서야 수입산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준이 된 것 같습니다. 필기감이 다르기는 한데 이건 그냥 스타일 차이로.... 필압 적게 들어가면서 좀 카랑카랑한 맛이 나는 모나미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특히 나사산 돌아간 횟수에 맞춰 그립이 육각형 배럴에 딱 맞는 이 완벽함! 정말 놀랐어요. 국제 규격 리필심을 사용해서 유명 필기구 메이커들의 고급심을 사용해볼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인 것 같습니다. 국내 필기구 메이커들이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좋은 펜들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오늘 광화문 교보 다녀왔었는데... 국산 자체가 많지 않고(전체 1/4 정도) 자바펜은 취급 안한다고 해서 보지도 못했네요.
저는 가는게 좋아서 FX 제타가 좀 더 좋아 보이긴 했는데, 제 필기 스타일(힘 적게 들이고 부드럽게 세필하기)과 맞지 않아서 사지는 않았습니다.
아이폰 쇼크 이후에는 필기할 이유 자체가 적어졌고 그 때문인지 다들 AK47 같은 내구성을 지닌 유성 볼펜에 목숨 거는 것 같습니다. 번들거리는 유성잉크 특유의 느낌 때문에 선호하지 않았는데, 153 ID 등에 들어갔던 독일산 슈미트 리필 심은 마치 AMOLED 같은 리얼 블랙을 보여주더군요. 독궈놀로지의 위엄..
국산 세필 볼펜은 마하펜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게 없습니다. 수성 잉크라 물에 번지는 등 시그노 대비 부족한 점이 좀 있죠. 대신 생잉크라 엄청 진하고 선명하고 나옵니다.
일단 자바 스프링업 추천해 주신분이 있어서 써볼까 하는데...
이것도 주변에서 파는 곳이 없어서 온라인 주문해야 할 것 같아요.
탱크펜이라고 하는 수성 볼펜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만 하죠. 일단 잉크가 잘 안마르죠. 만년필 같은 복잡한 구조 때문에 내구성 의구심이 좀.. 쩝.
자바 중성펜에는 역류 방지 스프링이 잉크탱크에 들어 있어 흐름이 좋다고는 하는데.... 0.3mm 나노텍 초기 버전을 구입해서 써본 결과 잘 나오기는 하나 내구성이 좀 부족하지 않나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촉이 작아도 흐름이 좋기 때문에 생각보다 글자가 뭉게지거나 크게 적힙니다. 자바 펜들은 용산역에 있던 대교문고 문구코너에서 구입했는데, 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추후 조금씩 개량됐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워낙 묵직하고 선 굵기도 두꺼워서 일상적인 필기용도로 쓰는 건 무리일 것 같습니다.
저도 모나미의 프리미엄 153인 블랙&화이트 등을 사용한적이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 한성판과 유사한 디자인인데, 세부적으로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https://cafe.naver.com/yookgunun/59972
대체적으로 필기감은 볼의 구름이나 종이의 표면이 느껴질 정도로 민감한 편입니다. 잉크가 묽은지 적은 힘으로도 볼을 굴릴 수 있는 반면 부드럽다는 느낌을 받기는 좀 힘듭니다. 잉크의 점도가 낮아서인지 중성 볼펜이나 수성 볼펜 쓰는 느낌도 좀 들고요. 제트스트림은 세단 느낌이라면 FX는 스포츠가 같은 느낌입니다. 색감의 차이도 다소 있는데, 글씨를 썼을 때는 FX 쪽이 좀더 진해 보이고 점등의 기호를 그렸을 때는 제트스트림이 진해보입니다. 번들 거리는 건 둘 다 같고요.
가득채워진 잉크가 잘 닳아없어지지만 그만큼 막힘없고 시원한 글씨가 쭉쭉
예전 마하펜처럼 볼이탈도 없고(지금은 고쳐졌을지 볼빠짐때문에 안쓰게된지 꽤 오래된듯요 그래서 이후 개선된 줄은 모름)
동아 홍당무 향기나는 미피(톡기이름) 중성펜 0.5 도 조오와요오
그리고 모나미 요거 나온지도 몰랐는데 한번 써보겠읍니다 기대
같은 회사의 젤리또는 좀 고급형이라 펜이 두꺼웠고 그립감이나 필기감이 참 좋았는데, 0.4mm라 좀 아쉬웠죠. 3제로라는 제품은 극세일 것 같은 느낌과 달리 역시 0.4mm라 잉크가 줄줄 나왔죠. 마이겔은 투박한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애니겔은 잉크 흐름이 엄청 좋아서.... 빽빽이 하면 잉크 줄어드는 모습이 보여서 나름 보람찼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동아 펜을 참 많이도 썼네요. 극세 볼펜이 없어 좀 아쉬운 회사였는데, 고등학교 졸업할 때쯤 파인테크가 나오더군요.
스탠다드 팁이니 공통점이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수치상의 볼 치수 보다 실제 글자가 클 가능성이 있고요. 사용자의 필압이 강해도 잘 망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언뜻 생각나는 게 자바와 동아, 모닝글로리 등인데, 멀티펜이 생각보다 많이 출시되어 있더군요. 신제품도 보이고요. 모나미에서도 멀티펜을 출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하이텍c가 이제는 너무 오래된 모델이라 쥬스업으로 대체중인데, 0.3과 0.4만 나옵니다. 일본에서도 세필 전쟁이 끝났다고 하던데, 그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사실 중성이나 수성펜들은 특유의 잉크 번짐이 있어 볼 치수보다 좀 크게 나오죠. 그래서 요즘은 칼 같은 선 굵기를 보여주는 0.38 유성펜들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국산은 아직 0.38 모델이 다양하지 않고 안정화도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좀 아쉽습니다.
이 제품부터 본격적으로 자웅을 겨룰만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굵은펜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최적의 아이템일 것 같습니다.
금속제 국제규격 리필도 있고요. 0.3mm대 굵기만 출시하면 완전체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