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얘기다 보니 줄거리나 소재가 들어갑니다.
다만 다 알려진 실존인물에 관한 얘기라 스포랄게 있을 지....
메모수준의 사용기라 말이 짧습니다. 미리 양해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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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가 사실은 나처럼 매일매일 꼴아박으면서 사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8863
건축에 1도 조예가 없지만, 90년대부터 한국에서도 자주보이던 노출콘크리트 건물이 너무 좋았다.
그러다보니 이 안도 아저씨가 이 소재(노출 콘크리트)를 자기 시그니처처럼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문득 이런 다큐가 상영 중이라길래 보게 됨. 상영시간 73분이라 아주 가볍게 볼 수 있다!
* 장점
- 오프닝과 시퀀스 전환에 쓰인 그의 펜터치
선으로 건축물과 자연, 사람을 표현하는 그의 단순한 그림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오프닝에 나올 때는 전문가를 섭외해서 따로 그린 건가 했는데, 직접 안도 타다오가 그리는 장면을 보고는 감탄했다.
형광펜같은 걸로 지렁이처럼 그리는데, 내공이 장난 아니다. 취미로 그림을 그려보니 저 정도 경지로 슥슥 그리는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대충 알아볼 정도의 눈은 있는데.. 정말 대단하다. 뭐랄까.. 과장하면(솔직히 과장이 아니고 난 그렇게 느낌) 그 간단한 선그림에 그의 인생과 내공, 실력이 다 담겨있는 느낌이었다.
대마법사쯤 되면 간단한 마법으로 화롯불을 피워도 그 모습이 압도적인 것처럼 선으로 된 단순한 그림이지만 안도 타다오 선생정도 되니 작품이다. 그리고 저렇게 그리는 거.. 보지 않고서 그리는 건 정말 대단한 거다.
작품 구경하는 재미
- 당연하게도 다큐 내내 그의 작품들이 줄줄이 나온다. 꽤 세세하게 보여주는데 완성된 이미지 뿐만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오가고 머무는 공간으로 쓰이고 있는 모습도 나온다. 흥미롭다.
실패의 기록들
- 중간에 안도 선생의 실패한 프로젝트들을 꽤 비중있게 다룬다. 그리고 그에 대한 소회등을 직접 말하는데 이 부분이 아주 좋았다. 용비어천가는 쉽다. 지금도 공중파 어딘가에서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인 기업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방영 중일텐데, 성공한 사람의 성공한 것에 대해 말하는 건 어딘가 맥빠지는 일이다. 하지만 성공한 자의 실패는 그 느낌이 조금 다르다. 어찌보면 그 실패들이야말로 현재의 '그'의 정수일지도 모른다.
내가 별 흥미없던 오귀스트 로댕(생각하는 사람의 그 작가님)이라는 인물을 위대하게 느낀 계기가 국내에서 대규모로 열린 로댕전에 가서 그의 습작들을 보고 나서다. 그가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스케치와 습작(혹은 실패, 미완성품)을 했었는지를 보곤 정말 머리가 쭈뼛 서도록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천재라고 칭송받던 로댕도 저렇게 열심히, 미친 듯이 노력하고 연습했구나........... 어딘가 초딩스럽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고 크게 반성하게 됐던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로 예술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게 되었다. 웃긴 게 나도 창작자지만 가끔은 창작자의 결과와 겉모습만 보고 멍청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가 대단한 천재라 뿅- 하고 저 작품이 나왔구나, 혹은 운이 좋아서 저런 걸 짠하게 타이밍좋게 만들었네 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훌륭한 작품은 그 작품을 만든 이의 숱한 실패 위에 서 있는 작은 표식일 뿐이다.
* 원제가 맘에 안듬
- 사무라이 아키텍트란 말이 별로다. 개인적으로 사무라이야말로 일본의 계급적 착취구조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어서다. 물론 왜 그 단어를 썼는진 알겠는데, 그래도 불만이다. 안도 타다오 아저씨의 독특한 캐릭터는 매력적이지만 그게 사무라이적인지는 잘 모르겠어서다. 일본어로는 그의 캐릭터를 나타낼만한 명사가 없는 걸까? 단순히 반항아, 이단아 라고 했어도 괜찮았을 거 같았는데 말이지....
* 영화활용법
노출콘크리트 건물 좋아한다면 필관. 이 사람이 '원조'입니다.
리듬감도 좋고, 괜찮은 용비어천가 다큐(성공담)를 즐긴다면 강추.
건축에 관심이 없다면 영 지루할 듯.
간단하게라도 안도 타다오 구글링 후에 가야 좀 더 재밌게 볼 수 있음.
건축을 테마로 여행지를 고른다면 볼만한 영화. (국내에도 몇 건물 있으니 찾아보시길)
왠지 TV다큐 느낌이 든다 했었습니다.
평소에 건축에 흥미정도는 있으신 분들이면 교양으로 보기엔 괜찮은데
건축에 대해서 혹은 안토타다오에 관심있으셨던분이면 오히려 너무 단순하고 뻔한이야기들이지 않나 싶더군요
그냥 건축의 범주에서 자신만의 설치예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류를 건축주가 마음에 들어하니 안도 타다오를 쓴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