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자와 케이조는 일본제일은행 총재이자 사업가 시부자와 에이이치의 손자입니다.
그는 간토 대지진 때 조선인들이 겪은 학살에 충격을 받았고 자신의 가문이 저지른 죄를 조금이라도 반성하려고 조선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조선인 학생을 지원해 경성제국대학에 진학시키는 장학사업을 펼친 게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그는 경성제국대학 위생조사부에서 경성의 토막민이나 조선 농촌의 현실을 조사하는 데 지원을 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책이 <토막민의 생활과 위생>, <조선의 농촌위생> .
물론 당시 조선 총독부의 압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성제국대학도 최대한 좋게 포장하려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 조사 결과는 조선 총독부에서 선전하는 것처럼 식민 지배로 인한 조선인 생활 향상과는 터무니없이 거리가 멀었습니다.
<토막민의 생활과 위생>, <조선의 농촌위생>은 비록 당시 일본 정부 눈치때문에 그 비참한 현실을 최대한 억눌러서 서술하고 있지만 통계나 서술로서 일제 식민지배의 모순이 명백히 드러나는 책입니다.
또한 그는 민속학에도 조예가 깊어서 설립한 고미다락방 박물관은 조선의 민속을 상당히 심도있게 연구했습니다.그게 이어진게 현재의 국립민족학박물관이죠.
생각해보면 할아버지인 시부자와 에이이치는 조선의 식민지화에 앞장섰고, 특히 화폐정리사업 등으로 수많은 조선 상인들의 고혈을 빻아먹은 악당입니다. 그런데 손자는 상대적으로 양심적이고, 뉴라이트 주장을 반박할 연구서를 남겼으니 역사의 아이러니입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3827970YES24
그 외에도 저 두 책 영인본도 있습니다.
http://www.minsokwon.com/booklist/book_specific.asp?bookno=4554&bookcate=\
일제시대 하층민들의 삶에 관심있다면 한번 볼 만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