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량에서도 가끔 보이는 윗세대가 꿀빨았다는 시각의 기저에는 그 시기(60년대? 70년대? 80년대? 90년대?) 한국 경제가 호황이었고, 고도 성장기였고, 소득 증가율이 높았고 기타 등등 ... 아무튼 당시 경제 상황들이 좋았다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적잖이 착각이고 한국 경제가 '지금 생각하는 그런 호황'이었던 적은 거의 없습니다.
예컨대 1980년대 초중반이라고 하면 (정치적으로 군사독재 정권이라는 것만 눈감아준다면) 위에서 얘기한 그런 상황들이 전형적으로 펼쳐지는 꿈같은 고도성장기를 연상하기 십상인데요.
그 당시의 경제기사를 한 번 보시죠.
외채 규모는 1982년 말 기준 373억달러로 세계 3위
국민총생산(GNP-당시엔 GNP를 주로 썼죠)대비 외채 비율은 56.2%로 세계 4위
한 마디로 막장 경제였습니다.
GNP 대비 외채가 56%니까 지금으로 치면 1조 달러 가까운 외채를 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국민이 흥청망청 소비라도 많이 했으면 몰라도 정부주도로 절약, 저축, 허리띠 졸라매기만 무작정 강제하던 시절인데 저렇게 빚이 많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정부의 경제 정책이 실패한 거죠.
고도성장기에 수출입국 운운했지만 애초에 당시의 대한민국은 구조적인 무역적자국이었습니다.
1983년만해도 수출 244.5억 달러, 수입 262억달러, 17.5억달러 적자.
수입은 죄악시해서 소비재 뭐하나라도 좋은 수입제품쓰려고 하면 갖은 눈총을 주던 시절인데, 그러거나 말거나 무역수지는 적자. 이러니 빚이 계속 늘어나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경상 수입의 50%를 다시 외채의 원리금 상환에 지출하는 지경이었습니다. 빚을 내서 원없이 써본 것도 아니고 다시 빚으로 빚을 불리는 악순환에 빠져드는 경제.
지금 사람들에게 IMF라고 하면 1997년 외환 위기를 떠올리겠지만, 사실은 IMF 지원 요청 실적은 박정희 시절이 훨씬 많았던 것도 (이제는) 잘 알려진 바이고요. 당시 대한민국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과 함께 세계구급 빚쟁이 나라, 경제적으로 불량 국가였습니다.
한 마디로 60년대, 70년대, 80년대, 90년대 경제 좋았다, 호황이었다, 소득 증가율 높았다 ... etc 이런 관념은 거의 허상입니다. 저기간 중 80년대 중후반의 3저 호황 몇 년을 빼면 나머지 전부 무역 적자 입니다. 수백억달러의 대외 채무에 허덕이느라 돈 벌어서 이자내고, 빚내서 빚갚던 시절입니다. 저축은 열심히 했지만 물가상승률이 높아서 그냥 정부-기업 좋은 일만 해주던 시절입니다.
이런 막장 경제를 40년 후에 호황이라고 포장하면 역사왜곡이죠.
p.s. 3저 호황이 몇 년만에 끝나고 한국은 다시 평소의 무역 적자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외채는 다시 폭증하고요. 혹자는 90년대 중반 버블경제 어쩌고 할 지 모르는 데 그건 일본에나 해당하는 말이고, 90년대 중반의 한국 경제는 원래 부실했던 경제가 계속 부실을 키우면서 굴러가는 상태 ... 정도로 묘사하는 게 맞을 겁니다. 그러던 한국이 구조적으로 지속 가능한 재정 건전성을 가진 경제가 된 때는 1997년 IMF 이후의 일입니다.
p.s. 어째선지 1997년 IMF를 기점으로 건실했던 한국 경제가 무슨 나락으로 떨어진 양 묘사하는 시각도 많은 걸 보면 다소 황당한데요. 거시적으로 국가경제를 보면 두말할 나위도 없이
1997년이전 한국(세계구급 채무국, 구조적 적자국) <<<< 1998년 이후 한국(구조적 흑자, 무역 대국, 채권국)
입니다.
금리 30%라도 물가상승률이 30%면 실질 자산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
"80년대에 물가가 잡혀서 좋았다" 이거는 전두환식 프로파간다에 넘어가신 거라고 봐도 됩니다.
박정희 시절 그리고 81년 까지 하도 인플레이션이 심하니까 전두환이 독재권력을 사용해서 강제로 물가를 억눌러가지고 명목상 통계만 그렇게 나온 거지 경제에 하나도 좋은 거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대기업도 지금보다 훨씬 쉽게 망하던 시절입니다.
회사가 망해서 없어지는 데 비정규직 아니니 좋다가 무슨 소용입니까?
그런 기업에 속하지 않은 대다수의 자영업자, 농어업축산업 종사자, 백수 ... etc 의 비율이 지금 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월급쟁이도 못하고 일용직 잡부 하는 사람, 입에 풀칠하기 어려운 경제 상황에 있는 사람의 비율자체가 지금 보다 훨씬 높은 시절입니다.
예컨대 ... 지금 자영업자가 많다고 생각하시죠? 자영업 불황이 문제라고 생각하시죠?
자영업자는 저 당시가 더 많았습니다.
애초에 '회사원 비율'이 얼마 안 됐다니까요. 지금보다 산업화가 훨씬 덜 된 시대였으니 당연한 겁니다.
대학 못가는 나머지 80% 보고 학력만 갖추면 수월했다~ 이런 말이 의미가 있을까요?
일본에 그런게 있다며 선진국 일본을 부러워하며 배우자던 시절이었습니다.
저기.. 죄송하지면 몇 년도 생이신가요?
정말 저 시절의 사회를 경험해보시고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반면 과거에는 아시아나 정도의 기업이 순위에 수두룩 했어요. 근데 구조조정, 명예퇴직, 단계별 매각 이런 것도 없이 그냥 부도 나버립니다. 직원들은 거리에 나 앉는 거고요. 애초에 IMF 이전에는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다 엉망이었어요. 회계도 주먹구구고, 부채비율 수백% 천% 찍던 기업들이니 무슨 일만 터지면 바로바로 망합니다. 그런 경제 구조에서 직업 안정성이 높을 수는 없습니다.
다같이 가난해서 좋았던 시절 맞구요
내 너무 좋은시절이라 일본이 기생관광까지 오던 좋은 시절이었죠.
너무 가난해서 점심굶고 라면 먹고싶은것 참아가면서 저축하던 시절, 돈을 빌리려면 일수,사채외에는 은행문턱도 넘기힘들 사람들이 많아서 다 같이 가난해서 좋았던 시절이었죠.
너무 돈이없어서 쓰레기가 돈이 되던 시절이라 쓰레기가 없었던 좋은 시절이었죠. 심지어는 쓰레기장의 전구필라멘트도 모아서 팔면 돈이 되던 시절이었죠.
겨울철이면 군용잠바 하나 얻으면 하늘을 날듯 하던 시절이었고
서울 달동네는 동네에 화장실이 몇개 없어서 아침이면 공중화장실에 줄서던 낭만이 넘치던 시절 참 좋았죠.
서울시내 매연은 얼마나 많은지 지금의 미세먼지는 아무것도 아니던 시절, 밖에 나갔다 오면 시커먼 콧물이 흐르던시절이었죠.
방한컨에 온가족이 모여살아서 가족간의 유대도 아주 좋았던 시절이었죠.
시골에는 노인만 되면 허리가 굽어서 온 동네 노인들은 모두 허리가 90도이던 시절이었고
다들 일찍 죽어서 치매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던 시절이었죠.
무조건 흑자만 내면 좋은줄 알고...
그리고 은행이 그런 금리를 주려면 인플레이션은 몇%였는지 계산같은거 안되시나봐요.
저때는 대기업도 대출 받으려고 정치인한테 로비 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래서 다들 계를 만들고 덕분에 사기꾼은 다들 계폭파시키고 튀었죠.
과거 특정 아주 짧은 시기만을 보고 당시 사람들은 꿀 빨았다고 하는데 좀 어이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단, 지금과 다른점이 사람들이 서로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게 적었고, 과외 때려잡아서 사람들이 느끼기에 입시가 나름 공평했고, 88년 올림픽 전후해서는 (여기저기 건설투자가 많아서) 미래가 좀 희망적이긴 했습니다.
보통사람인 척하던 노태우 시절에 뒷방 독재자 전두환을 백담사 보내고,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어쨌든 두 반란수괴와 그 일당들을 감방에 처넣으면서 90년대 초중반에 제도적으로 민주화가 정착(?)했다고 생각을 했었기에 더 그랬을 겁니다.
대부분 그냥 자기 보고 싶은대로 보고 기억하고 싶은대로 하고...
호황은 글쓴님 말씀대로 80년대 후반에나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의 무역수지가 왜 심각한 건지 이해하려면 타 국가의 무역수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이 전 후 60년에 흑자전환했고 대만도 70년대초면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했는데
한국은 98년 IMF를 겪으면서 이 구조가 바뀝니다...
왜 그 시기를 호황이라 생각하느냐면 돈 빌렸으니 돈이 많았거든요. 게다가 이율도 쌌죠!
그런데 그거 빚입니다. 갚아야죠. 그게 터진 게 IMF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지금도 엄청 좋았을 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꺼에요.
그 시절에는 합법이던 불법이던 소득을 점프업 할 수 있는 확률과 변수가 높았습니다.
지금은 불법은 절대 않되고 집안 덕 보지않고선 본인이 노력해도 딱 한계가 명확한지라..
예전 종종 주변에서 볼 수 있었던 맨손으로 꿈과 야망을 움켜쥐던 시대는 지나간듯 합니다.
개천에서 용나는게 점점 보기 힘들어지네요.
저때에도 난 호황이 아니었던 분들에겐 앞으로도 호황은 없을겁니다
80년대 초반을 호황으로 부르지 않습니다. 그때는 오히려 많이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호황으로 기억하는 건 3저 호황으로 부르던 노태우 정부 때부터입니다.
대략 80년대 말부터 IMF 전까지 10년이죠.
암튼 그 당시 찢어지게 가난했던건 팩트이고 성장률이 높았던 것도 팩트이죠.
단군 이래 제일 잘 사는 시절은 바로 지금 현재이긴 하지요.
정치 논리로 경제정책 실패니 뭐니 하는것 사실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 그때 그 누가 어떻게 될지 뭘 알고 했겠습니까.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잘못한게 있다면 욕먹어싸지만. 민주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미국도 경제 정책실패로 말아먹은게 한두번도 아니고. 어떻게 했을때 어떤 부작용이나 어떤 나비효과 나올지는 경제학박사 할애비라도 예측할수 없었습니다.
경제 채무로 호황유무를 판단할지 성장률로 판단할지 총생산으로 판단할지 개인 소득으로 판단할지 전체 평균으로 할지 상위 몇프로 하위 몇프로 나눠서 판단할지 파악하고자하는 의도에 따라 달라지는거라 딱히 전제도 와닿지 않내요.
이전세대 갈등일으키는 것도 불편하고. 오케 부머하면서. 우리 부모님들 고생한것 부정하고 싶지도 않고요.
똑같은 실수안하려 노력하고. 투표할때 확실하게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절에도 고생?하며 자기 자리 지키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한국경제가 이만큼 성장한 밑거름인 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지금에 비하면 꿀빨던 시절도 맞아요.
쓰신 글은 그냥, 내가 군생활 했던 부대가 제일 빡샜다 라는 느낌만 드네요.
1. 경기가 좋다
2. 경기순환의 한단계로 수요와 공급이 늘고 투자와고용수준이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수준...
그 당시가 경제적 활동이 그 전에 비해서 활발한 시대였으니 호황은 분명한 것 같네요. 근데 호황이라는 것과 살기 좋은 것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을 너무 억지스럽게 붙여 놓으셨네요.
다만 과거 세대가 꿀 빨았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은 맞죠. 그 당시 대다수의 집은 퍼세식 변기에... 겨울에는 찬물로 머리 감거나 수도가 얼어서 씻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주6일 근무... 야근은 필수 등등 얼마나 어려웠는지...
군대 다녀와 친구들끼리 모이면 행정병이 힘드네, 특공대가 힘드네, 카츄사가 힘드네 등등 서로서로 자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네요. 서로 비교하지 말고 서로 토닥 거려 주면 좋겠네요. 윗세대는 아래세대에게 많이 힘드시죠.. 아래세대는 윗세대에게 고생하셨습니다하고...
금리가 높았다.. 부동산 아무거나 사면 다 올랐다.. 그런 얘기들을 하는데
일단 제대로 된 직장 자리 자체가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았어요.
즉 일거리 자체가 많지 않았습니다.
돈많은 일부 계층은 예전이 지금보다 나았을지도 모르지요.
공무원이나 교사 등도 엄청난 박봉이었구요.
개인적으로 많이 체감하는 것은, 예전 마을 같은 곳에 보면 할 일 없어 어슬렁 거리는 총각이나 아저씨들이 꽤 많았습니다.
(요즘 동남아나 남미, 중앙아시아 지역에 가면 보이는 그런 느낌)
지금은 없죠. 뭐든 돈 되는 일이 여기저기 있으니까요. 그게 짭짤하지는 않더라도 말이죠.
정리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팍팍하기는 마찬가지이나 그 팍팍함의 정도가 달랐습니다.
지금은 남과 나를 비교해서 팍팍하다 느끼는 거라면,
예전에는 그야말로 죽느냐 사느냐의 수준이었으니까요..
70년대에는 1에서 2로 3으로 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1에서 2, 3이면 사람들에겐 100%, 200% 성장이죠. 당연히 그 때가 호황이라고 생각할수 밖에요.
지금 시대는 그때와 비교하자면.. 거의 2000에서 10~20 성장하는 시대입니다. 그 때보다 갖고 있는 것, 성장하는 것 모두 크지만 성취감은 그 때와 같을 수는 없죠. 게다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자본의 편중이 심해지니 그 성장을 이루고 쟁취하기 위한 노력도 배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한쪽 기준으로 서로를 재단하려면 결국 갈등은 피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두 시대상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때 세대도, 지금 세대도 모두 고생했다고 인정하는게 맞죠.
지금은 돈을 마니버는 국가가되었어도
무한경쟁시대라 오히려 삶은 만족도는
덜하지 않을까 싶구요
성장구조니까요. 극상 극하쪽의 삶은 인류사에서 시간이 지나도 비슷하다고 보입니다. 또한 특수케이스들 제외. 많은 사람들이 있는 중산서민층들의 일반 이슈가 논의의 공감이 있을거같아요. 글쓴이 본문의 말씀도 상당히 일리가 있죠. 성장기와 냉전시대 종식의 평화무드가 사람들에게 상대적 안정감을 준게 크다고 보이지 않을까요?
과거가 호황이 아닌건 확실하죠
특히 70년대는 북한수준
80년대부터 외국자본버프받으면서
성장한게 포인트가 될듯
힘들게 느껴지는 중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