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기업이나 공공기관, 개인투자자 등 다양한 고객을 만나다 보면 대부분 “앞으로 달러를 더 사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런 질문을 하는 당사자는 이미 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수익률도 ‘플러스’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달러를 보유하지 않은 고객들은 달러 투자에 다소 소극적이다. 환율이 연초에 비해 7~8% 이상 상승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를 되돌아보면 원·달러 환율이 오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더 심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달러가 선호된 점이다.
둘째는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 등을 믿지 못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대체자산인 달러화로 몰린 점이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대인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통화완화 정책을 확대했다.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여기에 파운드화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원화 자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 점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경상수지는 흑자를 이어가고 있고 외환보유액 수준도 양호하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점을 들어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는 시각이 여전하다. 이런 현상이 달러 선호와 원화 회피로 연결돼 원·달러 환율이 연초보다 100원 가까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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