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통섭과 투자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혹시 책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 책을 읽기 전에 꼭 팟캐스트 신과함께에서 정채진 투자자가 들려주는 찰리멍거 관련 책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내용을 다 듣고 이 책을 읽으면 중요한 내용들이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이 책을 읽다가 회전율과 집중도에 대한 개념을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제 투자행태가 문제가 정말 많다는걸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쨋던, 제목처럼 펀드를 고를 때 보면, 각종 다양한 펀드들의 수익률이 천차만별입니다. 문제는, 지금 현재 시점에서 수익률이 아무리 좋아봐야, 내가 돈을 빼갈 시점에서 수익률이 무너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이죠.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률을 꾸준히 내주는 펀드를 골라야 합니다. 그렇게 어중이 떠중이 펀드들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내주는 펀드의 공통된 특징들에는 뭐가 있을까를 연구한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는데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1995년에서 2006까지 S&P500의 상승율을 능가한 펀드들 중, 충분히 규모가 큰 펀드들을 고르고, 특정 펀드매니저 한 사람이 책임을 지고 끝까지 운영했던 펀드들을 추려내서 이들의 특징을 조사했습니다.
1. 2006년 전체 주식형펀드의 회전율은 89%였지만, 승자 펀드들의 평균 회전율은 35%였습니다. 인덱스 펀드의 회전율은 7%였습니다. 즉 통상적인 펀드들의 주식 보유기간은 1년이었던 반면, 성적이 잘나온 펀드들은 한 종목을 평균 3년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2. 포트폴리오 집중도가 다른 펀드들보다 높았습니다.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많은 10가지 종목들이 전체 투자액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집중도 35%) 집중도가 낮은 여타 펀드들(집중도 20%)보다 수익이 월등했습니다.
3. 승자 펀드의 압도적 다수가 “내재가치보다 싼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투자기법을 채택했습니다. 물론, 이건 2018년 현재에도 그대로 적용이 안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굳이 따라할 이유가 없을수도 있을겁니다.
이런저런 변수들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 parameter는 회전율이었습니다.
재미있는게 우리나라에서 펀드의 집중율에 대한 논문이 나와있는데, 여기에서 나오는 결론 부분을 보겠습니다.
http://img.funddoctor.co.kr/contents/download/thesis/17_펀드_증권집중도의_결정요인.pdf
펀드에서 집중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수익이 좋게 나온다는 통계가 넓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이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뭔지를 조사한 논문인데, 운용기간이 길고 산업(업종)집중도가 높을수록, 그리고 새로 유입되는 현금이 많을수록 집중도는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런 변수들은 하나같이 잘나가는 펀드들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므로, 이렇게 잘나가는 중에서도 포트폴리오 집중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펀드매니저의 배짱과 능력이 그만큼 펀드에 중요하다는 걸 역설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로 유입되는 현금이 많다는 건 최근에 갑작스레 인기를 얻어 투자자들이 앞다투어 돈을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의미하는데, 그런 펀드일수록 나중에 가면 수익율이 낮은 이유를 다름아닌 집중도 저하에서 찾아볼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회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집중도는 떨어지고, 여기에 비례해서 수익도 그만큼 떨어진다는게 해당 논문이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수익률과 가장 직결되는 변수인 회전율과 집중도가 구조적으로 가장 좋을 수 밖에 없는건 뭐니뭐니 해도 인덱스 펀드일 수 밖에 없습니다. 뭔가 대단한 인사이트나 전략을 가지고 펀드를 선택하는게 아니라면 무조건 인덱스펀드가 답이라는 거지요.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펀드의 회전율과 집중도를 보고 펀드를 선택하는게 정답일겁니다. 사실, 오랜시간 운용을 해오면서도 회전율이 낮고 집중도가 높다는 건 그만큼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 또한 장기투자에 익숙해 있고, 어지간한 풍파에 시달려도 펀드를 환매하지 않거나 매니저에게 수익률을 당장 올리라고 압박하지 않는 제대로 된 투자자들로 구성되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이런 의미로도 굉장히 중요한 척도라고 할수 있습니다.
저는 '묵직한 대세추종'이 답이라고 보는데 요즘같이 점점 소음이 많아지는 세상에서 묵직함을 유지하기는 정말 쉽지않은것 같아요.
일반적으로는 작은 투자 자산 수 + 투자 자산 종류의 편향 이 존재할 경우 수익 확률과 손실 확률은 모두 천장을 뚫고 상승합니다.(잘 아시겠지만)
만일 해당 펀드 매니저가 시계열을 이용하는 (= buy and hold) 것 외에 다른 헷징 수단을 쓰지 않았다면, 전 그 펀드에 돈을 맡기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제가 펀드에 대해 좋은 말씀 해주시면 감사히 경청하겠습니다.
펀드매니져가 펀드를 운용하려면 수십종목을 굴리는게 대부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