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에서 최고, 즉 100점 만점에 100점으로 평가하는 게임들이 몇 있습니다.
포탈2, GTA5,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 이렇게 세 종입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사이버펑크는 이 세 작품에 비할만큼 잘 만들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은 물론 엄청, 엄청, 엄청난 버그와 여러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고는 있지만
그러한 외형적인 부분은 시간이 흐르며, 개발사 측에서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수정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게임의 뼈대, 즉 게임플레이와 스토리라인, 내러티브. 이것은 신작을 내지 않는 이상 "수정이 불가능한, 게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사이버펑크 2077은 제가 생각하기에 위 세 종의 게임보다, 적어도 이 게임플레이와 내러티브 부문에 있어서는 더 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대로 이끌어가는, 이머시브 심 계열 + RPG가 가미된 전투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매력적이면서도, 네온사인과 같은 스타일만으로 점철된 스토리가 아닌, 윤리를 초월한 기술에 대한 가벼우면서도 진지한 고찰이 잘 녹아들어 있는 그런 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
육성하고 업그레이드하는 재미가 풍부한 양질의 RPG이기도 하고요.
총기 모션도, 다채로우면서도 박력있어서 좋습니다.
또, 제가 제일 감동받았던 부분은 사이드퀘스트의 깊이입니다.
그냥 뭐 용병컨셉 잡고 대충 복붙한게 아닌, 하나하나가 정말 제대로 만들어져 있고 깊이가 있으며,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기억나는 것만 해도 자폐아의 인간농장이나 주디 스토리라인 등이 있네요.
지금까지의 제 게임플레이 스타일은, 샌드박스든 RPG든 그냥 메인퀘만 잡고 후딱 끝내는 것이었지만, 2077에서는 하라는 메인퀘는 안하고 사이드퀘스트에 목매달 정도로, 만나는 사람마다 그들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듣는것에 심취해버렸습니다.
물론 제가 지금 이 게임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65점을 줄 듯 합니다.
스토리? 게임플레이? 풍부하면서도 다양하고 깊은 사이드퀘스트? 그걸 버그가 다 망치거든요. 진짜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냥 우스꽝스러운 모션 정도면 몰라도, 몰입될려고 하면 생기는 기상천외한 버그들과 진행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버그가 판을 칩니다.
만약 버그가 다 해결 된다면 100점 만점에 89점을 줄 듯 하고,
기존에 약속했던 부가요소(지하/지상철, 차량구매-튜닝, 더 많은 출입가능한 건물과 플레이 가능한 BD등등)와 자율주행, 공중탈것 등 세계관을 한층 더 증폭시켜주고 유저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들이 더해진다면, 100점 만점에 92점을 줄 듯 합니다.
그 이상은 못 줄 것 같아요. 도시형 오픈월드를 처음 만들어서 그런건진 몰라도 월드 구성자체에 에러가 좀 보입니다.
그리고 로밍의 재미를 느끼는 오픈월드와는 거리가 좀 멀어요. 그냥 사이버펑크 장르 특유의 빽빽하고 답답한 느낌.
또 위쳐와 비슷한 스토리텔링 방식이라서 일부 게이머 분들은 답답하게 느껴지실수도 있을 것 같고요.
솔직히...그냥 '스킨 씌운 위쳐'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자유도보단 스토리를 즐기는 그런 게임플레이라서요.
간단히 요약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게임의 굵은 뼈대는, 분명히 명작이 맞습니다. 하지만 (개선 가능성이 있는)무수한 버그들과 미처 구현해내지 못한 요소들이 명작을 평작내지 망작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글 제목에 써 놨습니다. 적어도 이 버그들이 해결되는 그 때가 오면, "기회가 오면", 이 게임을 꼭 플레이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게이머 여러분들이 제가 느낀 감동, 어쩌면(버그가 없기에)그 이상을 느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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