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ell Latitude 7285 윈도 태블릿의 사용 소감을 남겨봅니다.
제가 구입한 모델의 간략한 사양은:
- i7-7Y75
- 256GB SSD
- 2880 x 1920 3k Display
- 16GB Ram
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발열 및 배터리 지속시간, 그리고 몇가지 자잘한 아쉬운 점만 제외하면 아주 만족스러운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제품 외형 및 마감
- 일단 Dell의 공식 제품 소개 동영상부터 보시죠.
- 전반적으로 금속 마감에 부드러운 코팅을 두르고 있습니다.
- 상단, 그리고 좌우 화면 베젤은 뉴 서피스 프로(2017)의 절반 정도 됩니다. 대신 하단 베젤은 두배 정도 두껍습니다. 결국, 좌우는 살짝 더 좁고, 상하는 살짝 더 긴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 착탈식 키보드와는 힌지 부분에 별다른 걸쇠 등의 고정 장치 없이 자석만으로 체결됩니다. 두 부분이 쉽게 분리될 것 같은 불안함은 없지만, 전통적인 클램쉘 랩탑만큼 단단히 체결된 느낌은 아닙니다.
- 키보드에 추가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어서 본체와 결합시 무게와 두께가 상당히 증가합니다. 최근 트렌드처럼 얇고 가벼운 느낌은 아닙니다.
- 버튼이나 단자 마개 등등, 소재나 느낌이 엄청 고급스럽지는 않아도 구석구석 신경을 써서 만든 티가 납니다. 제품 외부 마감도 잘 되어 있네요.
- 뉴 서피스 프로(2017)가 약간 좌우로 길쭉한 느낌이라면, 이 제품은 4:3 화면 비율 시절의 랩탑 같은 기분입니다.
- 외부 단자는 좌측에 두개의 USB Type-C 단자와 마이크로 SIM/SD 단자, 헤드폰/마이크 단자, 볼륨 키, 상단에 전원 키, 그리고 우측에 윈도 버튼이 있습니다.
- 두개의 USB Type-C 단자는 4레인의 썬더볼트 3를 지원하고, 이곳을 통해 전원도 연결합니다.
- 제품 하단에 십자 필립스 스크류 네개를 풀면 디스플레이 패널이 분리되고 내부 액세스를 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 터치패드 및 디지타이저 펜
- 키보드 내부에 20Wh짜리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 키보드를 본체와 결합하면 전형적인 클램쉘 12인치 랩탑이 됩니다.
- 키의 구조는 일반적인 Dell Latitude 랩탑 시리즈와 동일합니다.
- 키캡이 일반 사이즈 키보드에 비해서 약간 작습니다. 결국 살짝 손을 오무려서 타이핑한다는 느낌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저는 큰 위화감 없이 금세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 키 트래블이 2mm가 넘고, 키캡이 단단하게 체결되어 있습니다.
- 키보드 때문에 항상 윈도 랩탑은 ThinkPad만을 고집했었는데, 이정도면 Latitude 시리즈도 앞으로 고려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좋았습니다.
- 두껍고 무거운 키보드는 휴대성을 내어준 대신, 끝내주는 키감을 갖게 됐네요.
- 키보드 백라이트는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 터치패드는 프리시전 드라이버를 사용합니다.
- 서피스 시리즈의 민감도에는 못미치지만 대략 90%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 타이핑 시 터치패드의 손바닥 인식은 중상급 정도 됩니다. 이것 역시 서피스 프로 시리즈 정도까지는 아니고, 생각 없이 타이핑을 하다보면 어쩌다 한두번 마우스 커서가 들썩이는 정도입니다.
- 터치패드의 사이즈는 조금 작은 편입니다. 서피스 프로의 타입커버에 비해서 좌우로는 약간 짧고 상하로는 약간 길긴 한데, 큰 차이가 나는건 아닙니다.
- 터치패드 상하좌우로 빈 공간이 꽤 넓게 있는데, 사이즈가 조금 더 컸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 디지타이저 펜은 와콤 AES 방식을 사용합니다. 와콤 Feel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추가 설정이 가능해집니다.
- 펜은 별다른 문제 없이 아주 잘 써집니다. 처음에는 초점이 약간 엇나갔는데, 초점 교정 이후에는 전혀 불만 없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 화면 해상도는 3:2 비율의 2880 x 1920 입니다.
- 3k 281ppi의 화면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서피스 프로 시리즈의 디스플레이도 참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그것보다도 더 좋네요.
- 공장출고 상태에서는 색상이 파란색과 녹색 쪽으로 많이 치우쳐져 있습니다.
- 제가 가진 장비에서는 495nit, 색상 영역은 sRGB가 99%, AdobeRGB가 76%로 측정됐습니다.
- 밝기가 무척 높아서 실내에서 100%로 놓고 사용하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네요. 밝기를 70% 정도로 놓고 사용하니 적당한 것 같습니다.
- 좌 상단, 그리고 좌측에 눈에 띌 정도의 빛샘이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의 리뷰도 이 부분을 지적하는걸 보니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같네요.
CPU 성능
- 새로운 윈도 태블릿을 접할 때 CPU 성능과 관련해서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 편입니다만, i7-7Y75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해서 몇가지 벤치마크도 돌려보고 이런저런 자료도 찾아봤습니다.
- 벤치마크 결과로 보자면, 5세대인 i5-5300U에 비해 살짝 빠른 정도, 그리고 7세대인 i5-7300U에 비해서는 대략 80%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실제 사용시에는 i5-7300U를 장착한 뉴 서피스 프로(2017)와 성능 차이를 체감하기가 어려웠는데요.
- 하지만 간혹 시스템 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살짝 머뭇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몇번 있긴 했습니다.
- 내장 GPU가 유튜브 4k 60fps 영상 정도는 매끄럽게 잘 돌려줍니다.
SSD
- 도시바의 NVMe SSD가 들어가는데, 물리적인 사이즈가 흔한 2280이 아닌 2230 짜리가 들어갑니다.
-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고용량의 2230 SSD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 디스플레이를 분리하면 SSD를 교체할 수는 있지만 같은 사이즈의 SSD를 구할 수가 없으니 현실적으로는 교체할 수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 개인적으로는 이게 상당한 단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내부를 보면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있어보이는데 왜 굳이 2230짜리를 썼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 WWAN 슬롯에는 "WWAN/SSD"라는 라벨이 붙어있는데요.
- 해당되는 사이즈는 2230이고, 슬롯에 제가 가지고 있던 SATA 규격의 2280 SSD를 끼워봤더니 인식이 안되더군요.
소음 및 발열
- 팬이 없기 때문에 소음이 없...으면 좋겠지만 상당한 전기 잡음이 납니다.
- 평소에는 잘 모르지만 새벽 조용한 시간에는 마치 외계인이 신호를 보내오는 듯이 "찌지이..찟찟..찌지짓.." 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납니다.
- 이 소리는 전원을 연결하면 제일 크게 발생을 하는데요.
- 하지만 전원을 연결하지 않더라도 스타일러스가 화면이 닿을때마다 살짝 "찌짓" 하는 소리가 나네요. 웃긴건 화면 왼쪽에서 필기할 때에는 소리가 거의 안나는데, 오른쪽에서 필기할 때에는 소리가 커집니다.
- 뭔가 접지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펜 필기 성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네요.
- 본체에는 상당한 발열이 있습니다. 시스템 부하가 걸릴 때에는 말할 것도 없고, 몇개의 웹브라우저 탭과 텍스트 편집기를 사용하는 지금도 뒷면에 손을 대 보면 따뜻하다 싶을 정도의 발열이 있습니다.
- 주로 발열이 있는 부분은 화면 중앙을 기준으로 좌측 절반 정도입니다.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는 우측 절반은 충전중이건 부하가 걸리건 별로 열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 오른손잡이 분들은 필기시에 별 문제 없겠지만, 왼손잡이 분들은 상당히 불쾌해 하실 것 같습니다.
스피커
- 화면 상단 베젤에 카메라 좌우측으로 전방을 향해 스피커 그릴이 뚫려있습니다.
- 제가 막귀인지라 소리의 퀄리티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소리가 찢어진다거나 잘 들리지 않는다거나 하지는 않네요.
- 아무래도 그릴이 정면으로 뚫려 있어서 좌우측 방향 혹은 랩탑 하판의 아래 방향으로 뚫려 있는 제품들 보다는 더 명확히 들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터리
- 본체에 34Wh, 그리고 별도의 키보드에 20Wh짜리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 둘의 용량을 합치면 45Wh 배터리를 가진 뉴 서피스 프로(2017)보다 더 많은 셈입니다.
- 키보드가 장착되어 있는 상태에서 밝기 40% 정도(사실 이것도 전혀 어두운 편이 아니긴 합니다만)로 놓고 평소 습관대로 사용한 결과 대략 6-7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 상대적으로 큰 용량의 배터리임을 감안하면 근래 사용해봤던 윈도 태블릿이나 랩탑에 비해 사용시간이 짧은 느낌인데요.
- 아마 높은 해상도의 밝은 디스플레이가 제일 큰 원인이지 않나 싶습니다. 뭔가 전원과 관련된 시스템 최적화도 미흡한 것 같고요.
- 늘어난 배터리 용량만큼 무게에서 손해를 보기는 해도 그만큼 배터리 사용시간이 길다면야 별다른 불만이 없겠지만, 왠지 무게는 무게대로 늘고 오래 사용하지도 못하는 느낌이라 많이 아쉽습니다.
결론 및 기타
- 이 기기의 가장 아쉬운 점은 발열과 배터리 사용시간입니다.
- 직접적인 경쟁제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비지니스용 윈도 태블릿인 ThinkPad Tablet의 경우, 이 기기와 동일한 7세대 Y시리즈 CPU를 사용하는 2세대로 넘어오면서 발열과 이로 인한 쓰로틀링 현상을 많이 줄였다고 하죠.
- 뉴 서피스 프로(2017) 역시 더 고사양인 i5-7300U CPU를 장착하고서도 쿨링 팬 없이 발열과 배터리 사용시간을 동시에 잡았고요.
- 생각해 보면 Dell이 윈도 태블릿을 한두개 만들어본 것도 아닌데, 뭔가 이 제품은 마무리 완성도가 살짝 미흡한 느낌입니다.
- 그렇긴 해도, 1)아름다운 디스플레이, 2)환상적인 키감의 키보드, 3)전혀 문제없는 디지타이저 펜, 4)4레인을 지원하는 썬더볼트 3, 5)LTE 모뎀을 장착할 수 있다는 장점 등을 볼 때 아주 매력적인 기기라고 생각합니다.
- 개인적으로는 드디어 어느 정도 선에서 단점을 타협할 수 있는 윈도 태블릿을 구입하게 된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들을 위한 몇가지 조언
- SSD는 교환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교환이 가능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규격에 맞는 SSD를 따로 구할 수가 없습니다.
- 램은 교환/추가 장착이 불가능합니다.
- 여타 다른 윈도 태블릿이나 최근의 랩탑처럼 이 제품도 램이 메인보드에 아예 땜질이 되어있어서 교환이나 추가 장착이 불가능합니다.
- i7-7Y75보다 i5-7Y57 CPU를 추천합니다.
- i5-7Y57 CPU를 장착한 제품이 발열 문제에서 더 자유롭습니다.
- 절대적인 성능 차이도 많지 않거니와 발열로 인한 쓰로틀링도 적어서, 벤치마크 점수가 i5-7Y57이 오히려 더 높은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 두 CPU간의 가격 차이도 꽤 있으니, 이 차액으로 차라리 SSD나 램 용량을 늘리세요.
- 별도의 키보드는 꼭 구입을 하세요.
- 본체의 짧은 배터리 사용시간을 보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 이 훌륭한 키보드야말로 이 태블릿을 사용하는 큰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돈값은 하는 기기였네요. 감사합니다.
정가는 황당하다시피 너무 높아서 이게 정말 제대로 가격을 매긴게 맞나 싶을 정도예요.
Dell Outlet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그냥저냥 납득할 만한 정도인데, 몇달만 더 지나서 지금보다 가격이 더 떨어지면 훨씬 더 매력적인 기기가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제가 예전에 작성했던 5285 사용기를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5285에서도 전기 잡음이 있었습니다. 물론 7285보다 심한건 아니었지만, 대개 델의 랩탑/태블릿 제품에는 종특이라고 불릴만큼 전기 잡음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반적인 소음 정도를 따져보자면 당연히 팬이 없는 7285가 더 조용합니다. 아무리 전기 잡음이 있다 해도 팬 소음보다야 낫긴 하니까요.
그리고 워낙 기기마다 전기 잡음은 큰 경우도 있고 아예 안나는 경우도 있어서 딱히 어떻다 콕 찝어 말씀드리기가 애매하네요. 그냥 이런 경우도 있구나, 정도로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클리앙에서 본 제품 리뷰를 만나니 기분이 좋고 감사합니다.
서피스는 사양이 좀 낮고 비싸서 이베이 옥션으로 이제품 구매하려구요..(취미로 그림 그리기)
실례지만, 몇가지 질문 좀 드려봅니다.
1. 이 제품 말씀하신 펜이, 델의 액티브 펜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사용하시는 서피스와 펜 성능 비교시 어떤지요~? (필압이나 팜리젝션 등)
2. LTE가 가능하다고 하셨는데, WWAN 모듈 설치 없이, 유심만 꼽으면 되는 형태인가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ㅠㅠ
안녕하세요,
1) 네, 델의 액티브 펜을 말씀드린거고, 굳이 델 제품이 아니어도 와콤 AES 호환 펜이라면 거의 모두 큰 문제 없이 잘 작동할겁니다. 디지타이저 펜 성능을 서피스 시리즈와 비교를 해보자면, "서피스 프로 4 < 이 제품 (및 와콤 AES 기기) < 서피스 프로 2017" 정도가 됩니다. 다만, 서피스 프로 2017은 손이 화면에 닿은 채로 펜을 사용하면 펜 초점이 오락가락하는 문제점이 있어서 별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관련된 내용은 이곳을 참고하세요: https://www.reddit.com/r/Surface/comments/7of68m/surface_pro_intermittent_pen_inaccuracy_when_hand/ ) 그리고 제가 필압 기능은 꺼놓고 사용하는지라 필압에 성능에 대해서는 별로 말씀드릴만한게 없네요.
2) 제가 구입한 기기에서는 LTE 모듈을 위한 안테나 선이 설치가 되어있었습니다. 기기 사양에 따라 안테나 선이 아예 없을 수도 있고, LTE 모듈까지 이미 들어가 있기도 하겠죠. 그래도 일단 유심/모듈 슬롯 자체가 있기는 하니까 최악의 경우라도 모듈/안테나만 심으면 사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직접 해본건 아니라서 확답은 못드리겠네요.
1의 경우 뉴서피스 프로 > 본 제품 > 서피스 프로4 정도가 된다는 이야기이시군요.
2의 경우도 여러 커뮤니티에서 검색해본 내용과 비슷하네요 ㅠㅠ 오프라인에서 만져볼 수만 있다면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ㅠㅠ
그래도 답변에 감사드리며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