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산한 영화관에서 개봉한 영화를 보았다. 평점이 높은 미스터리 영화라는 것, 그리고 유명한 두 주인공 배우가 나온다는 것만 확인하고 들어갔다. 추락사고 이후 기억을 잃은 아내와 그 옆을 지키는 선량해 보이는 남편, 그런데 알고 보니 그녀를 괴롭히던 남자라는 설정의 영화나 이야기들을 접한 적이 있어 살뜰히 아내를 챙기는 남편을 보며 계속 불안해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씩 드러나는 비밀들은 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기억을 잃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일까? 기억을 잃은 후 너는 이런 사람이었다, 라고 듣는 것만으로 자신을 규정해야 하고, 전혀 생소한 이를 가족으로 맞아 살아가야 한다면 무척이나 힘들 것 같다. 그런 극적인 상황 설정으로 인해 많은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이 바로 기억 상실증이다. 이 영화는 그간의 영화나 이야기들과는 좀 다른 전개여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