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대기자로 기다리던 학원에 등록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등록하고 오는 길에 즐겨 찾는 영화관에서 개봉한 영화를 한 편 보고 왔습니다. 금요일 밤인데도 넓은 상영관에 관람객이 예닐곱 명 밖에 없었습니다. 잔잔한 드라마로 시작했습니다. 사실 전체적으로 잔잔하긴 했습니다. 명배우들의 견고한 연기로 영화가 꽉 찬 느낌이었습니다.
평온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현수는 운전 중 팔에 마비가 와 사고를 내고, 남편의 불륜까지 알게 되면서 이혼 소송의 위기에 처한 채 복직을 준비합니다. 복잡한 머리와 고민을 잊기 위해서라도 일에 매달리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복직을 위해 주어진 하나의 사건을 들고 섬으로 향하는 길, 그곳에서 어떤 현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졌습니다. 오랜만에 맡은 사건이어서 일까요? 현수는 자살로 추정되는 소녀의 행적을 따라갈수록 그녀에게 감정이입 되고, CCTV에 담긴 소녀의 얼굴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가서 보아서인지 너무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잔잔한 영화가 가슴 벅찬 먹먹함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배우 김혜수 님, 정말 멋졌고, 이정은 님,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