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위인전으로 만났던 퀴리 부인이 마리 퀴리라는 영화로 나에게 다가왔다. 원래 다른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다른 걸 찾다 이 영화가 원하는 시간에 하는 걸 보고 예매했다. 원래도 한산한 그곳에 사람이 더 없었다. 한편으로 다행이지만 마음이 아팠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관람객이 대형 관에 뿔뿔이 흩어졌고 영화가 조용히 시작되었다.
퀴리 부부에 대해 기초 상식만을 갖고 있었던 나는 그들의 만남부터 실험을 키워 나가는 모습을 보며 당시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과학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컸던 서로에 대한 사랑은 마리와의 공동 노벨상 수상이 실패하며 잠시 삐걱거린다. 약해진 피에르의 느닷없는 죽음과 자신에게도 서서히 다가오는 병마를 느끼며 인류의 구원이라 생각했던 자신의 실험 결과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짐작한다.
부부는 물론 딸 부부에게까지 이어진 과학에의 열정이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것은 정말 위대한 일이다. 거기엔 영화에서 잠시 등장하는 그녀의 지론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한몫 했을 것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을 반기지 않았던 당시에 그녀가 이루어낸 놀라운 성과는 앞으로도 수많은 이들에 의해 회자될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 원작이 있음을 보았다. 굉장히 드라마틱했던 영화의 연출이 감독의 발상인지 책에도 등장하는지 궁금하여 조만간 찾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