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으로 크게 늘던 확진자가 조금씩 줄어드는 걸 보고 남들과 멀리 떨어져 앉아 영화만 잠깐 보고 오고자 저녁 시간에 영화관을 찾았다. 1위 중인 영화가 궁금해 공포 스릴러이긴 하지만 이 영화를 예매했다. 예매하면서도 관객이 너무 없어 놀랐다. 시간이 다 되어 영화관 안에 들어갔더니 정말 나뿐이었다. 끝까지 혼자 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는데 영화가 거의 시작할 때 쯤 세 명 정도 더 들어와 다행이었다.
파도를 이용한 인트로 부분이 멋있었고, 바다 위의 집은 정말 굉장했다. 그런 집에서 왜 도망치려 할까? 세실리아는 뛰어난 광학자이지만 자신을 지나치게 통제하려고 하는 숨 막히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힘겹게 일을 꾸민다. 그에게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흔적이 자꾸만 나타나 그녀를 계속 괴롭힌다.
남편에게 통제 당하느라 지인도 거의 없는 세실리아. 처음에는 모든 일이 정신이 미약한 그녀의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영화에 대한 설명을 미리 보지 않고 가서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이유이다.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한 여성을 죽어라 따라다니는 남자의 정서(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여자에 집착하는)를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무서운 장면들이 있긴 했지만 내면의 공포를 너무 잘 표현하는 배우의 연기 덕분에 실감나게 볼 수 있었다.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한다고 한들 투명 인간이 가능할까? 모를 일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사람들이 없어 유령도시 같았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