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모르고 지나갔던 영화가 참 많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영화도 책을 읽다가 우연히 알게 된 것인데 내가 너무나도 좋아할만한 이야기여서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한때 유명한 소설가였던 와일드혼은 아내의 죽음 이후 절필하고 술을 친구 삼아 지내고 있던 터에 조카의 별장에서 지내려고 온다. 옆집에는 사랑스런 세 딸을 키우는 오닐부인이 살고 있었다.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그녀는 자녀는 물론 이웃에게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사랑을 담아 대한다. 오닐 가족을 보면서 와일드혼은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는 조금씩 변해감을 느낀다.
오닐 부인의 둘째 딸 윌로우는 평소에 글쓰기를 좋아하여 소설가라는 것만으로도 큰 동기부여가 되는 와일드혼을 찾아가 작법 수업을 받는다. 그녀의 전재산을 수업료로 내는 것이 너무 귀엽고, 헌책방에서 마지막 장이 뜯어진 소설가의 책을 사서 읽는 것도 정말 사랑스러웠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와일드혼이 소녀에게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누구나 글을 쓸 때 적용할 수 있을만한 좋은 팁을 제공해 준다.
사려깊고 예의바르나 가끔 엉뚱한 말을 하는 와일드혼과 그런 그를 감싸주고 영감을 주는 오닐 부인의 교감이 참 멋지다. 나이가 비슷하거나 경제적인 이유만으로는 이어질 수 없는 것으로 영혼과 영혼의 만남은 많은 것을 초월하게 하기도 한다는 것을 영화를 보면서 느꼈다.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는 이들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은 아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어질 것 같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