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아들 때문인지 내가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우리나라 영화를 좋아하는 건지, 평점 높은 영화들 속에서 이 영화를 골랐다. 인천상륙작전만 기억하고 있는 나에게 북한군을 교란하기 위해 다른 상륙작전이 있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어서 놀랐다.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날 부산항을 출발한 문산호에는 학도병 667명을 포함하여 772명이 타고 있었는데 기상 악화로 어렵게 상륙을 하고, 이명흠(영화에서는 이명준)의 지휘로 이들은 고지를 탈환하게 된다. 돌아갈 배가 없고, 식량과 탄약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시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을 맞게 된다.
학도병들은 철모를 쓰지도 않고, 교복을 입은 채 총을 들고 사지로 향했다. 보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안쓰러워 혼이 났다. 어찌나 애처롭고 눈물이 나는지. 아들을 보낸 부모의 마음은 또 어떠했을까? 나라가 없으면 자신도 없다는 각오로 목숨을 바쳐 전투에 임하고, 부족한 식량과 탄약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이들을 생각하면 너무 고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부산마저 잃으면 난민으로 표류했을지도 모를 당시의 위기를 버텨 준 수많은 군인들과 학도병들, 그리고 지원해 준 외국 군인들 모두에게 마음을 다해 감사를 드리고 싶어졌다. 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어서 재미를 논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에게는 무조건적인 숙연함으로 다가왔던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