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한 머리를 가졌으나 경추 손상으로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어 다른 사람의 도움이 늘 필요한 세하와 덩치는 크지만 5세의 정신 연령을 가져 누군가의 정신적 보살핌이 필요한 동구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한 팀이 됩니다. 엄마를 잃은 이들에게 큰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신부님이 돌아가시자 이들의 보금자리였던 책임의 집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됩니다.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이들에게 이별이 찾아오고 둘은 헤어질 수 없음을 알고 서로를 지키고자 애를 씁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아이들의 다툼으로 다소 의기소침한 채 퇴근을 했습니다. 어버이날과 어린이날 선물을 산다는 핑계로 쇼핑몰에 들렀다 영화만 보고 왔습니다. 선물 고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쨌든 침울했던 나의 마음이 영화를 보고 회복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려운 여건에 처한 사람들끼리 서로 보살피고 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약하기 때문에 서로 도울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갔습니다. 많은 것을 가졌지만 자신의 것을 뺏기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요즘 사람들에게 남기는 메시지가 큽니다. 형제뿐 아니라 수영선생님, 송주사, 박신부, 그리고 동구의 어머니 모두가 이들을 응원하고 도우려 애쓰는 모습이 멋집니다.
영화 보는 내내 주변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살고들 있을지 궁금하고 걱정되기도 합니다. 서로를 도우며 꿋꿋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의연히 살아내기를, 나 또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남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하루하루 행복을 엮어 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