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만 믿고 사는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 토니 발레롱가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을 찾던 중 미국 남부 지역으로 순회공연을 자청한 돈 셜리 박사의 투어에 운전사로 참여하게 됩니다. 두 달에 걸친 여정을 위해 가족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떠나는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지금으로서도 남부 지역에는 아직 해소되지 못한 인종 차별의 분위기가 여러 영화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지만 60년 가까이 전인 당시에는 아마도 상상할 수 없이 심했을 것입니다. 유색인종은 백인과 구별된 곳에서 잠을 자야 했고, 화장실을 이용했으며 버스도 음식점도 자리가 나뉘어있었습니다. 심지어 백인 전용인 곳에는 출입도 불가능했을 뿐더러 저녁 시간에는 외출도 할 수 없었습니다. 북부 지역에서보다 돈도 덜 받고 힘만 드는 남부 투어를 결정한 데는 아마 돈 셜리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영화 내내 흐르는 음악과 멋진 공연 장면, 그리고 점점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따스함이 있는 영화였는데 보고 나와서 검색을 하다가 영화가 실제와는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걸 알고 조금은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실제로 그랬다고 믿으면 안 되겠지요? 어쨌든 소설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더라도 영화는 영화로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씩 서로를 닮아 가는 두 사람의 우정에 미소 짓고, 흑인에 대한 상식을 벗어난 심한 차별에 분노하고, 당시 미국 사람들의 생활모습과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또한 말모이처럼 언어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루어지는 것이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