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어머니께 버려졌으면서도 훗날 자신을 찾아온 어머니가 통장을 넣고 간 녹슨 우체통이 부끄러웠던 백상아는 성폭행을 당하지 않기 위해 상대방을 해치는 바람에 살인미수의 전과자로 살고 있습니다. 신원조회를 하면 전과자임이 드러나는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숨긴 채 미쓰백으로 불리며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해 생활을 꾸립니다. 어렵게 컸어도 쉽게 돈 벌 수 있는 곳에서 자신을 망치기보다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녀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억척스러우면서도 대견합니다.
엄마로 인해 죽을 뻔한 적이 있었던 그녀는 어느 날 자신과 닮은 아이를 발견합니다. 앙상하고 꾀죄죄하며 겨울날 옷 하나만 걸친 그 아이를 데리고 포장마차에서 음식을 먹입니다. 오래 전 구속될 때 곁에 있었고 이후 자신을 돌봐 주는 형사 장섭에게 좋은 아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거칠게 대하지만 아이 앞에서는 한없는 모성을 발휘하는 그녀는 아마도 아이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 있습니다. 다행히 반 아이들 중에는 이런 일을 당한 아이도, 곁에서 본 아이도 없었지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부모나 동거인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미쓰백처럼 선뜻 나서서 도와주는 것도 사실 쉽지 않습니다. 영화처럼 친부모나 동거인 쪽에서 그걸 빌미로 어떤 일을 꾸밀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갈 시설도 별로 많지 않다고 하니 이래저래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우리나라는 아직 먼 길을 가야 할까요? 영화로 인해 아동폭력이 얼마나 심각한 죄인지 널리 알려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