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다른 영화 보느라 보지 못했던 흥부를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작가가 주인공인 영화는 되도록 챙겨 보는 편이라 내용을 떠나 흥미진진하게 보았습니다.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부패한 정치권력과 그들의 횡포에 대한 고발이 이야깃거리가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 부분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판소리로만 알고 있었던 흥부전에 대한 상상이 이 영화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작가미상으로 알려진 흥부전이기에 작가가 있었다면 무슨 생각으로 썼을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수렴청정으로 맥을 못 추는 헌종은 대신들의 탄원이나 고발을 듣고 어느 것이 올바른 이야기인지 판단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어린 시절 헤어진 형을 만나고 싶어 하는 흥부는 형제간인데도 너무나 다른 조씨 형제 중 조혁을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고 김주혁 배우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그리워졌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요즘 세상과 너무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꿈꾸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우리는 그나마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소로우가 말한 것처럼 최소한의 권력을 가진 국가가 국민에게는 좋다는 것. 너무 강력한 국가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백성들을 착취한다면 백성이 무너진 껍데기뿐인 국가만 덩그러니 남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