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고 ‘방산비리’라고 인터넷에 치니 셀 수 없이 많은 보도 자료들이 있었다. 그동안 듣기만 했지 실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해 본 적도 없는데 영화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 국민의 혈세를 가지고 장병들의 목숨이 걸린 비행기와 헬기, 그리고 배를 비롯한 셀 수 없는 물건들을 사 들였다. 그것이 꼭 필요하고, 제대로 된 금액을 주고 구입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조 단위의 돈을 쓰고도 부실 덩어리인 헬기와 비행기,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물품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장병들이다.
영화에서 잦은 비행기 추락 사고의 원인을 조종사의 과실로 돌리는 것을 보며 상명하복의 세계가 때로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군 수뇌부 사람들의 최소한의 양심일 것이다. 서로 선후배와 동기로 얽히고설켜 ‘식구’라는 이름으로 의식 없이 나쁜 일들을 저지르는 영화 속 인물들을 보며 답답함을 금치 못했다.
거액의 돈이 오가는 국방부 예산은 제때에 제 구실을 못하는 도구들로 인한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우리의 아들들의 목숨과도 직결되는 일이므로 부품 하나, 소모품 하나까지도 공정하고 정확한 검토를 거쳐 진행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감시의 시선을 늘 유지해야할 것 같다. 1급기밀이라는 말로 덮어버리기에는 너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니까.
김상경씨의 연기가 좋았고, 정의감에 불타는 영화는 내가 선호하는 영화라 재미있게 봤는데 스펙타클한 액션을 기대했던 남편은 조금 실망한 눈치였다. 보고 나오면서 이런 영화는 꼭 만들어져야 하고 많은 이들이 관람하고 이런 문제들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