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님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았더니 섭섭하셨던 모양입니다..
어떤 카페는 등급이 어쩌고 글을 몇개를 어쩌고...
데려올 땐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하고 데려오신게 아닙니까?
고다처럼은 너무 엄격한 커뮤니티는 아니라지만 글을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세상의 많은 피치못할 사정들이 유기되는 동물들을 만들죠.
거리에 사연없는 동물이 있나요...
그런 사람들과 나는 다르다라고 확언할 수 있으신가요.
저한테 욕을 하셔도 좋고 뭐라고 하셔도 좋은데 본인 상처를 운운하셔도 막상 정든 보호자와 떠나야하는 아이들만 하겠습니까?
작년에 후추가 아파서 잠깐 당근이를 지인집에 맡겼어요.
당근이는 자기가 파양당한 줄 알고 제가 가면 나와보지도 않더라구요.
친구 눈에 들려고 마음에 들려고 엄청나게 안하던 애교도 부리고 그러더군요.
그리고 며칠 뒤 집에 다시 돌아와서 안도하면서 허탈했는지 숨어서 안나오더라구요.
(고양이치곤 당근이는 잘 안숨어요)
후추는 아픈 몸으로 몸도 못가누면서 지때문에 오열하는 저를 위로하러 다가왔었죠.
인간이 생각한 것보다 고양이들은 의외로 다 아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평생 함께 하겠다는 생각으로 다들 데려오신게 아닌가요...
사람이야 어쨌든...말못하는 동물처지에 더 가슴이 아프네요.
개인적으로는 후추와 함께 더 많은 날을 함께 하고 싶었는데 그 어떤 방법이라도 찾아서 같이 지낼 수 있고 되돌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네요.
서로의 죽음 외에는 피치못할 사정은 많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저희집 고양이도 만나고 나서 한참 후에야 유기묘센터와 두 번의 파양을 겪은 아이라는 것을 알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요 ㅠㅠ
내 얼굴이 네가 마지막으로 만날 집사의 얼굴이야 안심해... 알아듣는지 아닌지 상관없이 몇 번이고 말해줬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개냥개냥 아주 앞다리 번쩍 들고 저한테 앵기는데 예뻐 죽겠습니다. 만난 지 2년 만에야 개냥이가 됐어요.
2년 동안 ... 마음을 놓지 못했구나... 지난 유기묘센터에서의 생활 등이... 이녀석 마음속에 그대로 다 남아 있었구나... 생각돼서 안쓰럽더라고요.
글쓸분 마음 백 번이고 공감합니다.
다시 한 번....
죽음 외에 피치못할 사정이 없기를....
1년 지나니 이젠 완벽한 상전으로 변신해서 누워있습니다.
지금은 이것저것 밥투정하면서 잘지내줘서 고맙습니다.
만나길 잘했군요. 우리 모두!
저희집 둥이가 주인이 사망해서 보호소에 들어온 케이스인데 입양 후 제가 더 행복한 것 같아요. 생각을 바꾸면 더 많은 것을이 가능해지는걸 고양이를 키우면서 알았어요. 모쪼록 아이들도 사람도 상처받지 않길 간절히 빕니다.
다른 사람도 안따르고 잘 때마다 내가 팔베개를 해줘야 잔다면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아버지가 자랑하던 아이였는데...
두 존재는 서로 정말 사랑했나봅니다. ㅠㅠ
저도 아이들 들어오고 너무 행복합니다.
가끔 새벽에 벌떡 일어나서 자는 모습을 보러가는데 너무 행복합니다.
그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어렵다고 생각을 하니까 어려운 일이 되버리는게 아닐까요? 처음부터 길에서의 생활을 배웠다면 비록 짧은 시간이겠지만 어떻게든 알아서 살아갈겁니다. 그런데 사람 손을 타면 고양이는 날개 꺾인 새와 다름 없어집니다. 내 손을 떠나는 순간 미래는 알 수 없어지는거구요. (사람한테 책임분양 한다고 안전한 곳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택배가 오거나 장을 봐와서 뭔가 새로운 물건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바스락거리며 정리할 때 맞은편에 앉아서 눈동자 굴리는 고양이의 총명한 눈빛을 봐보세요. 다른 사람을 보면 경계하고 숨어도 집사만 보면 꼬리 흔들며 와서 부비적 대는 고양이의 행동도요... 고양이는 멍청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버림 받는다는거, 파양된다는거 다 알아요. 부디 사람을 위해서 고양이는 희생되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집사분들이 줄어들었으면 합니다.
아버지네가 동물이 살기엔 척박합니다.
생전 간식을 주는 것도 아니요...스크래쳐도 이제 낡아 쓸 수 있을까 말까(얼마 전에 새걸 사긴 했어요)
없으면 없는대로 최소한의 것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더군요.
일본에서도 눈이 많이 오는 지방이라 그 적설량으론 밖에선 살아갈 수가 없기도 하구요.
그 시는 재미나게도 동물을 16살이상 키우면 표창해준다고 들었어요.
여튼 척박해도 안에서 안전하게만 있어도 충분히 살 수 있더군요.
버려진 아이들은 길에서도 너무나 티가 나더라구요...
막내도 무리에 섞이지도 못하고 영역이 자꾸 자꾸 밀려서 구조하셨다고 하더라구요.
볼수록 왜 버렸나 의문입니다.
여행도 좋아했고 집에 가끔 꽃을 두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집에 모여서 친구들과 술마시는 것도 좋아했구요.
불편하고 제약이 따르는건 모든 반려동물들이 그렇겠죠.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양보하고 살면서도 이렇게도 행복하니까 됐지싶습니다.
가족이 되어서 너무너무 행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