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민학교때였나.. TV에서 임진왜란 사극을 했다..
열심히 본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아있는 이름들..
풍신수길.. 소서행장.. 가등청정.. 덕천가강...
다른 이름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 4명의 이름은 이상하게 기억이 난다.
그만큼 이 4명이 그당시 중요했다는 것이겠지..
시간이 지나자 이들의 이름은 자연스레 바뀐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고니시 유키나가, 가토 기요마사, 도쿠가와 이에야스.
그리고 이번에 엔도 슈사쿠의 숙적을 읽으면서 그 이름들이 다시 떠올랐다.
엔도 슈사쿠의 숙적은 유명한 두 무장, 고니시 유키나가와 가토 기요마사가 숙적으로써 설정되고,
그 안에서 카톨릭 신자인 고니시 유키나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카톨릭 신자로서 주군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정책들에 대해 면종복배하고
마지막까지 처형당하는 모습을 흥미있게 표현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고,
나름 디테일이 있으면서도 속도감 있게 전개되서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가톨릭 신자로써 임진왜란을 막고자 노력하고,
임진왜란 이후 화친을 위한 노력..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대한 암살.. 등등..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다들 재미있게 볼만한 내용인듯 하다.
특히 중간중간.. 자료의 부족으로 정확한 내용은 알수 없다는 식의 표현이 나오는데..
이러한 표현으로 인해 소설이지만 왠지 진실같은 느낌을 받는다..
고니시 유키나가의 종교적인 부분은..
앞부분은 좀 아쉽다.
최초 카톨릭 신자가 된 것부터 신앙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는데,
다카야마 우콘이 신앙을 위해 자신의 지위를 미련없이 버리는 것을 보고,
그의 기개로 인해 신앙이 생겨나는 느낌으로 그리고 있다.
그 후 카톨릭 선교사의 도움 요청을 받으면서 결단을 내리고 본격적인 신앙의 길로 들어서는데..
나에게는 왠지 설득력이 약하게 보인다..
하지만 앞부분에서 실망했던 부분은 임진왜란 이후에 바뀐다.
고니시 유키나가의 신앙이 성장하는 모습이 그럴듯 하다.
자신의 힘으로 전쟁을 막기 위해/빨리 끝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음을 깨닫고,
이를 통해 신앙의 성장을 이루는 것은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인간은 시련을 통해 성장하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패배한 고니시 유키나가는
주님의 고난을 조금씩 함께하면서 결국 참수당한다.
한편..
카톨릭에 대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탄압에 대해 카톨릭을 지키기 위해 면종복배를 결심하고,
계속 주군을 속이는 행위가 과연 바른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요즘 계속 주장하듯이 목적이 바르더라도 그 수단까지 바르게 되었어야 하는게 아닐까..
물론 그렇다면 카톨릭 선교사들이 큰 피해를 입었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선을 이루시지 않았을까..
고니시 유키나가의 면종복배는 카톨릭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긴 했지만,
다카야마 우콘처럼 자신이 가진것을 버리지 못한것에 대한 합리화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결국 고니시 유키나가의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것은 아닐까..
그리고, 자신이 아무것도 할수 없음을 느끼고 깨달을때 주님 곁으로 갈 수 있었던것이 아닐까..
그래서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봤네요..
평소 관심있어 나름 혼자 정리하고 있었는데, 기대가 큽니다 ㅎㅎ
덕분에 독서의 지평 또 조금 넓혀졌습니다.
침묵도 참 좋게 봤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담담히 이어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