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첫째 키울때만 해도 사두, 사경이 뭔지 모르고 살다가 둘쨰를 낳고 두살터울인 첫째와 둘째를 함께 돌보다보니
둘째를 많이 안아주지도 못하고 바닥에 눕혀놓거나 바운서에 자주 태웠었습니다.
한 3개월 됐을때 와이프가 그러더군요.
"둘째가 계속 한쪽으로만 고개를 돌려"
그러고 보니 아기가 계속 왼쪽으로만 고개를 돌리네요.
안아봤습니다. 똑같이 왼쪽으로만 고개를 돌립니다.
그때만 해도 그냥 오른쪽으로 자주 돌려주면 될꺼야 하고 넘겼습니다.
5개월이 됐습니다.
와이프가 폭풍검색을 하더니 이게 사경이라는 거랍니다.
근데 사경은 사두가 같이 온답니다.
사두는 두개골이 왼쪽 오른쪽 대칭으로 자라야 하는데 한쪽으로만 자라서 타원형이나 원형이 아닌 비대칭으로 자라는 거랍니다.
"응? 그래?" 하고 애기 머리를 위에서 봤더니....
완벽하게 비대칭입니다.
왼쪽은 평평하고 오른쪽으로만 두개골이 자란것 같이 보입니다.
급히 관련 병원을 예약했는데 한달뒤나 되어야 진료가 잡힙니다. 큰일났다 싶었습니다.
6개월차가 됐네요.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습니다.
의사썜이 왠만하면 하는걸 추천하지 않지만 이 아기는 머리모양이 중심축이 완전 틀어져서 헬멧을 씌워야될거같다고 하십니다.
헬멧 안씌우고 교정 제대로 안되면 나중에 부정교합 등 많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답니다.
와이프님께서는 이미 헬멧 업체등을 다 알아놓고 계셧습니다.
헬멧업체로 갑니다. 측청해보니 무슨 수치가 5이하가 정상인데 11이랍니다.
하늘이 무너집니다.
마음이 착찹한데 거기에 이미 와 계신 많은 부모님들과 아기들이 있습니다.
같은 고민거리로 모인 사람들이라 금방 대화를 시작합니다.
세 가족이 있었는데 전부 둘째 아니면 셋째입니다. 첫째만큼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모두가 공통인것 같습니다.
300만원을 결제하고 헬멧 제작은 한 2~3주 걸린다고 합니다.
7개월차때 드디어 헬멧이 완성되어 씌웁니다.
애가 칭얼댑니다. 엄청 칭얼댑니다. 첫날은 한두시간만 씌워봅니다.
벗길떄 보니 땀이 흥건합니다. 여름 전까진 무조건 마쳐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때가 3월 초)
점점 시간을 늘려가면서 밤잠 잘떄도 씌우는데 무조건 새벽에 한시간 단위로 꺱니다.
와이프와 제 허리가 아작이 나고 직장생활도 점점 힘들어지는데 이 악물고 참습니다.
8개월차에 다시 헬멧 재교정을 하러 갑니다.
수치가 9로 떨어졌습니다. 환호합니다. 하지만 아직 양쪽 귀가 위에서 보면 일직선이 아니고 한쪽이 더 위에 있습니다.
효과가 있음을 알고나니 더 악착같이 씌웁니다.
애기도 슬슬 헬멧에 적응을 했는지 낮에는 가만히 있습니다. 밤에는 원래 깨는 타이밍 x3 정도로 깹니다.
아파트 단지에 산책이라도 나가면 온갖 질문과 오지랍을 받기시작합니다.
그냥 둬도 괜찮다. 우리애도 그랬는데 지금 별 문제 없다. 애기가 불쌍하다 등등
"네네 그래도 해보려구요~" 하며 걱정해주시는거라 생각하고 버팁니다.
9개월차. 다시 헬멧 재교정하러 갑니다.
수치가 7까지 떨어집니다.
기쁩니다. 근데 슬슬 지쳐갑니다. 밤마다 계속 깨는게 나아져야 할 타이밍인데 100일의 기적은 이미 날려버렸고 저와 와이프가 아직 살아있는게 기적인 상황입니다.
날도 더워지고 애기도 힘들어하는게 보입니다.
와이프와 상의합니다. 수치 5 근처에만 가면 헬멧 그만하기로 합니다.
헬멧을 까먹고 안씌우는 날이 늘어납니다.
이제 한시간만 씌워도 애가 지가 벗으려고 발버둥을 칩니다. 너무 덥습니다.
그냥 벗깁니다. 생각날떄만 씌우고 밤에도 가끔 안씌우고 잡니다. 저희도 살아야 애기도 살지 라는 심정으로 밤에 그냥 자버릴때가 많습니다.
10개월차. 헬멧 재교정을 다시 갑니다.
수치가 5가 되었습니다. 기적입니다.
그자리에서 "저희 이제 그만 하겠습니다" 라는 말이 바로 나옵니다.
와이프와 눈물을 함꼐 찔끔 흘리며 고생했다고 합니다.
둘째는 마냥 침흘리며 웃고있습니다. 지도 헬멧 안써야하는지 아나봅니다.
이제 11개월 된 둘째의 머리를 보면 얼추 좌우가 맞습니다.
양쪽 귀도 거의 같은위치에 있구요.
제 생에 가장 잘 쓴 300만원인것 같습니다.
요샌 사경때문에 매주 재활의학과에서 재활치료 데리고 다니는데 이것 또한 많이 좋아져서 원래 한쪽다리 힘으로만 배밀이를 했는데
이제 양쪽다리를 다 쓰면서 기어다닙니다.
빨리 발견하면 할 수록 헬멧 쓰는 기간도 짧아지고 하니 혹시나 고민이신 분들은 자연치유가 되겠지 하시는것 보단 병원부터 찾아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모두 화이팅입니다!
저희아이는 14정도로 기억하고있고 귀위치는 안맞으나 이마비대칭은 잡았네요.
저는 아주대 + 청담동 스타헬멧을 했으나
혹 지금이라도 하려는 분이 계시다면 고대구로를 추천하렵니다.(이유는 헬멧회사가 병원근처에 있어서 하루에 모두다 확인할수 있어서 입니다)
사경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주대에 영상으로 올라온 운동법이 있으니 열심히 해주시면 좋습니다.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