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직장이 있으나 코로나 때문에 피신와서 한국에 장기체류 중입니다.
아마도 올해말까지는 처가에 있지 않을까 싶고.
덕분에 육아에도 장모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저는 원격으로 미국 시차에 맞춰 계속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회의가 많아 좀 시끄러워서
원룸을 구해 저녁 즈음에 출근?을 합니다.
오전 7시 정도에 퇴근을 하고요.
돌아오면 거의 바로 잠을 자고.
두시 즈음에 일어나서 육아를 돕거나 볼일을 보거나 하는데요
낮밤이 바뀐 생활을 하다보니 컨디션이 백프로는 아닙니다.
야행성 인간이라 자부하는데 그래도 쉽지 않더군요
나이탓도 좀 있는 것 같고...
그래서 그런지 주말밤엔 딱히 할게 없으니 좀 일찍 졸립니다.
근데 주말에 일찍 자게 되면 귀신 같이 신체리듬이 한국시차로 돌아와 버려요...
그래서 원룸에서 졸거나 아예 잠들어 버린적도 있었고.
능률이 좀 떨어지더라고요.
수면패턴을 고려해서 생각해봐도 저는 잠잘시간에 가까운 시간대에 일을 시작하고 끝나자마자 바로 자는거니까, 아무래도 일할 때도 졸릴 때가 종종 있고요
그래서 주말에 굳이 일찍 안자려고 버티는데. 어젯밤에 아내가 일찍 안잔다고 계속 뭐라하면서 자라고 보채더라고요.
그래도 그냥 버티다가 6시쯤 잠들었는데
좀 늦잠을 자서 두시 반쯤 아내가 깨워서 일어났습니다.
뭐 어마어마하게 많이 잔건 아닌데. 그래도 하루가 절반 이상 지난 시간이었죠.
아내가 깨우더니 폭풍짜증을 냅니다. 주말엔 좀 일찍 일어나서 애도 보고 좀 하지 뭐하는거냐고요.
니가 안해서 내가 이것도하고 저것도하고 다 했다고.
물론 저도 압니다. 좀 더 일찍 일어나면 좋았겠죠.
근데 제가 매일 그렇게 무책임한게 산것도 아니고
시차 때문에 어쩔 수 없는거 뻔히 알면서
눈뜨자마자 막 화를 내니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아내가 독박육아를 하는 상황도 아니고
장모님이 굉장히 많이 도와주시는데.
제가 그렇다고 그걸 당연히 생각하거나 그런 적도 없고요..
그래서 하루종일 삐져서 아내랑 대화도 안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내의 마음이 전혀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지만
저도 시차 맞춰가며 일하는게 쉽지만은 않은데
너무 서운하네요..
다만 아기가 어릴수록 엄마는 정상적인 사고를 유지하기가 무척 어려워요ㅠㅠ
저만해도 바로 아래 글에 행복하다고 썻지만
당장 남편이 집에 있으면 '이것도 해주면 좋을텐데 저것도 해주면 좋을텐데' 하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렇다고 아예 아무것도 안하는건 아닌데 그 욕심이 충족이 안되다보니까(제욕심인것도 알고요ㅠ) 남편에게 아무것도 아닌걸로 짜증을 내게 되고 남편은 또 영문도 모르고 왜저러나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어느날은 대고 당신이 있으면 더 짜증나..그랬어요ㅠ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건데
또 아이 둘 케어하느라 이게 그런 정상적인 사고가 잘 안되요...애들이 제법 컸는데도 불구하구요ㅠ
아무튼 시차가 뒤바뀐 상황에서 업무하시는것도 힘드실텐데 나중에라도 서로 기분 좋으실때 나는 이러이러했다 라고 간략하게 얘기해보세요
서로 서운한거 얘기하면 끝도 없겠지만서도 서로 이해할수 있으면 이해해서 맞춰나가야죠ㅠ
댓글 감사합니다
편하고 좋을 것 같은데 어렵네요ㅜㅜ
시차가 어찌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상대의 힘든 부분을 충분히 알아주시고
시차 부분을 납득할 수 있게 얘기해주시면 어떨까요.
장모님이 도와주신다고해도 그건 정말 도와주는 것 이고 육아는 엄마가 책임 져야 할 몫이니 밤낮이 바뀐 아빠에게 도움요청 하지 못하고 나름 힘든 시간보내고 있으신거 같아요.
물론 블랙리스트님도 힘드시지만 부인분에게 고생한다 한마디 해주세요.
다른것보다 대화가 부족해 보여요.
글쓴이님의 어려운점을 아내분이 모를수 있거든요. 말을 안하니 쏟아내듯 말하지 마시고
밥먹다가 커피마시다가 같이 마주 보고 있을때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하세요.
와이프분께 낮밤이 바뀐 회사생활이 힘들다고 티도 잘 내주시고,
반대로 와이프분에게 힘든 육아를 잘 공감해주세요.
서로 양보와 공감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힘든 상황 잘 극복하시고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시길 바랍니다!
제가 예전에 쓴 글 찾아보시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육아에 대한 expectation이 저와 제 배우자가 아주 많이 달라서 갈등이 많고, 다툼도 잦았습니다. 와이프는 그걸 모르고 육아참여를 비슷하게 해 주기를 기대했는데, 그 기대 만큼 deliver 해 주지 못 할 때 분노가 컸습니다. 저는 아기가 이제 19개월이 됐는데요, 몇 달 전에 와이프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이가 아빠에게 주는 관심에서 얻는 기쁨과 내 자유시간을 갖는 것에서 얻는 만족감 간에 비중이 어느 정도냐고요. 그래서 한 3:7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얘길 했더니, 좀 충격을 많이 받는 것 같더니 그 동안 자기가 오해를 많이 하고 있었다고 얘길 했습니다. 와이프는 아이에게 주는 사랑과 관심이 9 정도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욕구가 1 정도라면서 말이죠. 저도 아빠니까 당연히 비슷하게 느끼고 있을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제 자식이 예쁘고 귀엽긴 하지만, 와이프처럼 그렇게 내 자신의 몸과 정신을 다 육아에 집중하고 싶은 욕구가 크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은 covid-19 때문에 올해 초부터 집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랑 놀아주는 시간이 아주 많이 늘었고, 그래서 아이도 아빠를 많이 좋아합니다. 그래서 covid-19이 우리 가족들에게는 오히려 친밀감을 높이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됐어요. 아무튼, 이런 제 솔직한 얘기를 듣고 나서 와이프와 빅딜을 했는데, 이런저런 규칙들을 다 없애버리고 제가 저녁 준비만 해 주면 다른 건 와이프가 맡아서 하는 걸로 재협상(?)을 최근에 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제가 갖고 있던 심리적 부담감이 많이 줄었고, 그 때문에 아침,점심,저녁 3끼를 제가 다 준비해도 그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습니다. 요리만 해 놓으면, 아무때나 나가서 자전거를 타고 놀든 친구를 만나든 와이프가 개의치 않거든요.
블랙리스트님과 아내분 사이에는 육아 분담을 어떻게 하기로 약속했는 지 모르겠지만, 구두로 협의 하면 자꾸 잊어버리고 싸움이 잦아지니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어도 종이에 서로 task를 적어서 누가 뭘 언제 할 찌 요일 별로 계획을 세워놓으면 그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주말엔 좀 일찍 일어나서 애도 보고 좀 하지 뭐하는거냐고요" 라고 말씀하신 것 보니 주말 아침에 육아를 누가 하기로 결정돼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켜지지 않더라도 일단 그렇게 서면으로 협의를 해 놓은 근거가 있으면 그걸 바탕으로 협상을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말꼬투리 잡는 것이 아닌가 할 수도 있는데, 육아를 돕는다 하신 것을 보니 와이프가 main caregiver 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육아방식도 와이프가 내린 결정에 남편이 따르는 수동적인 방식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 이 방식이 서로 편한지 아니면 남편분도 equal caregiver로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의논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게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남편이 하는 육아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와이프들이 거의 없거든요. 언제 한 번 기회를 만들어 와이프 마음에 상처를 낼 각오를 해서라도, 육아에 대한 서로의 솔직한 생각과 느낌을 나눠 expectations를 조정해 보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이 시기가 지속되고 관계가 더 어려워져도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사람이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다르고, 그래서 육아 방식도 다를 수 밖에 없거든요. 참고 맞춰주는 건 한계가 있고, 염치없고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어도 정말 솔직한 내 심정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내 자식한테 사랑이나 관심 많이 받지 않아도 별로 실망스러울 게 없다고 얘기했을 때 와이프는 충격을 좀 많이 먹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솔직하게 알고 나니까 많은 부분에서 서로 편해지고 부부관계가 아주 많이 개선됐습니다.
숨기고 참지 마세요. 그게 대수가 아닙니다.
말씀하신대로 그런 부분에서 저에게 능동적인 모습을 좀 더 원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의견 감사합니다
주로 미국에 있는 팀이랑 회의를 계속 해야 하는 상황이라 한국가서 일하는것이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물론 항상 예외는 있지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