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쯤 전인가요 슬슬 첫째도 막내동생 태어나기전 마음의 준비를 시켜야지 싶어서
동생이 태어나면 엄마가 병원(+조리원)에 있는 동안 현우(둘째)는 외할머니댁에 가 있을거고 너는 아빠랑 지내면서 친할머니(시댁이 차로 5분 거리)네도 놀러갔다오고 할거야... 하고 짧게 설명을 해줬어요 엄마가 며칠 없는 동안 아빠랑 싸우지 말고 블라블라...
서운해 할줄 알았더니 둘째 동생 볼때와 다르게 많이 컸고 워낙 여동생 기대감이 커서인지 바로 받아들이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많이 컸구나 정도의 감상이었죠
오늘 친정엄마가 다른일로 오셨다가 저 좀 쉬라고 둘째를 주말까지 데려가셨어요
유치원 하원한 첫째랑 간만에 잔소리 없는 오붓한 시간 보내며 책도 읽고 이런저런 이야길 하다보니...
아이가 제가 말해준 “엄마가 병원에 가 있는 동안 아빠랑 지낸다”의 의미를 전혀 다르게 받아들였더라구요
아빠가 회사 가는건 아이의 5년 인생에 너무 당연한 것이어서, 아이는 아빠는 평소처럼 회사에 갔다가 밤에 돌아오고 자기는 혼자서 일어나서 아침밥도 못먹고 유치원에 혼자 가는건줄 알았나봐요
그런 생각을 혼자 꽤 오래 한거 같은데 혼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싶더라구요.. 그런데도 몇번이나 셋째라 태어나고 나서의 이야기를 할때도 한번도 자긴 어떻게 하는지, 밥은 못먹는거냐든지 이런 이야길 한적이 없었어요
생각해보니 아빠랑 같이 지낼거야 라고는 말해줬지만 아빠가 회사에 가지 않는다는 이야길 세세하게 해준게 아니더라구요 그러니 어찌보면 당연히 낮동안에 혼자서 집에 있는줄 알았나봐요...
“아빠가 너를 위해서 회사에 가지 않으실거고 아침에 우진이 깨워서 같이 밥도 먹고 유치원 차에도 태워주고 하원할때도 아빠가 기다릴거야 이미 회사에도 다 말했어 우리 첫째랑 있어야 해서 회사에 못간다고..”
이리 말해주니 “원래 회사 가는 날인데 안가는거야?” 하고 재차 또 묻더라구요 아마 주말에 회사 안가는 그런게 아니라 계속 안가는지 확인한거겠죠 ㅠ
아이가 그간 어떤 고민들을 했을까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동생이 너무 만나고 싶다고 매일같이 기대하고 기다려주는것이 고맙네요 남동생(둘째)보다 여동생이 더 좋냐고 물으면 그런게 아니라 남동생도 있으니 여동생도 있어야 하는거라고 둘다 좋다고 말해주는것도 너무 고맙고 미안합니다 ....
말씀대로 귀엽고 짠하네요.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저희도 동생을 본 24개월짜리 첫째가 투정부리지 않는거 보고 어찌나 찡하던지..ㅠ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