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동안 수업에 집중해본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다만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건 무척 좋아해서 손에 닿는 곳에 있는 책은 닥치고 전부 읽었어요. 어떤 내용인지는 신경 쓰지 않구요.
학교에 들어가서 교과서를 받으면 수업은 안들어도 교과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수학은 다행히 어느정도 적성이 있는지 약간만 배워도 금방 익힐 수 있었구요.
물론 가장 좋아하는건 소설이었지만..
다만 기억력은 어릴 적부터 좋질 않아서 외우는 것은 잘 못했습니다.
매년 책을 수백권씩 읽었는데 기억에 남는게 얼마 없네요..
엄청나게 산만하고 집중력 장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책 읽는 것만큼은 마냥 좋아하고 하루에 몇시간이라도 계속 읽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중학교때까진 학과 성적이 괜찮았는데..
수업을 안듣고 교과서만 읽는 걸로는 고등학교 공부는 따라가기 힘들더라구요.
공부 안하고 수업 잘 안들어도 성적이 좋으니 부모님은 참 기대를 많이 하셨던거 같은데 기대를 외면해서 좀 미안하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저는 수업에는 도저히 집중할 수 없었어요..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집중력이 5분이상 가질 않았습니다.
책 읽을때는 집중할 수 있으면서 왜 공부할땐 그게 안되는지, 그게 참 스스로도 이해가 안갔어요..
쓸데없이 책만 많이 읽어서 머릿속에 엉뚱한 생각만 가득차서 그렇다고, 차라리 머리를 비워버리면 좋을텐데 같은 생각도 했었죠.
문득 학창시절 기억이 떠올라 잡담글 적어보았습니다.
지금와서 떠올려보니 저는 참 이상한 아이로 보였을 것 같아요.
집중이 되었던건 저는 소수학생이 있는 수업이나 과외 형식으로는 집중이 잘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고 성인이 되어서 adhd 에 성인 ADHD 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https://www.maum-sopoong.or.kr/selftest_jindan02
23점에 약간 의심된다는 등급이 뜨네요...
저도 ADHD 를 의심해 봐야할까요?
이 게시판에 글을 적고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좀 웃기긴 하지만.. 저는 ADHD인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상황을 견뎌낼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고, 그리고 견딜 수 없다면 진단하고 병원의 도움을 받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다만 제가 이런 글을 적는 건, 결코 자랑거리가 아닌 경험이라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런 게시판에라도 담아놓았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충동때문입니다.
독서는 무언가를 얻으려고 하는게 아니라 그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한 것이었습니다.
남는 것이 없어도 독서 덕택에 삶이 즐겁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그래서 학창시절엔 책을 엄청 읽었습니다.
암기과목은 못하고 ㅎㅎ 수학도 적성엔 안 맞아서
영어는적성에 맞아서 학교서는 책읽거나 영어공부만했네요
좋아하는 과목이라도 수업에는 전혀 집중을 못하겠더라구요. 그냥 제 집중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했죠..
그때 당시에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면, 제 학창시절이 많이 달랐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 이유도 adhd인걸 얼마 전에 알고 다시금떠올리고는 합니다.
어쩌면 독서에 과몰입해서 그나마 이렇게 버텨온거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도 중학교때만이라도 ADHD인걸알아서 치료시작했다면 삶이 많이 달라졌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ADHD는 본인 능력을 100% 발휘 못하는 점이 너무 아쉬운거 같습니다
평범하게 직장 다니고 여전히 소설은 좋아합니다. 학생시절만큼 많이 읽지는 못하지만요.
결혼하고 아이가 하나 있고, 40대가 되었지만 특별한 일 없이 평탄하게 살고 있습니다.
음악감상 및 오디오 기기에 빠져있고 언젠가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