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은 잘 모르겠지만, 마이크론은 컴퓨터 하드웨어 매니아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 브랜드입니다.
지금이야 200GB 이상의 SSD를 사용하는 사람이 흔하고, 400GB 이상의 제품에서 1TB 용량의 대용량 SSD를 사용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정말로 몇 년전만 해도 80 ~ 120 GB 제품의 SSD를 사는게 흔했고, 어쩌다 200GB 이상의 제품 사려면 큰 결심해야 했습니다.
SSD는 OS 설치용으로만 사용하고, 프로그램 몇 개 설치하는 정도이지, 고용량 게임을 설치한다거나, 사진 파일과 영화를 저장하는 건 사치에 가까웠죠.
이렇게 SSD가 매우 비쌀 때, 마이크론의 제품들은 준수한 성능과 튼튼한 내구성, 그리고 조금이라도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 정책으로 소비자들에게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최근엔 MX500 시리즈로, 마이크론 '크루셜' 브랜드는 가성비 뿐 아니라 성능이 뛰어난 고성능 SSD를 만든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사실 제 메인 SSD도 MX500 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마이크론 '크루셜' 브랜드는 120GB 의 사무용, 거실용 소용량 제품이 없었습니다. (MX500은 가장 작은 용량 제품이 240GB, 최고 1TB까지 출시) 많은 사람들이 가성비가 좋은 마이크론 '크루셜'이 소용량 제품이 없는 것을 아쉬워했는데,
다시 BX500 시리즈로 120GB 부터 480GB의 보급형 용량의 제품을 출시하였습니다.
오늘 리뷰할 BX500(480GB) 제품은 BX500 시리즈 중에서 가장 큰 용량의 제품으로, OS 뿐 아니라 여러 프로그램, 고용량 게임 등도 설치해서 즐길 수 있는 수준의 데이터 사이즈를 제공하는 제품입니다.
SATA III 규격 인터페이스의 2.5인치 폼팩터로, 읽기 최대 540MB/s, 쓰기 최대 500MB/s의 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MTBF는 150만 시간으로, 3년의 무상 보증기간을 제공하며, 국내 유통사는 아스크텍으로,
19년 1월 기준, 인터넷 최저가 7만원대 중반입니다.
사실 저는 이 제품 포장을 이미 자주 봤습니다.
미국의 실용주의를 엿볼 수 있는데, 과장없는 패키징, 군더더기없는 포장박스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사실 일일이 읽기/쓰기 속도를 비교해보면서 SSD를 사지는 않죠.
뒷면에도 제품 스펙 따윈 없습니다.
크루셜 지원 사이트로 접속하면 데이터 이전 소프트웨어를 통해 최적화/펌웨어 업데이트 등을 할 수 있다는 걸 여러나라 말로 써놓은게 다입니다.
내부에는 플라스틱 패키징 되어 있습니다. 과대 포장 따위는 뭔지 모르는 미국 회사네요.
동봉된 메뉴얼이 있는데, 역시 크루셜 지원 사이트를 안내하는 정도입니다.
사실 SSD를 특별히 사용하는 방법이라는게 없죠. 연결하고, 설치하고, 한 번 설치한 이후에는 특별히 사용에 의식할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다만 기존 OS 드라이브를 대체하실 분은, 마이크론이 Acronis True Image 툴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해주고 있으니, 해당 툴을 이용하여 디스크복사(마이그레이션)하면 됩니다.
사용법은 아주 쉽고 편리합니다. 기존 디스크 데이터를 마이크론 SSD로 복사하고, 재부팅하면 자동으로 마이크론 SSD가 기존 디스크를 대체합니다.
다운로드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s://www.acronis.com/ko-kr/promotion/CrucialHD-download/
BX 500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금속 재질의 MX 500과는 차이가 나죠.
디자인만 본다면, 사실 BX 500이 MX500보다 나은 느낌입니다.
플라스틱 소재다 보니 염색과 성형이 자유로운 편이라, 표면에 거친 무광 처리를 하고, 'BX'로고를 음각했습니다.
플라스틱이라는 의식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단지 좀 가볍다는 느낌 정도인데, SSD가 무거울 필요는 없죠.
벤치마크에는 다음의 인텔 시스템을 사용하였습니다.
크리스탈 디스크 인포로 확인된 제품 상태입니다.
동작 상태는 양호하네요
디스크 벤치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크리스탈 마크입니다.
크리스탈마크 6.0.1 (64bit) 측정 결과는 양호합니다. 제품 표기 스펙인 최대 읽기 540MB/s, 최대 쓰기 500MB/s 보다 잘 나옵니다.
준수한 성능입니다.
ATTO DISK 벤치 결과입니다.
무난한 성능입니다. 특별한 이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Anvil Strorage 결과입니다.
종합 점수를 확인하면 되는데, 중상급 정도 되네요. (해당 벤치 테스트에서 고급형 SSD들이 4천 중반 이상, 보급형은 3천대의 점수를 가집니다.)
벤치 결과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괜찮은 성능입니다.
SSD의 한 특징이 같은 모델에서도 고용량 제품들의 성능이 조금씩 좋다는 것입니다.
BX 500, 240 GB 제품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지만, 어쨌든 미세하게 점수가 잘 나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큰 차이가 아니며, 오차 범위 수준입니다.)
파일 복사 테스트를 해봤는데,
2 GB 파일 복사는 1초 안에 끝납니다. 시간 측정하고 말 것도 없네요.
5 GB 파일 복사는 약 8초 정도 걸립니다.
2 GB까지는 1초도 안 걸리고, 그 이후에 속도가 느려져 480 MB/s 정도의 속도를 유지합니다.
10 GB 파일 복사를 해봤는데,
마찬가지로 2 GB는 순식간에 복사하고, 그 이후로 느려져서 1초 정도 속도가 200 MB/s 대로 내려가며 머뭇거리더니,
다시 400 MB/s 속도를 회복합니다.
초반에는 SLC 캐싱을 통해 속도를 끌어올리지만, 그 이후에는 450~ 480 MB/s 정도의 속도를 내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10 GB 복사는 대략 20초 정도 걸립니다.
이번엔 나래온 더티테스트를 진행해보겠습니다.
초기에는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없는데,
디스크 용량 82% 정도 남았을 때부터, 그래프가 나빠지기 시작합니다.
중간 중간,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구간이 보입니다.
테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평균 속도는 459 MiB/s로 좋고, 최대 속도도 506 MiB/s로 높게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중간 중간 랙이나 프리징같은 현상이 발견되었고, 평균 속도 50% 미만 구간도 5.3%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측정되었습니다.
더티 테스트 결과로 성능 유지력이 좋지 못한 걸 확인했습니다.
디램리스(DRAM-less)방식으로 인한 한계로 생각됩니다.
합리적인 소비자를 위한 보급형 SSD입니다.
인텔과 함께 3D 낸드와 3D Xpoint 등을 개발했던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이 자체 브랜드로 생산하고 판매합니다. 믿을 수 있는 제조사의 제품입니다. 제품의 품질 편차에 대한 걱정이 좀 덜합니다.
원래부터 합리적인 제품 가격을 책정하던 마이크론인데, 보급형 시장을 이해하고 좀더 작은 용량부터 좀더 합리적인 성능과 가격으로 만든 제품입니다.
하지만 이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BX500 시리즈에 사용된 컨트롤러는 SM2258XT로, 디램리스(DRAM-less) 방식입니다.
디램리스 방식도 엄연히 SSD 컨트롤러의 한 방식이므로, 디램리스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디램리스 방식으로 인한 제품의 성능 특성도 있습니다.
클린 테스트에서는 고급형 제품과 큰 성능 차이가 보이지 않았지만, 더티 테스트를 해보면 속도 그래프가 깨끗하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디스크 사용량 85 GB 정도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그 이상이 되면 지속적인 속도 유지력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최대 - 최저 속도 차이도 큽니다. 유저에 따라서는 불안정한 사용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BX 시리즈는 보급형, 소용량 시장을 타켓으로 합니다.
120 GB나 240 GB 라면, 사무용이나 가벼운 용도의 시스템에서 OS 설치용 정도로 사용했을 때, 디램리스로 인한 어떠한 불편함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480 GB 정도의 용량이 되면 용도가 확장됩니다.
유저에 따라서는 이 '가벼운'가격의 제품을 고용량 게임 설치 또는 대용량 사진 작업 용도로 사용하고 싶어할 지도 모릅니다. 예민한 유저에 따라서는 디램리스로 인해 발생하는 SSD의 성능 유지특성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조금 비용을 더 주더라도 MX 시리즈를 사는 것도 괜찮습니다. BX 시리즈는 다른 고급형 SSD에 비해서는 20~ 30% 정도 저렴하지만, 현재 마이크론의 고급형 SSD인 MX 시리즈의 가격이 꽤 많이 내려와 있기 때문에, MX - BX 간의 가격 차이는 10%도 되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 제품을 사는게 합리적인 유저들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어쨌든 본 제품은 믿을 수 있는 제조사인 마이크론의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을 가진 제품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성능 요구 조건은 높지 않지만, 최대한 가격을 낮추려고 할 때, BX 500 시리즈의 가성비는 좋은 선택 이유가 됩니다.
까다로운 사용조건이 아닌 시스템에서, OS 및 각종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문서 작업도 하고, 인터넷도 보면서, 영화, 사진 등을 저장하고, 가끔 즐기는 게임 몇 개 정도만 설치하는 라이트한 용도라면,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 BX 500, 480 GB 용량 제품으로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까다롭게 시스템을 구성하는 파워 유저라면, 약간의 비용을 추가하여 MX 시리즈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쨌든 마이크론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이름으로 MX 시리즈를 출시했으므로, 최대한 가성비를 쥐어짠 BX 시리즈는 '가격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제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민감하지 않은 유저나, 라이트한 용도의 Non-HDD 구성 시스템에 추천합니다.
<PROS>
- 용량 대비 저렴한 가격
- 믿을 수 있는 브랜드
- 나쁘지 않은 성능
<CONS>
- 디램리스 컨트롤러로 인한 한계
- MX 시리즈와 가격차이가 크지 않음